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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 처치 공항에서 뉴질랜드 여행을 계획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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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캠퍼밴 여행을 계획했던가
크라이스트 처치 공항에서 

다들 도대체 뉴질랜드 여행기는 언제 올릴 거냐고 물었다. 다녀오긴 한 것이냐며.
MBC의 '아빠어디가'가 때마침 뉴질랜드 편을 방송하고 있으니 그 요구는 더 빗발치기 시작했다.
오늘은 꼭 쓸거라고 이야기하니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할 거라며 단단히 다짐을 받고서 떠난 지인.
그러나 사실 이렇게 적어 내려가면서도 그 방대한 이야기의 시작은 어디에서 부터가 좋을지 몰라 고민하고 
이렇게 쓰면 되는것인지 잠시 머뭇거리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저 편하게 쓰면 되는 것을.
그러나 늘 말하는 이야기지만, 감동이 클수록 그걸 몇 글자로 써내려가기엔
이 공간은 너무 좁아서 늘 하고 싶은 말과 적어 내려가는 말이 뒤섞여 엉망진창이 된다는 기분도 든다.

그래도 이야기를 드디어 꺼내어 본다. 
지난번 프롤로그 이후, 뉴질랜드 여행을 다녀오고 난 이후 엄청난 시간이 흘러 드디어.


관련 포스팅그래, 이 맛이야~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프롤로그




시작은 멜버른 툴라마린 공항에서부터

왜 멜버른에서부터냐고 한다면 뉴질랜드 여행기를 시작하지 못할게 불 보듯 뻔해서 앞의 이야기는 일단 접어둔다.
호주 워킹홀리데이의 잔여물(?)을 처리할 겸 멜버른에 다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왕 가는 거면 여행을 하자란 것이
나와 절친 우쿠의 뉴질랜드 여행기의 이유였다.


멜버른에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로 향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그냥 가장 저렴해서 '제트스타Jetstar'였다. 
싼 항공권으로 검색해서 나온 것이 이거였고 티켓은 이미 출발 전부터 끊어 놓았다.
뉴질랜드 여행의 준비를 완벽하게 한 것이라곤 왕복 항공티켓과 캠퍼밴 예약뿐. 
지금 생각해도 이건 참 위험천만하지만 잘했다 싶은 거다.



 서울에서 멜버른까지는 에어아시아를 이용했다.

자잘한 에피소드는 늘 공항에서 벌어지는지라 시작부터 기분 상하는 일이 발생했지만,
그래도 여행은 즐거워야 하기에 억지로라도 즐거운 생각을 만들어 본다.
캐리어에 있는 딱지(?)들을 잘 안 떼는 편인데 직원의 요청으로 떼고 나니까
인천에서 쿠알라룸푸르 그리고 멜버른까지의 경로가 한눈에 들어왔다.
올 때도 참 현란했지.




짐을 푸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공항에서 벌어지는 사건 중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은 건 국적을 불문하고 위탁 수하물의 무게다.
항공사마다 규정은 다르지만, 제트스타는 어쨌든 간에 20kg. 내 것은 가볍게 통과했지만, 우쿠 것은 대략 22kg.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동원해서 과연 어디까지 봐줄까 걱정했던 것도 사실인데, 같이 가는 동행이라고 묶은 건지 봐주더라는.

물론. 이건 항공사에 따라 달라서 뉴질랜드에서 멜버른으로 올 땐 이 문제로 조금 골치가 아팠다.
무게가 넘으면 어찌하느냐고. 그거야 당연히..




다시 싸야지 뭐.
부끄러워도 다시 풀어야 한다 이거다. 그 앞에서.
특히 뉴질랜드의 경우는 장기간 여행을 계획하고 오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짐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지라..
커다란 가방을 가진 이들, 그리고 결국 짐을 푸는 젊은 여행객들이 많은 편이다. 부끄럽지만 어쩔 수 있나, 규정이라는데. (흥!)




입국신고서 앞에서는 경건하게

그렇게 짐을 부치고 큰 문제 없이 멜버른에서 출국하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제트스타는 처음인데 역시 저가항공답게 좁은 좌석이 불편하지만, 이건 이미 알고 있는 것이기에 고려하기로.
그렇게 앉아서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입국신고서를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입국신고서를 쓰는 법은 사실 거의 모든 나라가 비슷하다 보니까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사전 검색도 했었고)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던 것이 '음식물과 관련하여 신고할 것이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Any food : cooked, uncooked, fresh, preserved, packaged or dried?

기분 같아서는 그냥 노를 체크하고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멜버른에서 먹던 조미료와 향신료들이 남아 있는 상태였고,
괜히 찔리는 기분에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과 초고추장이 마음에 걸렸던 것도 사실.
그래서 양심껏 예스라고 했을 뿐인데 어우, 바로 영어 질문이 날라온다.

"너 뭐 갖고 있는데?"
"나.. 허브같은 거."
"허브? 무슨 허브?"
"아.. 그러니까.. 그게.. 요리할 때 쓰려고... 어버버버버.."


사실 우리에게 '허브'는 풀떼기에 불과하단 걸 알지만,
'마약'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된다는 것도 알았기에 세관원은 내가 내뱉은 '허브'에서 눈이 좀 번쩍였던 것 같다.
그러나 되도 안되는 영어를 사용하는 이 한국인 여자의 허브가
둘둘 말아놓은 양말 사이에서 꺼내는 향신료란 걸 알고 나서야 그는 날 보내줬다.

참고로 '치즈'나 '과일'은 일단 반입금지니 이런 것들은 그냥 뉴질랜드에서 사는 걸로.
다행히 초고추장은 한국인들이 자주 들고 오는지 넘어갔다. 내가 이걸 왜 여기까지 들고왔는데! (연어에 찍어 먹을려고..)




드디어 도착하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그렇게 두근거리는 세관 신고를 끝내고 나서야 크라이스트 처치 공항 안에 제대로 도착한 기분이 들었다.
인천공항과 비교하면 굉장히 작은 규모의 공항이지만, 뉴질랜드 여행의 시작은 북섬인 이곳 크라이스트 처치에서부터다.
(혹은 남섬일 경우엔 오클랜드 공항에서부터.)

그런데 저가항공의 특징은 '늦은 밤 출발, 이른 아침 도착'이다 보니,
미리 예약해 둔 캠퍼밴을 찾으러 갈 때까지 공항에서 4시간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 이때는 무얼 해야 하는가, 드디어 여행 계획을 본격적으로 세우면 되는 거다.



 뉴질랜드 여행에 절대적 도움, 아이사이트 i SITE


어떻게 여행 계획을 짜야 하냐고? 일단 무조건 아이사이트iSITE다.
출발 전에 그래도 나름 들여다 본 책과 블로거들의 이야기가 다 이곳만 가면 여행의 모든 자료를 얻을 수 있다고 했기에.
공항이 작기도 하지만, 원체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어서 찾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리고 정말 뉴질랜드 모든 여행의 자료는 이곳에 다 모여있는 기분이 들 정도의 방대한 자료들이...!



 이것이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 급의 자료!


정말 기본적인 지도는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액티비티 정보와 숙소 정보까지 꽉 찬 팜플렛, 책자들이 넘쳐났다.
그 자료가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자료를 어떻게 챙겨야 할 지 모를 정도로 말이다.

미리 알려두자면 아이사이트는 웬만한 관광지에는 다 있으니까 처음부터 다 챙길 필요는 없고
한국에서 짜온 계획에 맞추어서 하나씩 부분별로 챙기면 될 것 같다. 
(요건 나중에 여행에 도움된 자료들 정리 때 다시 이야기를.)




근데 몇 번이고 이야기하지만, 우린 계획이 없었다.
아무리 책을 들여다보고 블로그를 뒤져도 도대체 그 지역이 어디인지 뭐하는 곳인지 감이 전혀 없었던 것.
그냥 어떻게든 뉴질랜드에 도착하면 되겠지란 생각으로 여행을 시작한 거다. 거길 가면 자료가 넘쳐난다는 그 말 하나 믿고.
위험이 많이 따르는 계획이긴 했지만, 원래 여행은 계획대로 되는 법이 없으니. ^^;
그래서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야 뉴질랜드 지도를 공항 바닥에 딱 펴들고 그때부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래도 모르겠단 말이지. 당최 이걸 얼마나 달려야 할지, 하루에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나는 심각한 숫자치에 방향치였다. 그러니 14박 15일의 계획을 한 번에 짠다는 건 아무리 봐도 무리인 일.
고심 끝에 내린 우리의 뉴질랜드 캠버밴 여행의 방법과 미션은 하나.
하루에 출발할 곳과 도착할 곳만 정해서 달리기, 그리고 무조건 10일 뒤엔 다시 크라이스트 처치로 돌아오기.



 멀티 어댑터는 뉴질랜드 여행의 생명줄 같은 희망

그렇게 계획 아닌 계획을 짜고 나니까 마음이 너무나도 편안해 지는 거다.
해가 떠오르고 캠버밴을 빌리기로 한 쥬시Jucy에서 우리를 데리러 오기까진 아직도 3시간은 족히 남은 듯.
그동안 기둥 뒤에 숨어있는 콘센트를 찾아 가지고 있는 모든 전자제품을 충전하고, 쪽잠을 자고,
멜버른에서 사온 나노블록을 조립하면서 지루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나 아름답구나, 뉴질랜드의 하늘은.

해가 떠오르긴 할까 싶어 공항 밖으로 잠시 나가봤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가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할 때. 그리고 남반구인 뉴질랜드는 이제 막 한겨울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잔뜩 겁을 먹고 챙겨 입은 겨울옷 사이로 갑작스럽게 찾아든 겨울의 새벽바람에 잠시 부르르 온 몸을 떨었다.
그리고 이내 눈 에서 보이는 뉴질랜드의 새벽 풍경은 그렇게 눈을 풍요롭게 해주더라는.




아침 먼동이 저 멀리서 트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100%의 순수하다고 자신하는 뉴질랜드라 더 특별한 빛깔을 선보인다.
뉴질랜드에서 보내는 여행의 첫째 날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몇 컷의 사진을 찍고 감동하기도 잠시, 캠퍼밴 회사에서 우리를 마중 나오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생각났다.
14박 15일 동안 인터넷과 전화를 사용하기 위해 저렴한 통신사의 상품을 찾으러.
이것도 공항에서 대기하는 동안 열심히 검색하고 공항 내에 있던 통신사에서 가져온 팜플렛을 비교해서
2°(이하 투디그리)라는 통신사를 알아냈지만, 없었다. 진짜. 

우리의 되지도 않는 영어로 공항 안내직원과 1:1 상담을 통해서 깨달았다. 정말 없었다.
이건 결국 캠퍼밴을 찾고 장을 보러 갈 때 크라이스트처치 시내에서 찾아보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아침이 되니까 공항도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배도 덩달아 북적북적.
무얼 먹을까 고심하다가 오렌지 주스와 빵을 하나 시키고 나서 이 여행을 잘해낼 수 있을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 것도 같다.
그리고 생각한 건, 김치가 먹고 싶고 밥이 먹고 싶어졌다는 것.
멜버른에 도착하고 크라이스트처치에 오기까지 5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버터도 그냥 씹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국제적인 입맛의 우쿠와 달리 신토불이 한국 입맛인 나는 
벌써 부터 한국 음식이 그리워졌다. 어떡하지....


그렇게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이 시작되고 있었다.
아, 김치.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꼼꼼 정리, 공항에서]

1. 멜버른에서의 출국 수속 :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캠퍼밴 여행과 관련한 예약서류를 챙겨두자.
캠퍼밴으로 뉴질랜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설명하면 알아 듣지만, 늘 유비무환!

2. 뉴질랜드의 입국 세관 신고 : 뉴질랜드는 음식과 관련해서는 좀 깐깐하다.
한국에서 챙겨 온 음식이 있으면 일단 한번 확인을 받을 것.
그렇게 확인과정을 거치고 나가는데 후에 마약 탐지견의 확인을 한 번 더 거치더라는.

3. 크라이스트 처치 공항 : 무료 인터넷 가능하다. 공항 노숙은 불가능하다고 들었는데 몇 시간 대기는 괜찮았다.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사전]

1.아이사이트(iSITE)
 : 뉴질랜드 여행의 모든 자료가 있는 곳. 한국에서 가져온 정보보다 쓸만한 것이 넘쳐난다.
2.투디그리(2° 2Degrees) : 이번 여행에 사용한 통신사. 선불 방식의 유심을 사서 충전해서 썼다.
http://www.2degreesmobile.co.nz/home
3.쥬시(Jucy) : 이번 여행에 사용한 캠퍼밴 회사. http://www.jucy.co.nz/


[뉴질랜드 14박 15일 일정이 궁금하다면]
: 그래, 이 맛이야~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프롤로그 http://sinnanjyou.tistory.com/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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