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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친들과 함께하는 2013년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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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흘러버리긴 아쉬운 그런 날이었고 한 살 더 먹는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오고 있는 순간이었다.
종각에 나가서 보신각 종소리라도 들을까 하는 계획은 절대 세우지 않았고
그냥 조용히 잠이나 잘까 하다 급하게 쓸쓸한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그들은 '개드립'이란 공통 주제 하나로 모여서 까똑방에서 줄기차게 떠들어 대는 내 소중한 친구들이기도 하다.




언니가 살던 좁은 집에 들어온 터라 아직 정리되진 않았기에 누굴 초대한다는 건 엄두가 나질 않았지만,
그들은 왔고 평소 1명 혹은 2명이 정원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조그만 자취방에 총 6명의 인원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부처님 오신 날 아닙니다요

홈파티녀 쮀가 가져 온 파티용품들이 이 쓸쓸한 31일의 파티를 반짝여줬다....(고 치자.)
부처님 오신 날 연등을 연상시키기도 한 예쁜 파티 장식은 좁은 자취방에선 그 매력을 발산하지 못해 상당히 미안했다.



박코, 쮀, 곰수지, 옥여사, 우쿠


그래도 그들은 상당히 즐거워했다.
사실 6명이 제대로 자리 잡기엔 많이 좁은 방이었음에도 사이좋게 낑겨 앉아 술판을 벌였고 게임을 했으며
흡사 자신들의 집인 것 마냥 널브러져 잉여롭게 보내기도 했다. 이들의 적응력에 새삼 박수를..




이날은 요리 해 먹기엔 번거롭다는 이유로 각자가 하나씩 음식을 사 왔다. 
옥여사는 장미여관의 육중완씨도 반한(?) 망원시장의 닭강정을, 쮀는 선릉에 판다는 엄청 맛난 떡볶이
수지는 삼천포에 내려갔다 올라 오는 길에 호두과자와 베숙힌라빈순에서 아이스크림
그리고 난 낙성대에 가서 만두와 나름 그 동네 명물 빨간 오뎅을 사서 오고
박코는 모스까~또 와인과 사케, 우쿠는 절대 겹치지 않는 다양한 맥주를 사 왔다.



자취방에 MT 온 줄 알았..


블라인드 테스트라도 해볼까 했던 계획은 배고프고 목이 마르다는 그들의 아우성으로 실패에 돌아갔고
이 다양한 맥주를 맛볼 기회가 흔치 않은 아쉬움은 일단 저 멀리...




우리는 그렇게 떠나가는 2013년을 아쉬워하며 건배를 나누고..




다가온 2014년을 축하하며 또 한 번 건배를 나눴고..




한 살을 더 먹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아이스크림을 퍼먹었다.
이제서야 말하지만, 31일에 베숙힌라빈순에서는 사이즈 업그레이드를 해 주는 이벤트를 해 주는데
이날 어찌나 많은 사람이 매장에 달려갔는지 통이 떨어져 버렸다는 슬픈 이야기를 들었다.
치느님만큼의 인기를 선보이는 베느님.



상장제작에 수고하신 신난제이유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때마침 TV에서는 연기대상이 흘러나왔고 이에 맞추어 우리도 시상식을 시작했다.
각각의 특징을 살려 만든 상장은 내가 만들었지만 좀 잘한 것 같다. 멤버들의 사인도 들어갔으니 이 얼마나 특별한가.
다들 집에 들고 가서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놓길 바란다.




그리고 부상으로 쮀가 챙겨 온 색색깔 줄무늬 양말과 연금복권이 주어졌다.
다 같이 이 양말을 신고 같은 날 만나기로 약속 아닌 약속을. 

연금복권은 번호가 앞뒤로 연속되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당첨되면 바로 알 수 있는 고도의 시스템(?)이라
1등에 당첨되면 잠적은 불가능하고 평생 밥을 사야 하는 혜택 아닌 혜택이 기다리고 있다. (고맙다, 친구)




그리고 이어진 몇 가지의 게임.
영화제목 맞추기 스피드 퀴즈와 그림을 그려서 속담 맞추기. 유치한 게임인데도 그들은 너무나도 집중하였고
고향 집에서 요양 중이던 또 다른 멤버인 허연생과 연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써러썬님은 
그렇게 새벽 1시에 퀴즈를 맞혀야 한다는 이유로 전화연결을 강제적으로 당해야만 했다.



타투니스트 뺨을 때리는 솜씨


게임의 벌칙은 간단했다.
사실 얼굴에 그리고 싶었지만, 완강히 거부한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손에 낙서하기.
이 나이에 할 장난이냐는 말이 나올 법도 했지만, 그들은 내 친구였기에 너무나도 즐거이 그림을 그렸다.



작품명 : 왜구가 몰려온다!

작품명 : 2014 청마부인

작품명 : 너도 남자친구가 있는데..


벌칙을 고안한 나만이 깨끗한 손을 가지게 되었고 그들의 나머지 다섯 명의 손등엔 문신 아닌 문신이 새겨졌다.
처음엔 별 것 아니게 느껴졌던 이 장난이 막상 시작하니 어찌나 재미나던지.
반항하지 않고 자신의 손을 순순히 내어준 이들은 역시 끼리끼리 유유상종이란 말이 어울릴법한 친구들이었다. ㅎㅎ


2014년도 이들과 함께 즐겁게 보낼 날을 기대하며... 얘들아, 또 놀자!!



Copyright © 2013 신난제이유 / 사진 및 글에 대한 불펌을 금합니다.
Camera : Panasonic G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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