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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에도 얼굴이 있다?! 
호주에서 발견하는 다양한 우편함들


늘 그랬듯 오늘도 우편함에는 온갖 고지서만 가득 채운다. 
지난달보다 보일러를 더 많이 틀었더니 배로 나온 가스비 고지서를 들고서 부들부들 떨기도 잠깐,
녹이 슬고 손으로 쓰인 401호가 적힌 우편함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 자기 집의 우편함을 관심 있게 바라본 사람을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다지 흥미로운 소재도 아니거니와 늘 쌓이는 건 달갑지 않은 고지서뿐이니 말이다.
그래도 늘 내 우편을 아무 말 없이 맡아주는 고마운 존재이지 않던가. 


우편함을 물끄러미 보다 보니 호주에서 찍어온 사진이 생각났다. 개성 넘치던 그들의 얼굴,
우편함에도 얼굴이 있다고 이야기한다면 조금 의아해할지도 모르겠지만, 정리하자면 호주의 우편함은 개성적이다.




소포를 찾으러 떠나는 길이었다

한국에서 온 소포를 제때 받지 못해서 그걸 찾으러 우체국까지 가야만 했다. 
검색으론 차로 30분 남짓 걸리는 길이었는데 걸어서 가지 거의 2시간 가까운 길을 헤매고 다녔더라.

우체국을 향하는 길이라 남의 집 우편함이 눈에 들어온 건지 어땠는지 모를 일이지만, 그날따라 우편함이 인상적이었다.
하나하나의 생김이 다 달라 눈길을 뺏길 수밖에 없는 그 모양새에 마음 한구석의 집착적인(?) 마음이 동하여
가는 길의 우편함을 찍기 시작했다. 



모여라! 눈, 코, 입! - 여러명이 사는 건물의 우편함



외벽을 그대로 이용한 우편함

호주에서 내가 살았던 곳은 '타운하우스'라고 불리는 여러 세대가 비슷한 생김새의 집에서 살며 공용의 시설을 사용하는 구조.
그런 다양한 세대가 함께 사는 곳은 외벽을 그대로 이용해 우편함만 여러 개로 박아둔 우편함이다.




작작와라, 정크메일!

우편물을 찾을 때는 벽 뒤로 가면 우편함을 문을 열고 찾을 수 있다.
한국이나 호주나 광고 전단지가 많이 오기 때문인지 'No Junk Mail'이나 'Australia Post mail Only'라는 문구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데 한국도 그렇지만, 적어둔다고 안 오는 건 아니더라.




어떤 식으로 배열되어 있는가!

이렇게 다양한 세대의 우편함을 볼 때 주목하면 좋을 점은 '어떻게 배열'을 했는가다.
1열 혹은 2열인가, 짝수인가 홀수인가에 따라서 달라지는 형태는 딱딱 균형있게 떨어지기도 하고 뭔가 어색한 곳도 있다.
게다가 각 집의 호수에 맞춰 우편함을 보아도 형태에 따라서 왼쪽과 오른쪽, 위와 아래가 다 다른 것 또한 흥미롭다.
내 생각으론 기본적으로 '위의 왼쪽에서부터' 1, 2, 3이 시작되어야 맞는 것 같은데 집마다 다 특징이 있더라.


사족으로 흔히 디자인에서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이야기하는데 이런 우체통의 배열이 어느 쪽으로 되어야 편한가가 'UX', 그리고 그걸 토대로 실제로 배치하는 것이 'UI'로 본다면 이런 게 살아있는 디자인이 아닌가란 생각도 ㅎ




벽이 없을 땐 우체통을 세워서!

외벽이 없을 때는 우편함을 세워서 사용하는데 이런 형태는 폭이 넓지가 않아서
앞서 설명한 뒤(집 안쪽)에서 우편함을 찾는 형태가 아닌 함의 앞쪽에서 열쇠로 열고 잠그는 
한국에서도 주로 볼 수 있는 형태다. 가장 익숙한 냄새가 나는..



다 다르게 생겨 재미난 - 단독주택의 우편함



별다른 우편함이 없어도!

호주의 단독주택은 기본적으로 정원이 딸린 집이 많고, 외벽 또한 벽돌을 이용하기보단 나무 울타리를 이용한 곳이 많다.
이런 특징을 이용해서 나무 울타리에 구멍만 하나 뚫어도(?) 바로 우편함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별다른 통을 달아두지 않아도 마당 안쪽으로 우편물이 쌓이게 한 간편한 스타일이지만, 비가 올 땐 괜찮으려나 싶기도.




비를 피하려면 역시 통이 필요해! 

그래서 앞서 다세대 주택의 외벽을 이용한 우편함처럼 울타리에 통을 끼워 넣은 듯한 곳도 많이 있다.
무언가 어설프게 느껴지는 듯도 하지만, 우편물이 비에 젖지 않게 하려면 역시 이 방법이 안전하달까.




통으로 달아두는 건 어떨까?

여러 가지 방식이 있지만, 역시 그 집만의 개성이 엿보이는 형태가 우편함을 훔쳐보는 가장 큰 재미다.
기본적으로 지붕이 있는 집 모양의 우편함이 많은 편인데 지붕과 통 사이엔 신문과 같은 큰 우편물을
그리고 밑의 통에는 쏙 들어가는 작은 우편물들이 들어가는 구조다. 나름대로 생각해서 만든 디자인이랄까.





개성 넘치는 우편함이 좋아라!

따로 울타리를 세우지 않은 집은 이렇게 영화에서 봄 직한 세워둔 우편함을 이용하는데
신문은 따로 말아서 꼽아둘 수 있게 한 이중 구조도 재미있지만, 앞의 기본적인 우편함들과 비교하면
자신의 집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 형태가 많아서 마음에 들었다.




어딜 가나 개조심!!

우편함을 둘러보다 보면 벽면에 '개조심'이 눈에 들어온다. 
'신문사절'과도 같던 메시지에 이어 개조심을 의미하는 'Beware of Dog'까지.
우편함의 생김새와 같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는가 하면 이런 부분은 또 비슷하기만 해서 역시 위아더월드란 생각이. ^^;




우편함의 가격은 얼마 정도일까?

그렇다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우편함은 어느 정도의 가격일까.
직접 손으로 만들어서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실제로 멋진 우편함을 사는 것도 가능할까?

우연하게 발견한 우편함을 파는 가게가 그 해답을 해 줄 수 있을 듯하다.
자전거를 사러 가던 길에 발견한 우편함 가게 ' Mail Master'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았다.




가격은 어떤 형태이고, 어떤 옵션, 디자인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가격이었는데 
세우는 형태에 우편함, 주소를 표시할 수 있는 판넬, 전등까지 포함된 형태가 600달러(약 57만 원대)를 호가하며 가장 비쌌다. 
그에 비교해서 아무런 디자인도 없는 밋밋하고 색깔도 칙칙한 우편함은 단돈 15달러(약 만 오천 원대)였다.
돌아다니면서 본 우편함 중에서 싼 우편함은 제법 봤지만, 비싼 우편함은 찾아보기 힘들었으니 역시 아무나 사는 건 아닌 모양.



문득 우리 집 우편함을 생각해 보며..

영화 시월애의 한 장면을 곱씹어 보면 전지현과 이정재를 연결해 주는 건 우편함이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판타지가 되기도 했고 사랑을 주고받는 이야기가 되기도 했던. 
우편함은 늘 그렇게 떨리는 기분 좋은 얼굴을 하고 있건만 쌓이는 카드 고지서 사이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모양.
그래서인가 오늘은 고지서라도 우편함에서 기분 좋게 받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비록 호주의 우편함처럼 개성이 넘치지 않아도 그게 뭐 어떠한가! 



참고 사이트 : 호주의 우편함 판매 사이트, 메일마스터  http://www.mailmaster.biz/



2012년부터3월부터 2013년 2월까지의 호주워킹홀리데이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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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Panasonic Lumix Lx5, G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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