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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점 잊으면 안 된다.)가 MBC 무한도전을 통해 17년 만에 뭉쳤다.
끌어 오르는 팬심을 주체 못 한 나는 호텔(신라스테이 서초)을 예약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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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없는 이의 팬심


내 자취방엔 텔레비전이 없다. 텔레비전을 멍하니 보는 시간이 아깝단 생각에 몇 해 전 이사하면서 처분했기 때문. 그래서 17년 만에 내 청춘을 불 싸지르게 한 그들이 모인다는 소식에 '본방사수'를 외치며 호텔을 예약했다. 17만 명이 응모했다는 콘서트에 갈 깜냥도 되지 않았으니 이렇게라도 팬질을 해야하니까.


녹차, 홍차, 커피가 티백으로 준비되어있다. / 아베다의 어매니티는 맘에 들어서 검색을 했을 정도.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가성비를 따져서 묵기로 했다. 지난번 낙원장 실망 사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오빠들을 봐야 할 TV는 당연히 있어야 하고, 그 밖에도 호텔에서 하루종일 잘 놀기 위한 몇 가지 것들을 체크해 결론적으로 선택한 곳은 신라스테이 서초다. 



버블바와 욕조

방에서 화장실 방향의 슬라이딩도어를 열면 욕조에 기대어 TV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포르투갈 여행 때 산 버블바는 아직도 쓰지 못했다. 욕조가 있는 호텔에 머물 기회가 적었기 때문. 이번에야말로 거품을 잔뜩 내서 써보겠단 생각에 조건에 '욕조'를 찾았다. 욕조가 당연히 있는 호텔은 비쌌고, 욕조가 있을 법한 호텔은 미리 요청을 해야 했다. 신라스테이 서초의 경우엔 체크인할 때 욕조 혹은 샤워부스를 선택할 수 있었고 당연히 욕조를 선택했다. 



드디어 만난 욕조에 버블바를 넣었지만, 웬일인지 거품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 (검색하니 거품 제대로 내는 방법이 나온다.) 이것마저도 해 본 사람이 잘 하는 것이었다니! 감질나는 거품은 아쉬웠지만, 드디어 반신욕은 즐겼으니 만족하기로..



뜬금링크

러시 버블바 사용법
https://www.lush.co.kr/site/shop/product/view.jsp?cat2_cd=8&cat3_cd=12&pdt_cd=00050




맥주와 피자

무제한 맥주 제공이 무척 좋았다


호텔 내 식당들은 '분위기'를 내세워 비싼 가격인 경우가 많은 편이지만, 신라스테이 서초의 경우엔 예외다. 괜찮은 가격대로 저녁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인데 5천 원에 무제한이었던 생맥주(시간제, 저녁 7시부터 10시 사이)와 만 원대의 고르곤졸라 피자, 모둠 소시지는 기존의 '비싸고 맛없는 호텔 음식'에 대한 편견을 지워버렸다. 

방에 돌아와서는 미리 사둔 캔맥주를 꺼냈다. 푹신한 침대에 반쯤 누운 자세로 홀짝홀짝 마시는 이 호사스러움. 호텔에서 노는 법이 별개 있나 싶다. 



젤다의 전설과 올림픽, 그리고 토토가 

TV로 처음 해 본 젤다의 전설, 감격. 


이번 호캉스가 유난히도 좋았던 건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방에서 잘 놀았기 때문. 늘 결과로만 본 올림픽 경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했고, 미리 챙겨 간 닌텐도 스위치는 TV에 연결해 커다란 화면으로 즐겼다. TV가 주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끼다 보니 TV를 다시 살까도 고민했지만, 그렇게 되면 분명 지금과 같은 재미는 느끼지 못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허세샷은 이해하자


본방사수를 외치며 보기 시작한 무한도전 토토가3는 그저 감동이란 말밖에 나오질 않았다. 굳이 호텔까지 간 이유는 묻는다면야 TV가 없어서였겠지만, 17년 만의 콘서트를 경건하게 맞이하는 '팬심' 또한 오랜만에 느껴보는 떨림이었다. 



오믈렛과 호텔 조식

깔끔하게 제공되는 조식


호텔의 꽃이라고 한다면 과감히 ‘조식’을 선택하겠다. 신라스테이의 경우엔 조식이 괜찮다는 후기가 많아 조식을 포함한 방으로 선택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전날 방문했던 3층 레스토랑 카페에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내 맘대로 골라 먹는 오믈렛과 쌀국수



개인적으로 호텔 조식을 평가하는 기준은 ‘오믈렛을 만들어 주는가?’이다. 조식은 있지만, 오믈렛이 없는 호텔도 많기 때문. 담당 셰프가 늘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생각해서도 오믈렛을 주문대로 만들어준다는 것은 제법 괜찮은 조식이란 생각. 신라스테이 서초의 경우에는 오믈렛에 쌀국수까지 만들어 주어서 매우 만족했다. 



――

텔레비전 없는 이의 팬심으로 자연스레 이어진 호캉스는 매우 만족스럽게 끝났다. 비록 흰색 풍선 대신 맥주를 흔들어대며 좋아했지만, 이것 또한 어느새 10대에서 30대가 되어 버린 팬의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그러고 보면 팬질이나 호캉스나 그냥 내가 즐거우면 그걸로 된 거지 뭐.


아, 뷰는 기대하지 말자. 분양홍보관뷰. 



머물러 보세요


거품이 가득한 욕조에서 반신욕을 하고 싶다면
서울 시내 안에서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가성비가 좋은 호텔을 찾는다면


머물지 마세요


넓은 방을 원한다면
넓은 욕조를 원한다면
멋진 도심 뷰를 원한다면


정보


예약처 : 부킹닷컴(http://booking.com)
일정 : 2018년 2월 24일(토) - 2월 25일(일)
금액 : 1박 160,637원(스탠다드룸, 9층)


작성


글쓴이 : 신난제이유
카메라 : 아이폰 7 - Fo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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