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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치의기록/포르투갈, 16시간

혼자 참 애썼다 - 유럽 소매치기를 피해서

혼자 여행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가방 지키기, 기념사진 찍기, 그리고 외로움을 견디는 것.


포르투갈 여행을 가기 위해 항공권과 숙소를 예매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근속휴가를 한국이 아닌 나라에서, 조금 멀리 가 보잔 생각에 무심코 지른 일이었다. '혼자 여행'이고 '유럽'이란 곳에 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커지고 있을 때쯤 그 단어를 보고 말았다. 

'유럽 소매치기'

가보지 않은 나라에 대한 불안감은 여러 사람의 '소매치기 경험담'이 더해져 혼자 여행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대로 털릴 수 없다(?)는 생각에 소매치기 예방법을 검색하기 시작했으니 그 결과, 어쨌든 나는 무사하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불편할 정도로 오버했다 싶기도. 


예방법 하나, 돈을 분리하라

약봉투는 다이소에서 구입


10일간의 여행이기 때문에 현금을 꽤 많이 환전했다. 카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포르투갈에서 소액결제를 카드로 하는 것이 어렵단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 100유로도 잘 받으려고 하지 않는단 이야기도 있었으니, 최대한 작은 단위로 환전했다. 그러곤 하루에 쓸 돈을 나눠 작은 지퍼백에 담았다. 빠질까 봐 클립까지 끼워서. 

10개가 넘는 파우치들을 또 한 번 나누어 몇 개는 가방 안 주머니, 몇 개는 파우치 안에, 몇 개는 다른 주머니로 분산했다. 가방이 털리든, 캐리어가 털리든 한 번에 모든 것을 털리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막상 찾을 때 어디다가 뒀는지 못 찾았다.



예방법 둘, 칭칭 감아라

파는 물건이 비싸 대충 만들었다


가방만큼이나 소매치기의 목표가 되는 건 '휴대폰'이라고 했다. 테이블에 올려놓기만 해도 털어간다는 아이템은 한 방송에서 아이돌의 핸드폰을 훔치려는 소매치기를 보고 나니 자연스레 도난당하지 않을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아이폰 7 레드로 바꾼 지 한 달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손에서 핸드폰을 떨어뜨리지 않는 것으로 '스마트링(스마트폰 고리)'과 '핸드폰 스트랩' 조합이 많았다. 나 또한 이 방법을 선택해 스마트링과 집에 굴러다니던 카드 목걸이 줄을 연결해 여행 내내 손목에 감고 다녔다. 


불편하지만 털리긴 싫었다


칭칭 감고 다닌 건 핸드폰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다. 유럽 몇몇 항공사에서는 캐리어를 막 다루어 깨지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기에 캐리어 벨트를 구입해 묶었다. 혹시나 깨지거나 혹시나 자물쇠가 뜯겨 나가더라도 캐리어가 입을 쩍 벌려진 채로 내게 오지 않도록. 


묜매에게 빌린 안전가방


지인이 빌려준 가방 또한 꽤 큰 도움이 되었다. 그녀의 유럽여행을 지켜준 안전 가방인데 일반 가방과는 달리 가방 지퍼마다 자물쇠용 홀더가 달려 있단 점이 좀 달랐다. 고리 중에서 돈이 들어있거나 손이 닿기 쉬운 부분엔 조그만 자물쇠도 달아서 사용했는데 그래서인가 소매치기들이 좋아하는 백팩(!)임에도 안전했다.



예방법 셋, 무조건 내 곁에

리스본, 데스티네이션 호스텔에서

리스본에서 포르토로 가는 기차 안에서


결국, 가장 좋은 것은 그저 짐과 나를 분리하지 않는 거다. 10인실 호스텔에서 묵을 때도 중요한 짐(카메라, 돈, 고가의 물건)은 침대 머리맡에 두고 잤고, 밖에 나갈 땐 꽁꽁 싸매고 다녔다. 항상 손목에 핸드폰 스트랩,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자물쇠 달린 백팩을 앞으로 돌려 두고 말이다.

그러다 보니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다. 가방에서 무언가 뺄 때마다 자물쇠를 여닫아야 하고. 핸드폰 스트랩으로 달아 놓은 끈이 손목을 옥죄여 올 때도 있었으니까. 사람이 주변에 많아지면 가방부터 사수할 수밖에 없었다. 여행 내내 긴장 상태일 수밖에 없어 여행 후반엔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다니는 서양 관광객을 보며 내가 너무 유난스러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더라. 


셀카봉, 백팩, 카메라는 혼자 여행의 친구들


하지만, 이러한 귀찮은 노력(?) 덕에 무사하게 물건 하나 안 털리고 여행을 마쳤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관광객티 팍팍 내면서 돌아다녔음에도 말이다. 

누군가 내 글을 보고 이렇게까지 해야하냐고 묻는다면 그저 '보험'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어쨌든 여행하면서 도난당하는 것만큼 슬픈 일도 없지 않는가. 



또 다른 혼자 여행의 친구들


이렇게 애쓴 포르투갈 여행은 벌써 1년이 지났다. 문득 그때의 이야기를 다시금 꺼내면서 살펴보니 혼자서 잘 해냈다 싶은 기분. 

외로운 시기에 떠난 여행이다 보니, 드문드문 고독함을 느낄 때가 있곤 했다. 재밌는 건 그 고독감이 찾아올 때면 또 불안감이 바로 따라왔다는 사실. 그리고 그 불안감 덕에 고독한 마음이 잠시 사라지곤 했다. 어떻게든 소매치기한테 당하지 않겠단 마음이 나약해진 나를 강하게 만들었단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참고


안전용품의 모든 것 : http://www.travelmate.co.kr/event/event.asp?e_id=1498
유럽 소매치기 유형과 대처법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109652&memberNo=938657&vType=VERTICAL


정보


글쓴이 : 신난제이유
카메라 : 아이폰 7 - Foodie, Panasonic GX1 
사진 및 글에 대한 불펌은 금합니다. 오타는 발견할 때마다 수정 중이며 틀린 내용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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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카봉 2018.06.22 2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낚아채갈까바 셀카봉꺼내기도 무섭던데ㅡㅡ

  • 저렇게까진 안가고싶다

  • 독희 2018.06.22 2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그 악명높은 로마파리등 다 무사히 다녔다가다섯번째 유럽방문인 리스본에서 소매치기 당했어요
    지퍼 세번을 열고 돈만가져갔더라구요.
    좀 없어보이지만 찜질방팬티 정말 좋아요 ㅋㅋ

  • 완전 공감하면서 읽었네용ㅋㅋㅋ저는 속옷 속 신발 깔창 밑에도 분산해서 넣어갔다가 나중에 넣어놓은거 까먹고 그랫네여ㅋㅋㅋ

  • 한국미만잡 2018.06.22 2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br1107 2018.06.22 2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그래도 나쁜 기억 없이 좋은 추억으로만 여행을 마쳤네여😁

  • 히르 2018.06.23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서 한국 일본 동남아 같은대가 여행하기 얼마나 그나마 굉장히 좋고 치안좋고 쾌적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

  • 해태 2018.06.23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오바인듯...가방내놓고 신발끈묶지 않는이상.
    저는 14박15일 유럽자유여행갔지만 그냥한국처람다님

  • 야채 2018.06.23 14: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악명 높은 스페인에서도, 숱하게 다닌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한국에서처럼 편하게 다녀도 아무일 없었는데.... 그래도 불안한 사람은 보험을 들어야지요. 너무 겁먹지는 마세요. 어디나 다 사람 사는 곳. 밖에서 보면 한국도 무서운 나라에요 ^^

  • 로마 2018.06.23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마 지하철에서 휴대폰 소매치기 당해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불펃해도 스트랩 강추해요.

  • 리니 2018.06.23 15: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백팩메고 다녔는데 안털렸어요ㅋㅋ 케이스바이케이스인듯여
    휴대폰은 어차피 유심 안해서 걍 숙소에 두고다녔고 카메라 들고다녔구여 저도 관광객처럼 안보이려고 했고 또 다니다보니까 소매치기는 티가 나서 가까이 오면 소지품 조심하구 그랬어요ㅋ

  • 극혐 2018.06.23 17: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까지해서 여행을 가야하나 자괴감 든다 소매치기가 저정도로 심하면 너무 미개하다 안간다.

  • 털어봤자 2018.06.23 17: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매치기 불안함은 여행내내 스트레스....결국 파리에서 소매치기 당했지만 ㅜㅜ 이렇게까지 해서 내가 다녀야하나 싶은 맘이 굴뚝 같았음

  • 쟤낸 무조건 가방만 뒤지던데 지갑목걸이 16년에 하고 갔는데 가방만 뒤짐 손 느낌남ㅋㅋㅋ
    한여름에 패딩들고 타서 누가봐도 소매치기여서 안심했음

  • 제나 2018.06.23 2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5년째 유럽 거주중이고 해마다 유럽 곳곳 여행다니는데요, 겁먹은 여행자 티 내면 오히려 목표물이 되지 않나 싶어요. 전 어딜가나 평소 메던 오픈된 가방에 지갑 카메라 폰 다 넣고 다니거든요. 붐비는 데서만 안전하게 한 손으로 잡고 다니면 별 문제 없어요. 프랑스 유명 관광지에선 비싼 카메라 든 가방을 길가 벤치에 놓고와서 한시간 뒤에 돌아갔는데 그대로 있더라구요. 파리 로마 같은 데선 좀 조심해야 하지만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아요.

  • 냔냐 2018.06.23 2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엥 저거 완전 뽑기 아니냐??? 근데 저도 프랑스에서 소매치기 당할뻔 했는데 남들이 다 봐도 아무도 뭐라고 안함.

  • 멍멍이 2018.06.24 15: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해본 사람들은 저렇게 하게됨.하노이에서 같이간 친구가 핸드폰 달러300불 쓰리당하니깐 이분글 완전 공감합니다

  • ㅇㅇ 2018.06.24 1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누가 저래 돈 다들고다니나. 카드로 며칠에 한번씩 뽑아써도 요즘은 수수료 얼마안함.. 저렇게 큰돈 들고다니다 털리는거지

  • 올초에 스페인 다녀왔는데 다행히 별 사고 없었네요. 준비 정말 철저하셨어요. @_@b

  • 철저히 지키면서 여행하셨네요.
    폰도 가방도 손에서 절대 놓지 않아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