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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치의기록/한국, 지금

전주에서 먹은 걸 세어보아요 전주에서 먹은 걸 세어보아요 두 그릇, 한 잔, 한 사발, 한 상, 한 개, 한 컵, 한 쪽.. 나는 경상도에서 태어났고 지금까지의 인생 절반 이상을 그곳에서 보냈다. 뭐야, 처음부터 지역감정을 운운하자는 건가? 당연히! 결단코!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래서 나는 '전라도 음식에 대한 엄청난 환상'이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엔 책과 TV가 알려준 것들도 있지만, 요리 솜씨 좋은 지인이 전라도 출신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이 환상은 때마침 전주가 나를 초대해주어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동안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보니 여행을 하는 동안 '전주 음식에 대한 환상', '먹을 것에 관한 기대심리'는 그렇게 커졌다.전주가 나에게 선사한 먹거리의 세계, 침을 꼴깍꼴깍 삼켜보면서 그때 먹은 것들을 하나하나 ..
전주 그리고 전주, 이색(二色)매력에 빠지다 전주 그리고 전주, 이색(二色)매력에 빠지다 전주에서 만나는 한옥마을과 레알 뉴타운 전주에서의 시간은 묘하게 흘러갔다. 느리게 천천히 스며들듯 흘러가다가도 신 나고 빠르게 한바탕 휘저으며 말이다. 전주 토박이라던 택시 기사 아저씨의 느긋한 말투처럼 한옥의 돌담, 기와 한 장을 여유롭게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북적북적 남부시장으로 향하고 어디보다 흥겹게 흘러가는 레알 뉴타운에 당도하게 된다. 전주 소리 축제의 일부분이던 사물놀이팀이 흥겨운 태평소 소리가 빠르게 몸을 휘감으며 지나가고 어디서 들려오는지 아스라이 들려오던 가야금의 튕김 음이 들려오는 순간, 알았다. 전주가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옛 것을 간직한 전주 그리고 새로움이 살아 넘치는 전주, 전주는 그렇게 이색(二色)적이다. 한옥마을, 기와 아래 또..
번개시장으로 오세요~ Welcome to Bungae market "엄마랑 시장가자~" '시장' '슈퍼' '장' 등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내게 이거 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추석 연휴, 오랜만에 찾은 고향 집 거실에 널브러져 막장 아침 드라마 시청에 잔뜩 몰입하던 중이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의 남편과 새 부인이 주인공의 아이를 어쩌느냐 저쩌느냐 하는 장면을 더 보다간 나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내뱉을 참이었으니 이것보단 역시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훨씬 성미에 맞을 터. 그렇게 출발하여 아침부터 장을 보기 위해 도착한 곳은 내 고향 창원에 위치한 '번개시장'이다. 보통 전국의 '번개시장'이라는 이름을 붙는 곳은 새벽부터 오전까지 장이 서서 그런 곳이 많은데 이곳도 그런 아침 시장이다. 내가 살던 창원시와 옆 동네 마산시가 통합하여 통합창원시(아무리 생각해도..
공정무역이 당신에게 선물 : 세계 공정무역의 날 한국 페스티벌 공정무역은 무엇일까? 있는 그대로의 의미를 풀자면 '공정한 무역'이지만, 사실 그 말만 듣고서는 감이 잡히지 않는 것도 사실. 공정무역 커피나 공정무역 초콜릿이야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것 말고 더 아는 게 없기도 했다. 친한 선배를 따라 찾아간 공정무역 페스티벌은 100% 알았다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조금은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 행사였달까. 얼마 만에 찾은 광화문광장인지 모르겠다. 행사 때문인지 날씨가 좋아서인지 벌써 광화문 광장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조그마한 손수레에 실어있는 팜플렛을 집어 들고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돌기 시작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공정무역을 경험할 수 있는 자그마한 공정무역 KIT를 받을 수 있다. 꼭 받아내겠다는 생각으로 가위바위보에 임했는데, 나름 머리를 너..
영흥도에서 즐긴 어느 봄날의 캠핑 어디서 뭐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마음이 불타고.. 아니 장작이 타고 있잖아요. 타닥타닥.. 불 타는 장작을 보면서 그런 재미없는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나무가 타들어 가며 만드는 타닥타닥 소리와 한창 기타 연습중인 선배의 또롱또롱 소리와 섞여 타롱또닥 봄밤의 정취를 음악으로 만들어냈다. 내가 준비한 거라고 대파밖에 없었던 봄날의 캠핑은 캠핑 달인 커플의 철저한 준비 아래 너무나도 근사하게 이루어졌다. 영흥도 장경리 해수욕장이 우리의 캠핑 장소였다. 카카오톡에 여러 명의 사람을 불러모아 캠핑 계획을 하나하나 읊던 선배의 글을 읽으면서도 사실 난 내가 어디로 캠핑을 가는 건지 잘 몰랐다. 몽흥포요? 아..몽산포랑 영흥도구나. 몽산포로 갈지 영흥도로 갈지. 이렇게 적긴 해도 두 지역 다 내겐 생소한..
봄날을 좋아하세요? 봄이 왔다. 아니 봄이 온 것 같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던 무렵의 호주, 그리고 봄이 슬며시 오지만 겨울 기운이 남아있던 캐나다. 두 곳을 연이어 다녀와 한국의 공기를 느껴보니 이건 봄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벚꽃개화 소식을 보면 확실히 봄이 온 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서 길을 나섰다. 따뜻한 봄을 찾으러! 화사한 봄을 찾으러! 오늘 찾아간 곳은 어린이대공원. 꽃도 볼 수 있고 나의 사랑 동물들도 볼 수 있는, 게다가 입장료도 받지 않는 고마운 곳이다. 재작년 겨울에 찾아왔을 때는 이런 멋진 간판이 없었는데, 예쁘게 단장을 하며 만든 모양. 플랜카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지금 어린이대공원은 개원 40주년을 기념해서 봄꽃축제가 한창인데 13일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
어쩌다 보니 떠난 여행 - 강원도 영월 뜬금없는 여행이고, 뜬금없는 여행기다. 그다지 여행을 즐기는 편은 아닌지라, 이런 여행기를 쓰는 것도 조금은 어색하다. 여행기야 여행을 즐기는 블로거들의 글을 보는 게 좋을 것 같고, 나는 어떤 내용을 쓰면 좋은 것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음, 그러고 보면 내 블로그 자체가 그다지 전문적이지는 않으니 편하게 써야 할 것 같다.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여행에 서툴다. ▶혹시나 영월에 대한 자세한 여행정보를 원한다면 관련홈페이지(http://www.ywtour.com)를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그냥 친한 선배와 이런저런 가 보고 싶은 곳들을 얘기를 하면서 이 여행은 시작되었다. 사실 우린 별을 보고자 '별마로 천문대'라는 곳을 가려고 영월을 선택한 것인데 결국 날씨가 흐려 별은 못 보고 대신 눈만 ..
바람은 싸늘, 동물은 쿨쿨.. 어린이대공원 낙엽은 지고 이제 겨울이 왔다. 그러나 겨울이라고 하기엔 요즘 계속 따뜻한 날씨였는데, 갑자기 추워져 깜짝 놀라게하는 이번 겨울. 오늘에서야 제대로 된 겨울이 찾아온 것 같다. 두툼하게 입은 옷 사이로 차가운 바람은 불어오던 일요일. 정말 이유도 없이 우쿠빵의 안내로 가게 된 곳은 서울에 살면서도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어린이대공원이다. 이날은 유난히도 날씨가 추웠던지라, 사람이 거의 없어 아주 여유롭고 느긋하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참 춥더라. 이 아이들은 유세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개코원숭이 나는 동물원이 참 좋다. 지금 하는 이 직업을 관두고 무언가 새로운 직업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사육사'를 선택할 만큼 동물들을 좋아한다. 어린이 대공원은 그런 면에서 매우 좋은 곳이었다...
자라섬에 가서 재즈에 취해 자다. 정말. 남들은 직접 표를 예매하고 간다는 그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나는 운 좋게 하이트맥주에서 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2박 3일 캠핑권과 함께 재즈공연 3일권 티켓을 얻어 가게 되었으니, 남들이 이 말을 들으면 당연히 "어머 좋으시겠어요~"가 나오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러나 미리 얘기하지만, 혹시나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 온 재즈 아티스트들의 공연 이야기나 혹은 자라섬에서 멋진 캠핑을 보낸 경험담 등을 기대하고 온 분들이라면 "그런 거 절대 없어요!"라고 미리 못 박아둔다. 재즈 페스티벌에 가려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 정말 몰랐다.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에 동참하여 자라섬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는 늬엇늬엇 넘어가고 저녁 식사 시간도 한참 지나 버렸다. 게다가 미리 얘기를 듣고 대비는 했지만, 서울과는 ..
마음을 내려놓는 곳, 길상사 마음의 안정이 필요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부터 정신적으로 힘들어 몸이 제대로 버텨내지를 못했다. 몇 번이고 모든 잡생각으로부터 벗어 나야한다고 생각했건만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럴 때 문득 선배의 블로그에서 봤던, 그곳에 가고 싶어졌다. 법정 스님이 계셨던 곳으로도 유명한 성북동에 있는 길상사다. 길상사는 김영한이라는 분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을 받아 그에게 무료로 시주한 것으로 시작된다. 한사코 거절하다 결국 받아들인 법정 스님은 그녀에게 길상화라는 법호를 주게 되며, 그녀가 운영하던 음식점 청암장(이후 제 3공화국 시대에 대원각으로 불리우는 요정으로 바뀐다)은 이렇게 오늘날의 길상사로 거듭나게 된다. 외교관들이 산다는 성북동은 화려한 고급주택이 즐비해 이런 곳에 절이 있다는 게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