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어느 여름날 동네 야시장 :: 호주 시장시리즈 2편 Coburg Night Market 그날 우리는 둘러앉아 맥주를 꺼내 홀짝홀짝 마셨다. 여기는 집 근처에서 벌려졌던 여름날의 작은 야시장. 집에서 입던 후줄근한 옷 그대로 동네 슈퍼가 듯 구경 나와서 잔디밭에 털썩. 생각했던 것보다 볼거리가 있지는 않아도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가 먹고 마시고 웃었다. 볼거리가 많다면 많다. 그런데 사실 멜버른의 여름엔 '스즈키 야시장'이라는 큰 시장이 있어 이 작은 곳은 그에 비해 작은 규모라 판매하는 물건들을 그렇게 열심히 보지는 않았다. 어느 부분은 겹치기까지 해서. 곧. 시장시리즈의 하나로 스즈키 야시장도 소개할 테니 비교해보길. 이런 물건도 있고 저런 물건도 있고.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물건이 많긴 하지만,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짐을 늘리는 것은 귀국 시 힘든 일이 되어 버린다. 지금도 충분..
20년 만에 핀 시체꽃을 찾아서 :: 멜번 로열 보타닉 가든 Royal Botanic Gardens 날씨 좋은 날 길을 나섰다. 오늘은 소문을 듣고 떠나는 가벼운 산책으로 뉴스에서 연신 이야기하던 '20년 만에 폈다는 시체꽃'을 보러 가기로 했다. 시체꽃. 그 이름 참 절묘하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이 꽃은 어떤 모습일지. 멜버른 시티에 있는 '로열 보타닉 가든'에 이 시체꽃이 피었다. 보타닉 가든에 들어가는 입구는 여러 곳. 그중에서도 시체꽃이 모셔있는(?) 온실은 입구 E에서 가장 가까웠다. 1만 2,000여 종이 넘는 식물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5만 개체 이상의 식물이 사는 큰 식물원. 총면적 36ha의 식물원을 다 둘러보기는 무리가 있었기에 오늘은 오로지 '시체꽃'을 향해! 로열보타닉가든 홈페이지 : http://www.rbg.vic.gov.au 입구에 있는 지도를 ..
3월, 멜버른에 F1이 온다 멜번컵이 끝나고 한동안 잠잠하더니 호주 오픈으로 북적북적한 멜버른이었다. 지난주로 호주 오픈도 끝났고 당분간은 특별한 행사가 없이 흘러가지 않을까 했더니 이게 웬걸. 3월 멜버른에서는 F(Formula)1이 개최된다고 한다. 올림픽과 월드컵과 함께 3대 스포츠 이벤트로도 불리는 F1. 한국에서는 그 인기가 크지는 않은편이라 잘 모르는 것도 사실인지라 내 기억의 F1은 슈마허 선수 정도일 뿐. 3월 F1 그랑프리를 두고 멜버른 사우스뱅크 쪽에는 이런 홍보부스가 생겼다.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제법 있을만한 것들은 다 있는 홍보부스. 미녀 안내요원까지 말이다. 전남 영암에서도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개최되었지만, 직접 가서 본 적은 없기에 경기에 사용되는 차를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 물론 실제 ..
호주에서 해가 지는 방향은 동쪽? 서쪽? 호주에서 해가 지는 방향은 동쪽일까 서쪽일까? 이 질문에 순간적으로 어디인지 헷갈린 분들이 있다면 '서쪽'이 맞으니까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해가 동쪽에서 떠서 남쪽이 아닌 북쪽을 지나서 서쪽으로 진다는 것이 다른 점. 각설하고, 갑자기 방향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러하다. 일 마치고 온 오후, 문득 지는 노을이 보고 싶어서 구글맵을 확인해보니 집 근처에 바닷가가 있는 것이 아닌가. 노을을 보러 바닷가에 가자는 충동적인 생각으로 차를 타고 출발했다. 요즘 호주는 여름인지라 해가 늦게 지기 때문에 저녁 먹고 느긋하게 출발하는 것임에도 아직 해는 그대로였다. 내비게이션에서 바닷가 근처 도로를 찍고 출발해서 가는데 가까워질수록 무언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자동차 사이드미..
한 잔의 차에 생활을 :: 호주 차 전문점 T2 멜번에 오고 나서는 커피를 더욱 자주 마시게 되었지만, 사실 커피보다 내가 더 좋아하는 것은 차다. 혀끝에 씁쓸하게 느껴지는 맛도, 톡 쏘는 맛도, 달콤하게 휘감는 맛도.. 다양한 향과 맛이 있어 좋은 것이 바로 차. 호주에서 마실 수 있는 차는 영국에서 건너 온 문화를 생각해서는 홍차뿐이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우연하게 찾은 차 전문점에서 정말 다양한 차를 만날 수 있었다. 호주 대표 차 전문점이 바로 여기! 능력만 된다면 한국에도 프랜차이즈를 가져다 두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든 곳이다. 매리언 시어러(Maryanne Sheare)라는 여성이 만든 T2(티투)는 멜번 피츠로이 지역에서 출발하여 16년의 동안의 시간을 거쳐 지금은 호주 전역 38곳의 매장을 가진, 큰 전문점으로 발전하였다. 호..
크리스마스의 마법 멜버른 시티 중심을 걷다가 우연하게 발견한 '크리스마스' 쌀쌀한 기운을 동반한 봄이 변덕스럽게 여름으로 변했다가 돌아왔다가 하는 이상 기온인 멜버른에서 크리스마스가 오고 있다는 것은 사실 체감 상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어느 날 저녁, 저녁을 먹으러 부지런히 식당을 찾아가는 길.. 우연히 발견한 백화점 쇼윈도에서 문득 크리스마스를 느낀다. 영국의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롭 스코튼Rob Scotton의 'Russell's Christmas Magic'이란 동화 내용을 쇼윈도 하나하나에 재현해 놓은 이 쇼윈도는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져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말그대로의 '마법'을 부리고 있었다. Russell's Christmas Magic눈덮인 Frogbottom Field의 크리스마..
프레이저 아일랜드 여행의 시작을 알리며.. 딸기농장일도 끝나고. 본격적으로 멜버른으로 향하는 로드트립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나와 우쿠, 마틴 그리고 팀은 프레이저 아일랜드Fraser Island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이 글은 프레이저 아일랜드에 들어가기 전날, 브리즈번에서 허비베이까지의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단순히 나열한 글이다. 외국에 나와 있지만, 여행 블로거도 아니고 그들만큼 멋진 여행기도 써내려가지 못하기에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엔 나도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된다. 부담감 없이 무거운 마음 없이 여행기를 써내려가기가 오늘의 목표. 우리의 여행지는 프레이저 아일랜드였지만,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관문인 하버베이까지 차로 이동 해야했다. 브리즈번에서 출발하는 투어를 신청하면 약 하루의 시간을 낭비하거나 섬에서의 일정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카불..
공동묘지 앞 백팩커에서의 일주일 딸기농장의 시즌이 생각외로 빨리 끝나버리고 툼불에서의 쉐어생활도 끝나버린 시점. 우쿠와 나는 당분간 머물 집이 필요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쉐어하우스를 찾는 운은 제법 좋다고 자신했기에 이번에도 괜찮은 집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걸었는데, 검트리를 통해서 카불쳐에 있는 백패커를 찾아냈다. 운 좋게 찾아냈던 우리의 첫 번째 쉐어하우스 : http://sinnanjyou.tistory.com/79 한가지 특이사항이 있다면, 집 바로 앞에 공동묘지가 있다는 것. cemetery라는 조금은 덜 으스스한 표현이 있긴 하나 결국엔 공동묘지다. 귀신 나오는 집이 아닐까 등의 별별 걱정을 하며 찾아갔던 것과 달리 집이 무척이나 괜찮았다. 괌에 있을법한 야자수가 반겨주는 집 The palms 21번지. 검트리에 올..
고래는 보기 힘들다고뤠에? :: 골드코스트 고래 투어 2편 배가 빨리 내달리기 시작했다. 배에서 여유를 부리며 웃고 있던 그때까지도 깨닫지 못했던 한 가지는, 내가 뱃멀미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대학교 때 후쿠오카 여행을 배로 다녀오면서 겪었던 그 아찔한 경험을 내가 왜 잊고 있었던 걸까. 창문에 거칠게 튀는 파도의 파편, 격하게 흔들리는 배 안에서 그때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저 파도에도 환호성을 하는 무서운 사람들(!!)과 심통 난 소녀 선실 안에 있는 나는 좌우로 요동치는 배가 무섭기만 할 뿐인데, 물방울이 거칠게 튀어 오르며 집어 삼킬듯한 파도를 환호성 지르며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대단하게만 느껴졌다. 후쿠오카의 돌아오던 배 안에서의 공포감이 슬며시 밀려오며 이대로 고래를 볼 수 있는 것인지 걱정이 슬 되기 시작했다. 아까 마신 맥주가 뱃멀미를 ..
멜번으로 향하는 로드트립 중 크게 보기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늘 감사하고 감사한 마음을 드립니다. 현재 저는 브리즈번에서 6개월간의 시간을 보내고 멜번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카불쳐 딸기 시즌이 하루 만에 끝나서 조금 더 일정을 빨리 움직이게 되었네요. 프레이저에서 3일 간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카불쳐-브리즈번-골드코스트-바이론베이.. 현재 콥스하버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이 후 시드니를 거쳐서 멜번까지 눈에 보이는 좋은 마을들에서 잠시 구경하는 식의 무계획 여행을 할 생각이랍니다. 멜번에서의 새 생활이 걱정도 되지만, 일단 즐겁게 향하고 있습니다. 멜번에 도착하고 인터넷이 다시금 자유로워지는 대로 여행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브리즈번에서의 일들도 굉장히 많이 남았지만요 ^^ 늘 찾아주시는 분들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