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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

일요일엔 시장에 가자 :: 호주 시장시리즈 3편 Caboolture Sunday Market 호주에 와서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단어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선데이마켓(Sunday Market)'이다. 어려서부터 엄마 따라 가는 시장의 재미에 빠져서인지 '일요일'과 '시장'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이 단어가 나에게는 어찌나 설레게 다가오는지. 물론 남들은 못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호주, 퀸즐랜드주, 카불쳐. 정말 '딸기농장' 외에는 볼 것 없는 한적한 마을, 오로지 딸기 팩킹에만 전념했던 그때.. 브리즈번에서 출퇴근하던 내게 그나마 흥미로웠던 것이 바로 카불쳐 선데이마켓이다. 딸기 시즌이 끝나고 곧 멜버른으로 이동을 앞둔 어느 일요일, 나는 마음을 먹고 그곳으로 향했다. 보통의 선데이마켓은 아침 일찍 시작해 점심때쯤에 끝난다. 그렇기에 부지런히 일어나 움직이지 않으면 제대로 볼 수가 없다. ..
브리즈번의 가장 높은 곳에서 :: 브리즈번 마운틴 쿠사 Mt Coot-tha 포스팅을 하다 보면 생각만큼 글이 잘 써내려가 지지가 않을 때가 있다. 보통 사진이 너무 많아서 할 이야기가 많거나, 사진이 너무 못 나와서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로 이번 경우는 후자. 그래도 그곳에서의 추억을 다시금 꺼내어 반들반들하게 잘 펴서 이야기해본다. 아! 미리 말해두지만, 브리즈번 시티 전경은 엽서만큼 멋지다. 내 사진이 별로일뿐;; 멜버른으로의 지역이동을 결정하고 브리즈번에 있을 때 많은 것들을 해보려고 부지런히 움직였었다. 그 중 하나가 '브리즈번을 한눈에 보려면 어디로 가면 좋을까?'로 많은 이가 입 모아 이야기하는 곳이 바로 마운틴쿠사Mt Coot-tha다. 쿳!사! "471번 버스를 타고 40번 정류장에 내리면 됩니다." 라고 여러 블로그를 통해 가는 법은 알았지만, 직접 차를 몰고 ..
How was your DAY? "How was your DAY?" 멜버른 야경을 보고 돌아가는 길 근처 벤치에 붙어 있는 종이가 눈에 띄었다. 누가? 왜? 무슨 일로? 이걸 붙여놓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건 꽤 많은 사람이 여기에 글을 적었다는 것. 내 하루는 8일 연속으로 호텔 일을 해서 손목이 너무 아팠고 약속과는 다른 많은 일에 힘이 들어서 짜증이 난 그런 날? 의미 없는 낙서들도 눈에 띄긴 했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하루를 보낸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Great! Amazing! Good! 물론 중간마다 Suck! 같은 것도 눈에 띄긴 해도 역시 내 기분이 우울해서였을까 다른 사람들의 즐거운 하루를 보며 용기를 얻게 된달까. 누군가 무슨 이유로 여기에 붙여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문득 오늘은 어땠나 다시 돌아보니 재미있었..
어지러운 마음, 음식으로 치유받다 참 신기한 일이다. 음식으로 마음을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흔히들 이야기하던 '소울푸드'라는 것이 이런 걸 말하는구나..하고 나는 그날 정말 우연하게 느꼈다. 지나가다가 발견한 길가에 있던 일본식당. 그곳에서 먹은 따뜻한 덮밥 하나에 나는 그렇게 마음을 위로받았다. 꼭꼭 씹어 삼켜 넘기는 밥알과 함께 고민도 꼭꼭 씹어 꿀꺽. 아, 어느 순간 마음의 고뇌가 사라져버린 기분이었다. 손으로 하나하나 쓴 메뉴판이 인상적인 이 가게이름은 Brim C.C 길을 지나가다가 정말 우연하게 발견한 가게로, 닫힌 문 사이로 가게 안을 바라보며 생각한 것은 우습게도 '여긴 정말 일본 사람이 주인일지도'였다.좀 이상하다면 이상한 것이 멜버른에 있는 일본식당 주인의 대부분은 중국인이다. 이 알 수 없는 구조는 어디에서부..
손으로 만든 페이스북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같은 어학교를 다닌 유이가 그의 남자친구와 멜버른에 여행을 왔다. 그의 남자친구 이타가기 마사키. 특유의 밝은 성격이 마음에 들었던 그가 술마시며 우연찮게 꺼낸 공책 한 권. 브리즈번에서도 한번 본 적 있는 이것은 이름하여 페이스북이다. 마크 주커버그도 이렇게는 만들지 못할거다. 손으로 꼼꼼하게 그려넣은 이 얼굴들이라니. 자신의 노트북이 망가진 것을 계기로 호주에서 만나는 이들의 얼굴을 기억하고자 시작한 마사키의 페이스북은 분명 브리즈번에 있을 때는 두어장이었는데 벌써 공책 한 권을 채울 정도로 사람 얼굴이 빽빽히 담겨있었다. 실제 페이스북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마사키의 페이스북은 상대방의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가장 첫페이지의 자신과 여자친구인 유이를 그려넣은 것을 시작으로 ..
택배 또 왔다!! 지난번 우뎅선배의 택배에 이어 또 하나의 택배가 도착했다. 호주 우체국 시스템이 좀 바뀌어서 우체국에서 택배를 찾아오는 것도 꽤 번거로워졌다. 예전에는 집으로 온 배달엽서와 여권만 있으면 되었는데, 이젠 그 집에 사는 것이 확인 가능 한 우편물이 필요하단다. 일 처리 한번 참 복잡하게 한다 싶은 기분. 어쨌든 각설하고, 언제 받아도 기분 좋은 오늘의 택배는 이번엔 좋아하는 블로거 '뿌와쨔쨔'님이 보내주신 것으로 지난 대선 때 투표인증샷을 보내준 분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자신의 캐릭터가 들어간 머그컵을 보내주신 것.제18대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투표 완료! : http://sinnanjyou.tistory.com/144 행여나 깨질세라 뽁뽁이를 삼중으로 뽁뽁 감아 보내주신 소중한 머그컵. 원래는 인증샷을 보내..
멍청하게 죽는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흔히들 '캠페인'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건전'을 기본으로 깔고 말한다. 꾸준한 양치질을 요구하는 '333운동'이나 알뜰한 소비의 '아나바다운동'이라든가. 그런데! 그런데 여기 조금 다른 뉘앙스를 가진 캠페인이 있으니 이름 하야 'Dumb Ways To Die(멍청하게 죽는 방법들)'. 멜번 메트로에서 시행하는 이 캠페인은 달라도 참 다르다. 대놓고 멍청하게 죽는 방법들에 관해서 줄줄 나열하지 않는가. 노래까지 만들어서. 그것도 모자라 귀여운 캐릭터들을 내세워 보여주니 이것 참 제대로 독특한 캠페인이 아닐 수가 없다. 이 노래가 말하는 '멍청하게 죽는 방법들'은 이러하다. Set fire to your hair. 머리에 불 지르기 Poke a stick at a grizzly bear. 나뭇가지로 불곰 찌..
어느 여름날 동네 야시장 :: 호주 시장시리즈 2편 Coburg Night Market 그날 우리는 둘러앉아 맥주를 꺼내 홀짝홀짝 마셨다. 여기는 집 근처에서 벌려졌던 여름날의 작은 야시장. 집에서 입던 후줄근한 옷 그대로 동네 슈퍼가 듯 구경 나와서 잔디밭에 털썩. 생각했던 것보다 볼거리가 있지는 않아도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가 먹고 마시고 웃었다. 볼거리가 많다면 많다. 그런데 사실 멜버른의 여름엔 '스즈키 야시장'이라는 큰 시장이 있어 이 작은 곳은 그에 비해 작은 규모라 판매하는 물건들을 그렇게 열심히 보지는 않았다. 어느 부분은 겹치기까지 해서. 곧. 시장시리즈의 하나로 스즈키 야시장도 소개할 테니 비교해보길. 이런 물건도 있고 저런 물건도 있고.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물건이 많긴 하지만,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짐을 늘리는 것은 귀국 시 힘든 일이 되어 버린다. 지금도 충분..
20년 만에 핀 시체꽃을 찾아서 :: 멜번 로열 보타닉 가든 Royal Botanic Gardens 날씨 좋은 날 길을 나섰다. 오늘은 소문을 듣고 떠나는 가벼운 산책으로 뉴스에서 연신 이야기하던 '20년 만에 폈다는 시체꽃'을 보러 가기로 했다. 시체꽃. 그 이름 참 절묘하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이 꽃은 어떤 모습일지. 멜버른 시티에 있는 '로열 보타닉 가든'에 이 시체꽃이 피었다. 보타닉 가든에 들어가는 입구는 여러 곳. 그중에서도 시체꽃이 모셔있는(?) 온실은 입구 E에서 가장 가까웠다. 1만 2,000여 종이 넘는 식물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5만 개체 이상의 식물이 사는 큰 식물원. 총면적 36ha의 식물원을 다 둘러보기는 무리가 있었기에 오늘은 오로지 '시체꽃'을 향해! 로열보타닉가든 홈페이지 : http://www.rbg.vic.gov.au 입구에 있는 지도를 ..
이것이 전자동 화장실이다! :: 별걸 다 포스팅 하다 보니 별걸 다 포스팅하게 된다. 이름 하여 '전자동 화장실'이다. 집 근처에 있는 바닷가에 바베큐를 할겸 갔다가 발견한 것인데 어찌나 신기하던지. 카메라 들고 사람들 없을 때 다시 들어가서 재빠르게 사진 찍고 나왔다. 이런 걸 포스팅해도 되나 싶지만, 정말 나한테는 꽤 신선한 충격이었던지라 준비했다. 나도 화장실 포스팅은 처음이다; 전체적으로는 메탈 재질의 소재로 이루어진 차가운 느낌의 화장실이다. 손잡이가 보이지 않아 어디가 문인지 알쏭달쏭한 가운데 보이는 버튼과 그림들. 위쪽의 세 개는 Vacant(사용 가능), Occupied(사용 중), Closed(사용 불가)를 나타내며 사람이 없을 때는 사용 가능에 불이 깜박인다. 비어있는 상태에서 밑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화장실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