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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디자이너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디터람스와 후카사와 나오토다. 



우연히 만난 전시

인스타그램에서 전시를 하나 발견했다. 알려진 미술관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포스터가 있지도 않고 명칭도 따로 없다. 그러니 우연히 발견한 것부터가 놀랍기만 한 이 전시는 '디터람스전' 정도로 설명해야 할 듯하다.



디자인을 전공한 덕에 필립스탁, 카림 라시드, 레이몬드 로위와 같은 몇몇 스타디자이너 이름을 알고 있다. 사실 그들 자체가 유명하기도 하지만, 뭔가 외우기 좋아하는 성격에 까먹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것과 상관없이 그저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디터람스(Dieter Rams)로 그의 제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니 가야만 했다.



전시장은 양재의 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다. '4560 DESIGN HAUS'라고 불리는 이곳은 오피스 공간을 전시장으로 활용해 기존의 미술관과는 달리 공간이 협소하고 예약제로 운영된다. 조금 불편하단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렇기에 전시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관람객도 적어 여유로운 감상이 가능하다. 솔직히 대림미술관 전시는 엄두가 안 난다 ㅠ


Less and more

디터람스를 말하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키워드가 '미니멀리즘 디자인'이다. 불필요한 요소는 제거하고 본연의 것에 집중한 디자인은 별다른 설명이 없이도 이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그가 브라운(Braun)의 수석디자이너로 만든 제품들은 그러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정수라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디터람스를 이야기하면 종종 그의 디자인 철학 10계명이 이야기되곤 한다. 명쾌하기만 한 그의 철학에 내가 만들어내는 작업물에 투영해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단 생각이 든다. 


디터람스 디자인 10계명

1.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2.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유용하게 한다.

3. 좋은 디자인은 아름답다.

4.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하기 쉽도록 한다.

5.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

6. 좋은 디자인은 불필요한 관심을 끌지 않는다.

7. 좋은 디자인은 오래 지속된다.

8.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디테일까지 철저하다.

9. 좋은 디자인은 환경친화적이다.

10. 좋은 디자인은 할 수 있는 한 최소한으로 디자인한다.


브라운 그리고 애플

전시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안내받은 공간에는 애플 제품이 가득했다. 브라운을 만나기 전에 애플을 먼저 만난 셈이지만, 애플 수석디자이너인 조너선 아이브가 되려 디터람스의 디자인의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어째든 둘 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다.




이곳에 있는 제품들은 직접 모은 것으로, 시작은 애플 제품이었다가(그래서 애플이 있었나 보다) 지금은 디터람스의 제품들로 모으고 있다고 한다. '콜렉터'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이런 분이구나 싶어 놀랍기만 했다. 그 덕분에 좋은 전시를 볼 수 있어 그저 감사했고. 전시장은 별도의 전시료는 없지만,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남기고 왔다. 

디터람스의 디자인이나 애플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들려보길. 아, 예약제니 노쇼는 민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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