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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이 가진 두 가지 얼굴
뉴질랜드 남섬, 마운트 쿡(Mt.Cook)


크라이스트 처치를 출발하는 뉴질랜드 남섬 여행 경로에는 몇 가지 빠지지 않는 여행지가 있으니 앞서 소개한 테카포 호수와 푸카키 호수. 그리고 바로 이곳, 마운트 쿡(Mt.Cook)이다. 푸카키 호수의 감동을 그대로 갖고서 도착한 마운트 쿡은 뭐랄까..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날씨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지킬앤하이드의 뺨을 후려칠 만큼 극과 극의 날씨를 구경할 수 있었던 곳, 이곳이 바로 마운트 쿡이다.



마운트 쿡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던 i-Site(관광안내소)

 선한양치기 교회 안에서 보는 테카포 호수 엽서를 샀다


|어딜 가든 아이사이트는 꼭 들릴 것!

마운트 쿡으로 향하는 길, 근처 아이사이트에 들려 정보를 얻었다. 우리가 뉴질랜드에 도착했을 때는 겨울이 끝날 무렵이다 보니 마운트 쿡까지 가는 길이 통제되어있는지 확인이 필요했기 때문. 트래킹코스가 유명하긴 하나 돌아보기 위해서 미리 관련 상품을 찾아 예약을 해야 하고 트랙을 도는 시간도 넉넉잡아도 3~4시간은 걸릴 듯해서 이번엔 슬쩍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경비행기나 헬리콥터로 돌아보는 방법도 있다


다행히 가는데 까지는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번엔 마운트 쿡의 유명하다는 후커밸리트랙(Hooker Valley Track)을 돌아보자는 이야기도 나눴지만, 걷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우쿠와 내가 언제 뉴질랜드를 다시 찾을지, 그리고 그때도 트래킹이 가능할지는 모를 일이기도 했다. 



 마운트 쿡으로 향하는 길의 푸카키 호수

 호수색만큼 아름다운 하늘

|마운트 쿡의 두 가지 얼굴?

푸카키 호수를 지나쳐 마운트 쿡으로 가는 시간은 대략 20여 분이 걸린다. 푸카키 호수의 아름다운 색에 정신을 놓고 감탄하다 보면 만년설이 아름다운 마운트 쿡이 점점 가까워지고.. 분명 이때만 하더라도 날씨가 좋으니 가벼운 등산이라도 해볼까 생각했다.



 입구까지만 하더라도 하늘이 맑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마운트 쿡의 입구에 들어서자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자 뺨을 세차게 때리는 산바람에 다시 옷을 단단히 챙겨입고 모자를 뒤집어썼다. 멀리서 보던 평화로운 느낌과는 다른 '겨울의 산'이 차가운 바람과 함께 맞아주었다.



산으로 향하는 방향은 점점 흐려지고

 반대방향은 맑다

입산 통제를 해 놓은 곳이 없어서 걷는 것은 무리가 없었지만, 눈발이 날리고 세찬 바람에 그저 주변을 둘러보는 것에만 만족하기로 했다. 마운트쿡의 입구에도 홀리데이파크가 있었지만, 겨울에는 운영하지 않는다는 문구만 적혀 있어 썰렁한 주변과 함께 무언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돌았다.



 미끌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바람에 흔들리는 다리에 긴장상태

- 조금만 걸어보다가 가자.
- 응~

우쿠와 나는 등산을 할 생각도 트래킹을 할 생각도 일찌감치 접었기 때문에 가볍게 주변을 돌아본다는 기분으로 길을 나섰다. 녹다가 다시 얼어붙은 빙판길을 지나 세찬 바람에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고. 그 이상까지 가기엔 아이젠과 같은 특별한 등산 장비도 없었던지라 그저 이 정도면 되었다는 마음으로 커다란 산을 바라보는 데서 만족했다. 



제법 긴 흔들다리


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당황한 건 다른 관광객들도 마찬가지. 때마침 마운트 쿡에 온 여행객이 2~3팀 더 있었는데 그들도 예상치 못한 날씨에 멀리 가보지 못하고 주변을 둘러보기만 했다. 가이드북으로 찾아 본 마운트 쿡은 역시 '트래킹'을 통해야지 그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듯. 그래도 눈이 쌓인 산의 모양새가 멋져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아쉬운 건 찍은 사진으론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반대편엔 무지개가 걸렸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세찬 바람에 눈발에 한겨울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날씨였지만, 반대편은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리쬐고 무지개까지 걸렸다. 휘몰아치는 바람에서 바라보는 무지개는 어찌나 묘한 기분이 들던지.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였음에도 이렇게 상반되는 날씨가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재미난 경험이었다.



 마운트 쿡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기리는 탑


|구름을 콕 찌르는 산, 마운트 쿡

마운트 쿡은 마오리 언어로 '아오라키(Aoraki)'라고 하는데 '구름을 찌르는', '구름을 뚫는', '구름봉오리' 등으로 해석된다. 그 정도로 높고 뾰족한 산이란 의미인데 높이는 3,724m 정도라고. 한국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이 1,950m인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높기도 높지만, 산이 험하고 기상변화가 심해 매년 20~30건의 사고가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글렌 로버트 머레이. 그의 가족과 친구 모두가 그를 그리워하며..


돌아 가는 길 발견한 메모리탑은 그런 마운트 쿡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리고자 세워진 듯 보였다. 누군가의 손으로 세워졌을 탑엔 마운트 쿡에 잠든 이들의 이름으로 채워져 있었다. 이 산을 정복하고자 시작한 여정은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기다리던 가족은 몇 글자로 그들을 향한 마음을 표현했다.




반대편에 뜬 무지개가 이곳을 찾았다 돌아가지 못한 영혼들이 만들어내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너무 동화 같은 이야기일까. 세찬 바람과 뾰족한 산 줄기를 따라 녹지 않은 눈이 만들어내는 산의 위엄에 고개를 절로 숙이며 다시 한번 참으로 유난스러운 날씨라고 생각했다. 

차에 시동을 걸고 무지개가 뜬 방향으로 달리다기 시작했다. 얼마 가지 않아 다시 하늘은 맑아지고.. 짧은 겨울을 경험하고 만난 푸른 하늘은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여행은 아직도 많이 남았고 또 얼마나 다양한 날씨와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지만 부지런히 가 보기로 한다. 뉴질랜드는 아직도 모든 걸 다 보여주지 않았으니.



Aoraki/Mount Cook National Park
아오라키/마운트쿡 국립공원 홈페이지 : 
http://www.doc.govt.nz/parks-and-recreation/national-parks/aoraki-mount-cook/

1%의 소소한 이야기 : 마운트 쿡의 '쿡'은 뉴질랜드와 호주를 탐사한 영국인 선장 '제임스 쿡'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렇지만, 이 산의 형세를 봤을 때, 그가 산에 오른 일은 없었을 것 같다.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사전]

1.아이사이트(iSITE)
 : 뉴질랜드 여행의 모든 자료가 있는 곳. 한국에서 가져온 정보보다 쓸만한 것이 넘쳐난다.
2.투디그리(2° 2Degrees) : 이번 여행에 사용한 통신사. 선불 방식의 유심을 사서 충전해서 썼다.
http://www.2degreesmobile.co.nz/home
3.쥬시(Jucy) : 이번 여행에 사용한 캠퍼밴 회사. 당시 하루 렌탈비가 25달러. http://www.jucy.co.nz/
4.뉴질랜드 달러(NZD) : 뉴질랜드는 자신들만의 화폐를 사용하고 NZD로 표시한다. 호주에 비해서는 낮은 환율.
5.비수기 : 4월부터 10월이 비수기로 알려져 있고 여름 휴가철을 피하면 저렴한 항공료도 구할 수 있다.
6.노숙 :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캠핑을 하지 말라는 표시가 있는지 확인을 꼭 해야한다.
7.테카포 호수(Lake Tekapo) :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 해 하루 묵어가기에 좋았던 곳. 선한 양치기의 교회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멋지다고. 주변엔 숙박업소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8.푸카키 호수(Lake Pukaki) : 밀키블루의 호수가 감동적인 곳. 테카포호수에서 마운틴쿡으로 향하는 도중에 만난다. 
9.마운트쿡(Mt.cook) : 성난얼굴과 온화한 얼굴을 가진 예측불허 날씨를 경험한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산.

[뉴질랜드 14박 15일 일정이 궁금하다면]
: 그래, 이 맛이야~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프롤로그 http://sinnanjyou.tistory.com/209



이 뉴질랜드 여행은 2013년 7월 11일부터 30일까지 14박 15일간의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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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 2013 신난제이유 / 사진 및 글에 대한 불펌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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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Panasonic GF-1, iPhone 5 (신난제이유) / Olympus OM-D(우쿠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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