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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8일. 드디어 막이 올랐다. 나의 일본 유학기.
일본 유학 준비를 하며 친해진 낙성대언니 집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 새벽 일찍 미리 부른 콜밴에 몸을 실었다. 기사 아저씨의 딸도 일본 유학을 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김포공항까지 달리고 달린다. 이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고민하고 힘겨웠고 설레었고 즐거웠는지 모르겠다. 



비행기가 처음이니, 이런 종이도 처음. 옆에 사람에게 묻고 또 물었다.


이날,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 보았다. 몇 년 전에 일본에 갈 땐 부산에서 배를 타고 갔기 때문에 비행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육중한 무게의 쇳덩어리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때, 나는 시트의 손잡이를 꼬옥 잡고 숨을 참았다. 기압 때문에 귀가 먹먹해진다는 얘기에 나름 대비한다고 귀마개까지 한 상태로. 

하늘에 뜬 상태로 정신없이 출입국 관리서를 작성하고, 기내식을 먹고 화장실까지 다녀왔다. 밖에 보이는 풍경을 보며 '이 비행기가 추락하지는 않겠지?'란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이렇게 겁많은 내가 다른 나라에 가서 살겠다고 한국을 떠나왔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저 멀리 후지산이 보인다. 조금씩 일본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 나기 시작한다. 구름밖에 안 보이던 창가에 조그맣게 산과 집들이 보이자, '추락하면 밑에 사람들도 다 죽겠네..'란 쓸데없는 생각이 다시 떠오른다. 2시간 동안 생각한 것들의 50%는 '죽으면 안 돼'였을지도 모르겠다. 




이윽고 비행기는 일본에 내렸다. 첫 비행(?) 또한 성공적이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하네다공항의 풍경에 내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드디어 일본이다. 대학교 3학년 때 후쿠오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며 '꼭 다시 일본에 가겠다.'라고 다짐했던 그 순간이 마침내 찾아온 것이다. 이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른다. 불안감이 섞인 기대감으로 나는 시작한다.






소셜댓글
댓글
  • 프로필사진 BlogIcon 이퍼센트 아마이코이 아....왼쪽에 입력창이 안보여서.....오른쪽에서 헤매고 있었음.
    미안....ㅋㅋㅋㅋㅋㅋ
    2012.01.20 12:24 신고
  • 프로필사진 BlogIcon 신난제이유 ㅋㅋㅋㅋ그저 댓글 남겨주시는 것만으로도 감격합니다!! 2012.01.19 09:17 신고
  • 프로필사진 BlogIcon 로지나 Rosinha 엇! 저도 2007년에 일본 유학을 했어요 :) 전 오사카였지만 헤헤;
    사실 제 블로그 한 구석에도 오사카 유학기를 일기처럼 술술 써 보겠답시고 마련해놓은 카테고리가 있지만 ..
    지금 한 3개 썼나요? ㅋㅋㅋ 다음 업데이트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2012.01.26 15:58 신고
  • 프로필사진 BlogIcon 신난제이유 기쁨에 한걸음 달려가 글을 읽고 트래백을 남겼어요.
    전 3년이나 일본에 있었는데 오사카는 가보지도 못했어요.
    나중에 관광을 위해서 남겨두었다고 그렇게 위안을 해 봅니다. 흑.
    사실 예전일 끄집어낸다는게 쉽지가 않아요. 제 뇌용량의 한계란게....있더라구요. 크흑.
    2012.01.26 19:26 신고
  • 프로필사진 교환학생 저도 얼마 전에 일본에 왔는데 와.. 저랑 심리상태가 똑같으셨네요. 저도 죽으면 안돼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님 글 보고 이렇게 겁많은 아이가 어떻게 이렇게 왔을까 아이러니하다고 느껴지네요 ㅎㅎ.. 그리고 신기한건 몇 년전 일을 어떻게 그렇게 생생하게 기억하시는지.. 저는 불과 어제 일도 기억이 안나는데 -_-..; 2018.03.31 07:18 신고
  • 프로필사진 BlogIcon 신난제이유 하하, 오랜만에 댓글이 달려서 저도 예전에 쓴 글을 다시 읽었네요. 제가 일본에 간 것이 2007년 가을 쯤이었고 이 글은 2012년에 썼는데, 저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네요. 지금은 너무 시간이 흘러서 사실 일본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가물가물해 졌어요.

    일본에 공부하러 가셨군요. 불안감도 크고 아마 심리적으로 외로움도 종종 느끼고 하실텐데, 그 시기를 잘 버티고 나면 그럴 때도 있었구나란 기분이 들겁니다. 물론, 그 시기를 온 몸으로 보내고 있을 때는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 힘들지만서도요.

    부디 힘든 기억들보다 즐겁고 좋은 경험과 추억을 쌓으시길 응원할게요 :)
    2018.04.01 19: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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