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 호주에서 맞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는 어떤 느낌일까? 한국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호주에서 보내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가 어떤지 너무도 궁금해 했기에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특별히 포스팅으로 준비했다. 예전에 뉴스에서 봤던 수영복 입은 산타와 루돌프는 과연 만날 수 있는 것일까? 그 답을 찾아서 직접 크리스마스를 찾아 길을 나섰다.
http://www.thatsmelbourne.com.au/Whatson/Christmas/Pages/Christmas_map_2012.aspx
오늘 내가 참고한 것은 멜번 비지터센터에서 발견한 'Melbourne Christmas Decoration Map'. 멜번 시티에 설치해놓은 이런저런 크리스마스 관련한 전시물들을 쉽게 찾아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는데, 처음 길을 나설 때는 다 둘러보겠다는 마음이었지만, 미리 얘기하건대 몇 군데밖에 찾아가질 못했다. 어쨌든, 멜번의 크리스마스를 찾기 위해 출발! 참고로 이 지도는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사우스뱅크에 설치 된 'Mistletoe kissing bridge'
이 다리 아래에서 키스하면 행운과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다는데 아무래도 플린더스 역과 바로 연결된 다리라서 그런지 과감하게 키스를 하는 사람은 발견하지 못했다. 사실 이 다리는 내가 트레인을 타고 출근할 때 매일 이용하는데 그 때도 키스하는 커플은 발견하지 못했다. 하핫. 다리는 2013년 1월 1일까지 그대로 유지가 될 예정인지라 언젠가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밤에 보면 더욱 예쁜 플린더스 역Flinders Station
크리스마스는 역시 낮보다 밤인 걸까? 확실히 밤에 보면 더욱 예쁜데 낮에는 그 느낌이 잘 살아나지 않는 것 같다. 플린더스 역의 한 쪽 면을 이용한 이 데코레이션은 밤이 되면 그 매력이 두 배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길! 낮에는 역의 고풍스러운 매력하고 조금 부조화하다는 느낌이지만, 밤엔 정말 예쁘다.
산타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이곳은 'Christmas Square'
크리스마스의 주인공들은 역시 아이들일까? 어느 곳보다도 많은 아이를 만날 수 있었던 이곳은 대형트리와 함께 산타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밤이 아니더라도 볼거리가 그나마 있는 장소이기도. 호두 깎기 인형에 등장할 법한 커다란 병정들도 마음에 들었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트리가 있다는 것도 좋았다.
트리 뒤로 보이는 성당은 내가 영어공부차 갔던 프리스쿨이 종종 열리는 곳. 의도했는지 어쨌는지 몰라도 트리와 함께 보이는 이 구도가 참 마음에 들었다. 커다란 트리 앞은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이기도 해 그 앞에서 결국 사진을 찍진 못했다.
한편 크리스마스의 요정들은 아이들에게 종이를 하나씩 나누어 주고 있었다. 어른에게는 주지 않는 매정한 요정들. ㅎ 이 종이는 스퀘어 안에 있는 스탬프들을 찍어서 모아오면 산타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게끔 한 이벤트인데 꽤 재미있는 기획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그 조그만 손으로 스탬프를 찍으러 다닌다고 연신 바삐 돌아다니더라는.
스탬프를 다 모아오면 이렇게 한여름에도 산타복과 수염까지 갖춘 산타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아이들이 신나서 기다리고, 조금이라도 더 산타와 함께 있으려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어찌나 흐뭇하던지. 산타역의 할아버지는 만만찮게 더워서 힘들었겠지만.
음악과 조명의 조화, Melbourne Town Hall decorations and light projections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것이 바로 이 타운홀. 이미 여러 사람을 통해서 밤에 보면 예쁘다는 소리를 듣고 들었는데, 시간이 나질 않아서 결국엔 낮에 가서 볼 수밖에 없었다. 타운홀 전면을 이용한 이 데코레이션은 밤 9시부터 진행되기에 역시나 낮엔 그 멋진 장관을 볼 수 없어 유튜브를 통해서 대리만족을 해야 했다. 역시, 직접 봤어야 했다. 아쉬워라.
수영복을 입은 산타와 루돌프는 만날 수 없었지만, 길거리 음악가의 바이올린에서 캐럴은 울려 퍼지고 빨간 산타모자를 쓴 사람들이 다니는 멜번.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는 생각보다 밋밋하고 허전한 느낌으로 다가왔지만, 인생에서 한 번 정도는 남반구에서 맞는 크리스마스도 꽤 특별하지 않은가! 크리스마스라 모두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기에 소복소복 쌓이는 눈이 없는 아쉬움은 이번엔 접어두기로. 어쨌든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음..물론 지났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