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의 유명한 카페 골목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발견한 이름처럼 작은 컵케이크를 파는 곳 Little Cupcakes. 이곳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던터라 어떤 컵케이크를 파는지 궁금한 마음에 문을 열고 들어가 보았다. 밖도 안도 참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느낌이 귀여운 샵이라는 것이 첫인상.
작은 컵케이크를 파는 집이라서 그런지 내부는 그렇게 넓지 않고 자그마하다. 그 작은 공간에서도 컵케이크를 사서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뭔가 귀엽게 느껴지기도. 카페에 앉아서 꽤 긴 시간을 보내는 한국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잠시 케이크와 함께 여유를 즐기고 나갈 정도의 규모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점이라 그런지 루돌프와 산타, 트리 모양의 컵케이크가 많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절로 귀엽다는 말이 나오더라는. 한 가지 아쉬운 것이라면 생각보다 훨씬 가격이 비싸다는 것! 시중에 파는 컵케이크와 비교하자면 확실히 귀여운데 그 노력이 포함된 탓인지 비싸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크기의 컵케이크가 4.50달러. 그것보다 한참 작은 크기의 컵케이크가 2.50달러였다.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일단 우쿠와 나는 하나씩만 선택해서 들고 나왔다. 같은 크기일 경우에는 그냥 봉투에 담아 두는 것 같던데, 사이즈가 다른 컵케이크 2개라서 상자에 담아 주더라는. 상자를 다른 비닐봉지나 종이가방에 담아 주는 것이 아니었던지라 이걸 들고 음료를 먹으러 가는 길이 참 불편했다. 상자에 손잡이라도 있으면 오죽 좋을까. 조금의 배려가 필요했던 부분.
맥도널드에서 한정 판매중인 망고 음료를 사 들고 사우스뱅크 벤치에 앉아 상자를 열었다. 아 귀여운 루돌프와 빨간 트리. 박스를 손에 들고 조심조심했음에도 크림이 박스에 묻어서 그 모양이 부서졌다. 아이고.
땡글한 눈이 귀여운 루돌프. 먹기 참 아까웠지만, 그래도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냠하고 베어 물었다. 아..달다. 초코머핀 위에 올라간 크림은 부드럽게 입에서 흩어진다. 케이크 먹을 때 크림이 늘 난감했었는데 이 정도는 충분히 먹을만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루돌프 귀도 냠냠, 코도 냠냠.. 적어놓고 보니 꽤 잔인하게 먹은 것 같네.
정말 작은 이 빨간 트리는 딸기 맛이 날까 하고 기대했는데, 기본적으로 위에 올라간 크림은 똑같은 맛이었다. 색소를 넣어서 색깔만 다르게 만든 듯. 말 그대로 한입에 쏙 넣고 우물우물 씹어 먹으면 될 크기이다 보니 우쿠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먹어 버렸다. 꺅!
순식간에 컵케이크 두 개를 먹어치운 후 내린 결론. 너무 기대하고 간 탓인지 생각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것도 사실. 특별한 날에 한 번씩 멋 내기용으로 먹으면 좋을 법도 한데 기본적으로 그냥 즐기기에는 크기나 가격이 아쉬웠다. 저 구석에 치워 둔 베이킹을 배우고 싶다는 욕망이 다시 불끈불끈 솟아나게는 해 주었지만.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만, 단순히 디저트를 즐기러 가기엔 100% 만족하게 하지는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