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와 함께하는 인문학 데이트
뮤지컬 베르테르와 함께하는 인문학 강의
"뭘 하러 간다고?"
"인문학 수업이야. 괴테의 삶과..."
"뭐? 괴테?"
"응, 괴테.."
내가 인문학 강좌를 들으러 간다고 했을 때 거의 모든 사람의 반응은 그랬다.
가서 숙면하겠네. 지루하겠네. 웬 공부냐.
인문학이란 장르가 주는 그 참을 수 없는 무거움이란 그런 것이었다.
아무리 인문학이 요즘 떠오르는 아이콘(?)이라고 해도 쉽게 닿을 수 없는 그런 장르가 아니던가.
게다가 오늘 내가 들으러 가는 주제는 '괴테'였다.
▲ 괴테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위의 자료로 대신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그 이름의 길이에서 느껴질 만큼의 어려움.
독일의 대문호인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이번 인문학 강의는 어렵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괴테는 신곡을 쓴 '단테'와, 죄와 벌의 '도스토예프스키'에 이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중의 하나였으니.
"그녀는 내게 신성한 존재이다. 그녀 곁에 있으면 내 기분을 알 수가 없다.
마치 영혼이 내 모든 신경에서 거꾸로 돌아가는 듯하다."
그런데 왜. 인문학 강의를 듣고 싶다고 찾아간 것인가.
그 연유는 연말 뮤지컬과 관련된 기사를 우연하게 읽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러다 발견한 것이 뮤지컬 '베르테르'의 예고 동영상. 뮤지컬에도 예고가 있다는 것도 사실 처음 알았지만,
예고 속에서 흘러나오는 나레이션이 마음에 들어 두어 번 더 돌려봤다.
참, 로맨티스트네.
그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의 그 짧은 나레이션이 어찌나 마음을 동하게 하던지.
그렇게 시작한 관심이 뮤지컬 베르테르와 연계로 특별히 열린 인문학 강의까지 이어진 것.
※관련 기사 :연말 뮤지컬 '9종' 최종정리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3111410452796971
괴테와의 만남을 갖기 위해 내가 찾아간 곳은 예술의 전당이다.
뮤지컬 베르테르가 공연될 곳이기도 하며, 4번에 걸친 이번 인문학 강의가 이루어지기도 하는 곳.
불금에도 예술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던지라 전당은 생각보다 북적북적했다.
앞서 말했듯 이번 인문학 강의는 뮤지컬 베르테르의 개막과 함께 이루어진 것인데
베르테르의 사랑과 고뇌에 공감하는 이유를 3회의 특강과 스페셜 강의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내가 참여하게 된 것이 첫번 째 강의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모든 것'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만을 생각하고 갔던 내게 괴테의 이야기로 가득 찬 강의는 괜찮을까 우려했던 것도 사실.
집에서 출발해서 강의장에 도착하는 그 순간까지도 머릿속엔 오로지 '어렵지 않을까?'란 생각만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괴테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그가 쓴 소설을 끝까지 읽어본 적도 없는 '덜' 문학소녀였으니.
강연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도 그랬다. 무언가 '문학'을 알 것 같은, 즐길 것 같은 사람들.
그래서 강의를 시작하기 전까지 안절부절못하면서 수업시간에 졸다가 혼나는 건 아닐까, 내게 괴테에 대한 질문을 하면 어쩌나.
괜한 긴장감에 혼자서 별별 생각을 다 하며 괜히 온 것인가에 걱정했다.
물론 수업을 다 듣고 나선 쓸데없는 걱정이었구나 싶었고.
괴테와 함께하는 인문학 강의는 생각보다 훨씬 재미나다.
이렇게 말하면 믿기 어렵겠지만, 난 정말 남은 강의를 다 듣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첫 강의 주제는 나머지 강의와 비교했을 때 특히 쉽지 않은 주제였음에도 괴테가 가깝게 느껴질 정도로.
강연자인 임홍배 교수님의 이력을 봤을 땐 한국괴테학회(란 게 있는지 처음 알았다.) 회장이시니
무언가 강연도 굉장히 지루하게 이어지지 않을까란 나름의 선입관도 가졌었는데 중간중간 유머를 섞어
내용이 딱딱하게만 흘러가지 않도록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는 강의를 만들어 주셨다.
▲ 내 글씨는 이것보다 조금 더 괜찮다. 빠르게 쓰다 보니..흠흠.
그렇게 듣는 강의를 통해 괴테에 대한 많은 이미지 또한 많이 바뀌었다.
무언가 고리타분한 중세 남자라고 생각했던 이미지는 유머러스하고 쾌활한 젊은이로 바뀌었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자신의 경험을 살려 휙 써내려간 열정적인 로맨티스트로 바뀌어 갔다.
오히려 괴테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에 더 강의 내용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기분마저 들었다.
괴테에 관한 몇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
1. 괴테는 작다.
그의 생가에 남겨진 침대의 길이는 대략 170cm. 그는 160cm대였던 것으로 작은 편이다.
2. 괴테는 사실 평민 출신이다.
그의 이름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폰은 귀족들만 가질 수 있는 이름이지만,
사실 그는 평민 출신으로 후에 아우구스트공의 부름을 받아 정치활동을 시작하면서 귀족지위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가 귀족들 곁에서 일하게 되는 걸 그의 부모들은 어울리지 않는 위치라며 반대했다고 한다.
3.괴테의 영원한 친구 쉴러
걸어서 5분밖에 되지 않은 거리에 살면서도 편지를 주고받은 그들의 방대한 우정 덕분에
괴테연구에 큰 도움이 되는 자료가 남았다.
4.괴테의 영원한 사랑 릴리 쇠네만
그녀와 약혼을 했지만, 결국 괴테는 자신의 꿈을 위해 파혼했다.
그러나 80세의 괴테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녀를 사랑했다고 말했다.
5.괴테의 반려자 크리스티아네 불피우스
조화를 만드는 하층민인 그녀와 귀족의 괴테는 결혼하기엔 신분 차가 컸다.
프랑스군인이 괴테의 집에 쳐들어오자 불피우스는 그 앞을 가로막으며 여기가 누구 집인줄 아느냐며 쫓아낸다.
그리고 거기에 반한 괴테가 청혼, 결혼한다. (음?)
6.괴테는 오래 살았다.
그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보고 주인공 베르테르는 자살하지만,
그걸 본 많은 젊은이들 또한 자살을 했지만(이러한 이후로 몇몇 나라에서는 금지소설이 되기도),
막상 괴테는 80년이 넘는 그 당시로는 긴 생애를 살았다.
괴테 개인만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와 '파우스트'도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작품의 배경과 설명을 들으니 괴테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물론 그 내용은 쉽지가 않다. 당 시대의 사회상에 대한 비판과 모든 예술에 대한 탐구,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강조하는 내용 등이 표현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보니.
그래도 이번 강의를 통해 내게 괴테는 조금 편안하게 다가왔다.
그는 귀족신분이었지만 그러한 신분제도로 사람을 나누려 하지 않았으며
몇 번에 걸쳐 수정과 수정을 가해서 작품을 써내는 노력파였으며(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제외)
얽매이기 싫어 이탈리아 여행을 훌쩍 떠나버린 자유인이자 멋진 사랑을 글로 표현하는 로맨티스트였다.
이런 멋진 남자를 알게되다니!
아마 기회가 없었다면 쉽게 참여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 같다.
왠지 어렵게 느껴지기만 했던 인문학과 괴테 그리고 그의 작품들이었기에.
그러나 후회하지 않을 만큼 오길 잘했다란 생각이 들었다.
괴테를 잘 알아도, 그렇지 않아도. 뮤지컬 베르테르를 보고 싶은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모두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가 있는 그런 시간이었으니까.
뮤지컬 베르테르와 함께하는 인문학 강의
http://ticket.interest.me/Play/PlayView?num=JUsTips1fb4FKINzwyKKzg==&saleplayNum=XYSqnrsuKSuml5w4cfLICQ==#
- 강좌일시 : 2013년 11월 15일, 22일, 29일, 12월 6일.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
- 강의 내용 :
1강.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모든 것 : 11월 15일(종료)
2강. 베르테르의 고뇌와 사랑 : 11월 22일
3강.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현대적 읽기 : 11월 29일
스페셜 강의. 뮤지컬 속 베르테르 사랑 탐구 : 12월 6일(베르테르 패키지 구매자와 이벤트 당첨자를 위한 강의)
- 특전 : 수강자 전원에게 뮤지컬 <베르테르> 20% 할인쿠폰 증정
[이 글은 CJ Social Board 지원으로 쓰여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