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소소한 이벤트 당첨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더니 친구 곰수지양도 만만찮은가 보다.
그녀는 다음에서 한 이벤트에 당첨되어...(긴장하자, 좀 길다..)
'금난새 & 유라시안 필하모닉과 함께하는 집으로 가는 길 송년 오케스트라 시네마 콘서트' 티켓을 얻어왔다.
방은진 감독의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개봉을 앞두고 기획된 이 행사엔 주연배우인 전도연과 고수, 아역배우 강지우양이
직접 자리에 참석한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하고 달려갔건만 거의 1,000 여 명이 넘는 관객이 꽉 찬 공연장이라
예상치 못한 2층 좌석에 조금 당황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는 자리였구나...!
그래도 3층 좌석이 아닌 게 어디인가 싶어져서 기분 좋게 관람을 하기로 했다.
게다가 혹시나 싶어 망원렌즈도 하나 챙겨왔으니, 우아한 전도연과 잘생긴 고수를 보는 것에도 부족함이 없으리라
그리 믿으면서 열심히 눈을 반짝였던 듯도 하다.
이야기 하나, 배우들과 함께하는 집으로 가는 길 토크쇼
텅 빈 무대에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박경림이었다.
그녀가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미처 알지 못했던 터라 그 등장이 조금 놀랍기도 했지만, 탁월한 진행솜씨에 감탄했다.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웃음으로 풀어나가는 그녀의 진행은 부담스럽지 않게 적당 선을 치고 빠질 줄 아는 프로의 것이었다.
영화의 이야기에 밀려 그녀는 오늘의 조연이었지만, 그래도 이 글을 통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짝짝짝.
드디어 등장한 집으로 가는 길의 주연배우인 전도연과 고수. 그리고 방은진 감독, 아역배우 강지우양.
TV에서 늘 봐 오던 얼굴을 보는 것이라 크게 다른 건 없지만, 그래도 그 분위기를 직접 느끼는 건 특별하긴 했다.
빛..빛이 난달까? 이것이 영화배우의 아우라! 아..
감독님의 경우엔 사실 영화 '301 302'의 여주인공으로 더 인상에 강하게 남아 있다.
그 영화를 제대로 본 건 아니고 스토리가 범상치 않아 어린 시절엔 꽤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보니.
그런 그녀가 연출한 '오로라 공주'라든가 '용의자 X의 헌신',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까지 비교하자면
무언가 '헌신'이나 '희생'과 관한 사랑에 대해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아역배우인 강지우양은 정말 눈이 얼굴의 반이란 생각이 정도로 똘망똘망한 눈이 인상적이었다.
최근에 방영된 '수상한 가정부'에 나왔다고 하는데 안타깝게 그 드라마를 보지 못한지라
오히려 한동안 고향 집에서 엄마랑 봤던 아침 드라마 '당신의 여자'에서 본 게 더 기억이....(흠흠..)
전여신에 관해서는 뭐 따로 설명할 이유가 있겠는가.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라고 손꼽는다 하여도 절대 반대할 사람이 없을 정도의 빼어난 연기력은 이번 영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본 그녀는 조근조근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정말 우아하드라. 여배우는 저런 건가 싶을 정도로.
고비드는 설명이 필요 없다. 사진으로 대신한다.
막 찍어도 잘생긴 사진이 나오는 그의 얼굴은 내가 할 말이 없다.
이번 시네마 콘서트를 하기에 앞서 네티즌을 대상으로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했었는데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가 그것.
엄마의 영원한 친구란 표현이 찡했던 한 소녀가 엄마에게 보낸 편지가 당첨되었는데 특별히 전여신의 목소리로 읊어졌다.
딸과 엄마의 관계는 늘 감동적인 정서가 있어서인지 편지 내용을 들으면서도 괜히 코끝이 찡~
▲ 소녀를 챙기는 전도연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렇게 이벤트를 통해서 뽑힌 사람들은 특별히 무대 위로 올라왔다.
모녀의 사연과 부부의 사연이 선정되었는데 시간관계 상 편지는 모녀의 것만 소개되었다.
글을 쓴 소녀의 눈이 촉촉이 젖어 있었던 터라 전여신은 계속 눈물을 닦아주고 토닥여주더라는.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면서 배우 전도연에 대한 호감이 더 커졌다. 역시 여신인가.
※ 일반인 분들의 얼굴이라 뿌옇게 처리한 점은 사과드립니다. 혹시 사진을 원하시면 제게 연락을 주셔도...
▲ 고비드의 몸은 닳고 닳습니다..
박경림의 재치 넘치는 진행이 발휘된 순간은 '고비드와의 포옹'시간이 아니었을지.
부부 사연으로 뽑힌 부인에게 남편의 포옹을 받겠느냐 고수의 포옹을 받겠느냐를 물어보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수.
나라도 당연히 그럴 것이란 생각을 했기에 부인의 감정을 아주 십분 이해 할 수 있었다.
포옥 안기는 부인과 먼 산을 바라보는 남편의 모습이 굉장히 재미있는 순간이었다.
그 후에도 부담스러워요 라고 말하면서도 살포시 안긴 소녀의 엄마, 그리고 수줍게 안긴 소녀까지.
고비드와 함께하는 프리허그의 시간이 이어졌다. 2층에 있는 저도 좀..
영화 이야기를 잠시 돌아가서 고수의 역할은 지금까지 해오던 '잘생긴' 역이 아니기에 일부러 살도 찌우고 했다는데.
그래도 돈 없고 사람 잘 믿어 사기당하는 캐릭터지만 아무리 망가지려 해도 잘생긴 얼굴은 그대로 느껴지더라.
약간 눈치 없는 남편 캐릭터는 고수의 순한 눈과 어울리는 느낌도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꼬마 관객의 잘 보겠다는 그 목소리로 배우들이 빵 터지고..
지우양의 친구인가 했더니 그렇지도 않다고. 자기 또래 친구가 무대 위에 있는 모습이 신기했던 모양.
어쨌든 이 어린 친구의 활약(?)으로 굉장히 즐겁고 훈훈하게 이벤트가 마무리될 수 있었다.
▲ 있는 힘껏 두 배우의 모습을 확대..
그러고 보니 그렇게 많은 영화를 봤지만, 실제 영화의 주인공이 참석한 시사회는 처음인지라 색다른 경험.
생각했던 것만큼 예쁘고 멋진 배우들이었기에 놀랄 것도 없었지만, 그들의 입을 통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확실히 텍스트로 된 기사로 읽는 것과는 다른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함께한 것도 신기했고.
이 인원이 영화를 단체 관람(?)하는 것은 앞으로도 못해 볼 경험일 듯.
그리고 최고였던 건 역시..
훈훈한 모습을 보여준 전여신, 빛이 난다는 실물을 보여준 고비드님을 영접(!!)했다는 것.
이야기 둘, 금난새 & 유라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클래식 콘서트
2부에 이어진 것은 지휘자 금난새와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클래식 콘서트이다.
공연 자체는 그렇게 긴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클래식을 힘들어하는 관객들에게도 큰 무리가 없었을 공연이지만,
그것보다도 박경림을 능가할 듯한 말솜씨의 금난새 지휘자님이 있어 굉장히 재미난 공연이었다.
원래 '해설이 있는 클래식' 공연을 해 오신 터라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클래식을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해 주셨다.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이렇게 재미있는 곡이라니!
이외에도 많은 영화음악에 영감을 주었다는 설명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연주한 앤더슨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까지 굉장히 재미있는 공연이 되었다.
테마곡이 5분 정도는 될 줄 알았는데 2분 정도밖에 안 된다며 그럼 좋은 곡을 한 번 더 들어보겠다며
시간 배분까지 하는 지휘자님의 그 여유는 역시 연륜에서 나오는 것이겠지?
같은 곡이라도 느낌이 전혀 다르다며 원래 속도로 연주하면 '집으로 가는 길'이 되지만,
이걸 조금 더 빠르게 하면 '집에 왔다'가 된다는 이야기처럼 같은 곡을 두 번 듣는데도 느껴지는 감정은 확실히 달랐다.
이렇게 재미난 공연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물론 많은 인원이 콘서트를 봄에 있어서 생기는 문제점도 있지만, 그건 공연이 좋았으니 패스!
공연까지 끝나고 나선 무대 위로 하얀 스크린이 내려오면서 영화 관람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
이 많은 인원이 단체관람을 하는 건 정말 재미난 경험. 영화의 후반부가 되니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오고
다 함께 감동이란 감정을 공유하고 나니 공연장에 불이 켜지고 만나는 새빨개진 눈들이 나를 보는 듯도 했다.
이제 집으로 가야 한다. 영화만큼은 길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사족_ 영화에 대한 리뷰는 따로 하지 않을 생각이다. 직접 보는 것만큼 확실한 것도 없으니까.
다만 몇 마디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론 원래 이런 '사회 비판성'을 띈 영화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이미 알고 있는 현실을 새삼 확인받는 기분이 들어서 불편하달까.
영화에서 보여지는 '대한민국'은 너무도 무능력하기만 하고 그걸 보면서 100% 믿고 싶지 않은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역시 배우 전도연의 눈빛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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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Panasonic GF-1 / G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