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왔다, 나에게
'멘인블룸(Men in Bloom)'의 꽃 구독 서비스
나는 꽃을 좋아한다. 딱히 하얀 원피스에 생머리를 소유한 소녀가 아니다 하더라도. 출근길 아침 일찍 부지런 떨며 꽃시장으로 향하기도 할 정도로 나는 그렇게 꽃을 좋아한다. 금세 시들어 버린다고 해서 꽃이 쓸모없는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하고, 예쁜 옷을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내게 꽃이란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이다.
그런 내게 꽃이 왔다. 페이스북 여기저기에 '꽃이 좋아'를 떠들어댄 덕분인지 지인을 통해 꽃 구독 서비스(Flower Subscriptions)업체인 'Men in Bloom(멘인블룸)'이 내게 꽃을 보내왔다. 정기 구독이란 표현이 꽃에도 쓰일 줄이야, 이것 참 재미나다.
|꽃을 정기적으로 받아보자
신청하면 꽃을 일주일, 혹은 이주에 한번 규칙적으로 보내주는 이 서비스는 '꽃 정기 구독 서비스', 혹은 '플라워 서브스크립션(Flower Subscriptions)'이라고 불린다. 꽃을 산다는 것은 무언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 서비스는 사치스러운 일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꽃을 규칙적으로 받는다는 것은 매일 같던 하루가 조금은 더 특별하게 빛나게 한다. 거짓말같다고? 글쎄,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 남자, 꽃을 피우다.
지인의 말에 따르면 그 남자는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고 꽃을 만지는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결정이 아닌가. 보기엔 아름다운 꽃이지만, 그것을 다루기 위해서는 여러모로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테니까. 'Men in Bloom(멘인블룸)'이라는 업체명과 제법 잘 어울리는 이야기란 생가이 들었다. 그리고 찾아온 꽃, 그 남자의 손이 닿은 꽃들은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찾아왔을까?
|한 종류의 꽃? 여러 종류의 꽃?
'Men in Bloom(멘인블룸)'에서 구독할 수 있는 꽃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프리미엄급의 한 종류의 꽃으로 이루어진 클래식(Classic) 라인과 여러 종류의 꽃을 핸드타이드 방식으로 만든 라인이다. 한 종류의 꽃으로 이루어진 클래식라인이 3,000원 정도 더 저렴하고 한번 주문하는 것보단 2주에 한번, 2주에 한 번 보다는 4주에 한 번일수록 조금씩 가격이 저렴해진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나에게 선물하는 꽃으로는 클래식 라인을,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는 핸드타이드 라인이 좋을 것 같다.
|꽃 박스가 도착하다!
사실 꽃을 택배로 받는다고 했을 땐 택배로 안되는 상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꽃배달서비스라고 하면 직접 들고 찾아오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박스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에 한번 놀라고, 은색 보냉지에 싸인 박스를 봤을 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이게 배달이 되는구나란 생각과 함께.
흠뻑 적신 오아시스에 꽂은 꽃은 또 한 번 박스에서 고정되어 흔들림이 없도록 단단하게 잡혀 있었다. 다만 꽃 머리부분의 아래에도 조금 더 단단하게 잡아줘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던 것은 역시나 '택배'를 통해서 배달되는 것에 대한 염려랄까..?
먼저 도착한 꽃박스에는 꽃병이 들어 있었다. 첫 주문 시 무료로 제공되는 꽃병은 한마디로 '심플'해서 마음에 들었다. 딱히 마음에 드는 꽃병이 없어 스파게티 소스병, 음료병으로 꽃을 꼽던 내게 꽃만큼이나 고마운 선물. 보내온 꽃은 이 꽃병에 맞는 정도의 양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그냥 물을 받아 꽂으면 그걸로 화사해졌다.
|꽃은 그렇게 나에게 왔다
처음 도착한 클래식 라인의 꽃은 라넌큘러스 퐁퐁이다. 앞서 말한 '프리미엄급의 꽃'이 무엇인지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을 텐데 라넌큘러스 퐁퐁과 같은 꽃이라면 이해가 될까? 꽃집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종류의 꽃이다. 라넌큘러스의 경우엔 꽃시장에 갈 때마다 예뻐서 들었다놨다 하는 꽃이지만, 튼튼하고 오래가는, 말릴 수 있는 꽃 위주로 사는 내겐 결국 선택받지 못하는 비운의 꽃이기도 하다.
보라색과 노란색, 연두색이 묘하게 섞인 이 라넌큘러스는 처음 봤을 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더니 하루가 지나니 다른 빛깔을 보여줘 참으로 신기했다. 날이 지날수록 바라볼 수밖에 없게 만들던 꽃, 회사 사무실에 두고 일하다 한 번씩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게 하는 꽃의 힘은 참말로 좋았다.
그런데 배송 중 문제였는지 라넌큘러스 퐁퐁의 두어 송이가 꽃대가 꺾여 왔었다. 라넌큘러스의 미나리 같은 줄기와 커다란 꽃 머리는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꺾이곤 하는데 어찌 되었든 이야기를 들은 멘인블룸은 미안하다며 꽃을 다시 보내왔으니 이번엔 핸드타이드라인이었다.
빨간색 라넌큘러스와, 미니장미, 하얀색 금어초와 초록색 루스커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꽃다발은 클래식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정열'이란 컨셉에 부합되는 이 꽃다발을 보고 있자니 라넌큘러스의 꽃잎의 생김새가 열정적으로 탱고를 추는 여인네의 치맛자락과 닮았단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도 예뻤다. 꽃이란 정말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렇게 내게 찾아온 꽃은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바라보는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스트레스 받는 모든 것으로부터 잠시나마 탈출하게 했다. 모니터를 뚫어져라 한 번씩 바라보는 꽃에서, 아침에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세우고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꽃에서도 나는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유난 떠는 말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게 꽃이란 늘 나에게 주는 격려이며 위로 속에서 나는 하루의 즐거움을 가득 느낀다. 지금 삶이 조금 단조롭거나 우울하게 느껴진다면 그땐 무조건 꽃이다!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Men in Bloom
홈페이지 : http://meninbloom.co.kr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meninbloom
가격 : 핸드타이드 라인 : once 22,900원 / biweekly 42,900원 / weekly 84,900원
클래식 라인 : once 19,900원 / biweekly 38,900원 / weekly 76,900원
이 글은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Men in Bloom'(멘인블룸)으로부터 꽃을 받고 쓰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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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Panasonic GX1, Canon 7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