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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은 결국 먹는 일로부터 :: 2박 3일 일본여행에서 먹은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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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은 결국 먹는 일로부터
2박 3일 일본여행에서 먹은 음식들


최근 올리브TV에서 '원나잇푸드트립'이란 방송을 하고 있더라. 해외여행을 가서 하루종일 먹는 걸 보여주는 게 주된 내용인데, 몇몇 영상만 보더라도 그저 부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여행에 '먹방'은 빠질 수 없는 재미가 아니던가. 실로 이런 대단한 방송이 있단 사실에 감탄했다.

그래서 준비했다. 미에, 오사카, 나라. 2박 3일 동안 일본여행에서 열심히 먹은 것들의 감상평을 남겨 보는 포스팅! 막상 지금 보니 그렇게 많이 먹지도 못한 것 같지만, 어쨌든 여행하는 동안 참 부지런히 먹었다.



마츠사카역 앞에 이렇게 소모양의 동상이 있다. 이렇게나 고기를 사랑하는 동네다를 느끼게 해주는..


고기, 너는 존재만으로도 빛나는구나!

약육강식, '약한 자는 고기를 섭취함으로 더욱 강해져 밥을 잔뜩 먹을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의미를 붙여본다. 우리에게 있어 '고기'란 존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여행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끼며, 그 어느 곳보다도 맛있게 먹었던 고기요리를 모아보았다. 


 저녁에는 회전식 야끼니꾸가 가능하다. 회전초밥의 동네답지 않은가!


1. 일본 3대 와규(和牛·일본 쇠고기), 마쓰자카 규로 야끼니꾸를!

그러고 보면 일본은 그게 무엇이든 순위 매기기를 좋아한다. 그것도 '3'이란 숫자를 붙여서. 이유가 무엇이든 어쨌든 '3대'라고 붙여진 것들은 최고 중에서도 최고임은 틀림없으므로 어느 정도 믿을만하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이번 일본여행에서 내가 먹은 건 '일본 3대 와규' 중 하나라고 불리는 '마쓰자카 규(松阪牛)'다. (참고로 일본 3대 와규는 마쓰자카 규(松坂牛)와 고베 규(神戸牛)는 무조건 손을 꼽고 나머지 하나는 오우미 규(近江牛) 혹은 요네자와 규(米沢牛)가 손꼽힌다.) 그런 이름난 고기를 먹을 수 있단 생각을 하니 그야말로 행복한 일, 그것도 마쓰자카 본토에서 먹는 게 아니던가! 



이 맛있는 소고기를 점심으로 먹기 위해 킨테츠를 타고 오사카에서 마쓰자카로 이동, 역에서 택시를 타고 근처 야끼니꾸 가게로 향했다. 가장 기본적인 세트메뉴를 주문하면 4종류의 고기부위(등심과 같은 살코기와 내장)와 약간의 반찬이 곁들어져 나온다. 숯불로 고기를 구워서 먹는 '야끼니꾸'는 오랜만이라 괜스레 두근두근.


 스풰엠만큼이나 매력적인 고기! 고기! 고기!


마쓰자카 규를 숯불에 살짝 익혀 소금이나 양념장에 콕 찍어 입안으로 쏘옥. 야들야들한 고기에서 흘러내리는 육즙은 입안에서 왜 3대 와규로 불리는지 그 부드러움에 기분이 좋아진다. 화로 위로 불길이 치솟으면 같이 나온 양배추를 이용해서 불길을 잡아가며 그렇게 바로바로 구워 먹는 와규는 일본여행의 시작을 알리기에 정말 최고의 요리였다.



 가게이름이 무려 '돼지고기는 버려(豚捨、ぶたすて) 고로케'다. 소고기가 맛있으니까 돼지고기 따위. 


2.오카네요코초에서 마쓰자카 규로 만든 민치카츠(ミンチカツ) 와 규쿠시(牛串,ぎゅうくし)

오카네요코초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소다. 이유인즉슨 볼거리와 먹거리를 아주 다양하게 즐길 수 있으므로. 일본에 가면 늘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를 들려보곤 하는데, 한 곳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단 점에서 같다고 볼 수 있겠다. 



이곳에서 맛본 음식 중에서 마쓰자카 규를 이용한 요리를 2가지나 먹었다. 하나는 민치카츠(ミンチカツ), 하나는 규쿠시(牛串,ぎゅうくし,소고기 꼬치). 민치까스는 소고기를 다져 빵가루를 묻혀서 튀겨낸 것으로 고로케와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가 더 빠를 듯. 민치까스를 주문하면 고깔모양 종이에 넣어 주는데 소스를 살짝 끼얹어 먹으면 갓 튀겨낸 그 맛이 절로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이 꼬치를 향해 뒤에서 까마귀가 날라들어 깜짝! 뺏기지 않았다. 


소고기 꼬치는 제사 음식에서나 봤을 법한 산적과 비슷한 느낌일까 했는데 확실히 그것과는 다르다. 꼬챙이에 끼운 소고기를 소스 발라가며 숯불에 잘 구워낸 꼬치는 야끼토리(焼鳥、やきとり)라고 불리는 닭꼬치와는 다른 맛으로 맥주가 절로 생각나는 맛이다. 일본에 몇 년 사는 동안 이런 맛을 왜 몰랐나 싶다.





미에 현에 왔다면 당연히 이세우동(伊勢うどん,いせうどん)!

미에 현에서 유명한 먹거리를 손꼽는다면 '이세우동(伊勢うどん)'이다. 일본이야 우동으로 유명한 나라인지라 이세우동도 별다를 것 없는 것 없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세우동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우동의 이미지와 사뭇 다르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우동의 이미지는 멸치나 가츠오부시를 이용해 만든 육수에 담겨 있는 우동의 이미지. 이세우동은 그것과 전혀 다르다. 1cm는 되어 보이는 두꺼운 우동 면과 자작하게 부은 간장소스가 특징으로 처음 봤을 땐 굉장히 짤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그러나 막상 먹어보면 단맛이 강하고 불어터진 것 같은 면도 예상 밖의 쫄깃함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국물이 거의 없는 형태로 먹는 게 맞지만, 야끼우동의 형태로 먹는 것도 가능하다. 적당한 단맛이 있는 간장소스와 함께 철판에서 빠르게 볶아낸 이세우동은 일반적인 이세우동과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리 먹어도 저리 먹어도 맛있다. 



 소스 두번 찍으면 진짜 가만 안 둘 것 같다.

오사카에 왔다면 쿠시카츠(串かつ, くしかつ)와 오코노미야끼(お好み焼き,おこのみやき)

누가 그런 별명을 지었는지 모르겠다. '일본의 부엌'이라고. 오사카는 먹다가 죽는다는 말이 있는 동네답게 먹거리가 매우 풍부하다. 특별히 어떤 음식이라고 정의 내릴 수 없이 오사카에서 먹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맛있다. 이번 여행에서 잠시 들린 오사카에서 내가 먹은 건 쿠시카츠(串かつ, くしかつ)오코노미야끼(お好み焼き,おこのみやき)다. 둘다 오사카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별 다른 설명이 필요없이 '맛있다'.




1. 소스는 절대 두 번 찍지 말라, 쿠시카츠(串かつ, くしかつ)

쿠시카츠를 쉽게 풀어서 말하면 꼬치튀김 정도로 설명하면 될까. 다양한 채소와 고기를 꽂아 튀겨낸 것을 소스에 찍어서 먹는 음식으로 오사카 명물 중 하나다. 이 쿠시카츠를 먹기 위해 찾은 곳은 오사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쿠시카츠 다루마(串かつだるま).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로 양손에 쿠시카츠를 들고서 엑스자 자세를 하고 있는 동상이 유명한 곳이다. 



왜 소스를 두 번 찍지 말라고 하는지가 늘 의문이었는데, 생각해보면 이유는 간단하다. 한번 찍어서 먹고 난 꼬치를 다시 그 소스에 찍는 것 자체가 위생상 좋지 못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그러니 쿠시카츠를 먹을 땐 이 룰을 반드시 지킬 것!



 좌측부터 오사카 스타일, 히로시마 스타일, 교토 스타일 오코노미야끼.

2. 3가지 스타일의 오코노미야끼(お好み焼き,おこのみやき)를 맛보다!

오코노미야끼는 이제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진 메뉴이다 보니 어떤 음식인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듯하다. 이번 여행에서 운이 좋았던 건 이 오코노미야끼를 크게 3가지 스타일로 먹을 수 있었다는 것. 흔히들 말하는 오코노미야끼는 사실 오사카 스타일이다. 채소와 고기를 섞어 전처럼 구워내고 그 위에 오코노미야끼 소스와 가츠오부시가 잔뜩 올라가 있는.





그러나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끼는 이와 조금 다르다. 밀가루 반죽 위에 양배추와 숙주, 면을 쌓아 올려 계란지단이 올려 구웠다. 그래서 먹는 동안 오코노미야끼보다는 야끼소바(焼きそば,やきそば,볶음국수)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면 교토 스타일의 오코노미야끼는? 형태는 오사카 스타일과 비슷하지만, 소스라든가 맛이 조금 더 담백했다. 교토 음식들은 확실히 오사카에 비하면 덜 자극적이고 깔끔한 맛이다 보니 오코노미야끼에서도 그게 느껴지더라.



 호텔 조식도 잘 챙겨 먹었더니, 다들 아침부터 잘 먹는다고 칭찬을. (네, 제가 좀 잘 먹..)

이 외에도 뷔페식으로 나온 호텔 식사라든가 다양한 디저트들도 열심히 먹었는데 다 소개하려면 1, 2편으로 나누어야 할 것 같아 일단 몇가지만 대략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지금까지의 내 여행은 사실 '먹방'보단 '구경'에 좀 더 충실한 편이었다. 먹는 것의 소중함을 몰랐다기보단 먹는 것의 즐거움을 잘 몰랐기 때문인데, 작년에 다이어트란 걸 한답시고 식욕을 절제한 결과로 '인생의 낙은 먹는 것으로 창조된다'는 위대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 이후에 처음 떠난 해외여행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것을 먹고 싶었다. 그리고 잘 먹고 싶었다. 그렇다 보니 앞으로의 여행은 분명 먹방이 중심이 될 것이란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듯하다.


[참고글]
三大和牛 - Wikipedia :  http://bit.ly/1PjO8Ar
伊勢うどん - Wikipedia : http://bit.ly/1UGKcOo


이 글은 하나투어 겟어바웃(getabout.hanatour.com) 필진 자격으로 여행지원을 받아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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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Panasonic GX1  + G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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