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인생 빵 이야기다.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로 치는 것을 맞닥뜨렸을 때 '인생OO'라는 표현을 요즘 쓰던데, 그렇다면 오늘 소개하는 이 카페의 빵은 '인생 빵'이라고 칭해도 부족하지 않을 터. 그 정도로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이 맛있는 빵이 있는 곳, 아우어베이커리(OUR Bakery)다.
도산공원 뒷편
|작은 카페에는 사람이 많았다
때마침 회사 두점데이였다. 평소 한 시간이던 점심시간이 두 시간으로 늘어난 특별한 날. 그래서 회사 근처보다 조금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점심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그때 이 빵집이 인스타그램에서 그리 핫할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냥 검색하다가 빵이 맛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기억해둔 곳이었을 뿐이다.
|점심시간 전에 찾았을 때는 아직 빵이 다 나오지 않은 상태
카페는 생각보다 작았다. 빵도 생각보다 적었다. 그런데도 사람이 많아 그때까지만 해도 좀 의아했었다. 이 작은 카페에 왜 이리 사람이 많은 것이며 압구정 직장인들은 역시 빵으로 배가 차는 걸까 하고.
달달한 빵과 달달하지 않은 빵
|미니라이(4,200원) 베이컨롤(3,200원)
빵의 종류나 양이 다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내가 갔을 때 모든 빵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지만, '베이커리'란 이름을 달기엔 그렇다. 어쩜 내 머릿속의 '빵집'들이 너무 많은 빵을 팔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빵집'이라고 생각하고 갔다면 약간 의아해할 수도 있단 이야기.
|프루츠베리(3,600원), 티라미수 페스트리(3,800원)
구수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발효 빵에서부터 베리가 잔뜩 박힌 빵, 그리고 생크림이 올라간 페스트리까지. 달달한 빵과 달달하지 않은 빵, 빵 앞에서 절로 경건해졌다. 무엇부터 먹을 것인가.
빵만 있으면 목메이니까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에티오피아 혹은 과테말라 원두를 선택할 수 있다
치킨과 맥주라면 빵은 당연히 맛있는 커피가 함께해야 한다. 이곳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예쁜 틴케이스에 원두를 판매하고 있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커피에 자신감이 있단 증거. 흔히 먹을 수 있는 아메리카노나 라떼 외에도 아우어만의 독특한 커피 메뉴도 있으니 도전해 볼 것. (검색하니 그린티 더블이 인기다.)
먹빵
|빵이 나오는 시간이 조금씩 다르고 바로 동난다
사실 빵으로 배를 채우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점심은 다른 곳에서 먹고 후식으로 가볍게 하려고 했던 것이 애초 계획. 그러나 막상 먹고 싶은 빵을 담고 커피를 시키고 나니 이게 가벼운 느낌(!)으로가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오늘의 선택, 티라미수 페스트리(3,800원)와 시드밤(3,800원), Our Air(4,000원)
오늘 선택한 빵은 좀 달달해 보이는 것들. 얼마 전부터 계속 크루아상이 먹고 싶어서 비슷한 식감을 가진 페스트리류로 선택. 커피는 무난하게 아메리카노로 가려다가 역시나 비엔나 커피에 꽂혀 아우어 에어(Our Air)란 이름의 커피로 주문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맛있다. 어마무시하게.
바삭바삭이란 표현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페스트리빵. 빵을 가르니 종잇장같은 층이 곱디곱게 나 있더라. 생크림이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티라미수 페스트리를 처음 먹고 같이 간 지인과 탄성을! 아, 정말 맛있는 빵이었다.
그렇다면 시드밤(Seed Bomb)은? 아, 이건 티라미수 페스트리보다 더 맛있었다. 부산에서 파는 씨앗호떡을 연상케 하는 페스트리빵 안에 견과류라 쏙쏙 박힌 이 빵은 내 입맛이 그리 섬세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인생 빵 그 자체였다. 뭐라 설명을 더 할 필요 없이 맛있었다.
|페이즐리 문양과 핑크 슬리브는 아우어 베이커리의 시그니쳐
문득 호주에서 워홀 시절을 보낼 때 먹었던 빵들이 생각난다. 빵보다 분명 밥이 더 좋을 때였음에도 어찌나 빵이 맛있던지. 한국에서는 그런 빵보단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나 슈퍼에서 파는 빵들이 다였는데, 요즘은 점점 맛있는 빵을 구워내는 곳이 많아져 참 좋다. 이러니 빵순이가 절로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조만간 다시 인생 빵을 맛보러 가야겠다. 쓰고 있다 보니 너무 먹고 싶어.
아우어베이커리(OUR Bakery)
https://www.instagram.com/ourbakerycafe/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10-11
전화번호 : 02-646-5556
영업시간 : 10:0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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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Panasonic G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