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들의 키스에 담긴 이야기 :: 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 '로이터 사진전'

반응형


난 절대로 낚으려는 의도는 없다. 진짜다. 
로이터전 포스터에 당연한 듯 이 사진이 메인이었고 그들의 의도(?)대로 나는 보도사진과 이들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서 로이터전으로 향했을 뿐이다. 평소 사진전을 좋아하던 터라 더욱 부담없었다는 이유도 한몫했고.




자신감 있는 로이터 통신



'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라는 타이틀로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전시는 현재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중인 3개의 전시 중에 '그나마' 사람이 조금 몰릴 것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예상대로 '그나마' 덜 몰린 인파로 조금 여유있게 감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건 정말 반가운 일이다. 



이번 전시는 세계 3대 통신사의 하나인 로이터 통신의 소속 600명의 기자가 매일 1600여장씩 제공하는 사진들과 로이터가 보유한 1300만장 이상의 자료에서 엄선한 450여점으로 채워졌다. 

그러니 이런 문장을 쓴 것이겠지. '로이터가 국내에서 선보이는 세계 최초의 대규모 기획전시'. 전시와 별개로 '세계 최초', '대규모' 라는 멘트에서 뭔가 엄청난 자부심이 느껴지지 않는가. 




6곳 중에서 촬영은 오직 한 곳에서만



전시는 총 6개 섹션으로 나누어졌다. 시선의 흐름을 따른 공간스토리를 연출하고자 한 의도대로 전시장은 섹션에 따라서 약간씩 변화를 가진다. 벽에 일렬로 걸린 사진을 보는 것과는 확실히 흐름이 다르기 때문에 기존의 사진전과는 동선에서 조금 새로움을 보인다.



6개의 섹션 중 사진 찍는 것이 허용된 유일한 공간은 Unique(색의 그라데이션으로 완성한 유쾌한 세상의 칼라칩)존으로 컬러풀한 사진들에 둘러 쌓여 셀카를 찍는 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만큼 사진이 잘 나오니, 인증샷을 찍겠다면 놓치지 말 것!

어찌하였든 다른 섹션의 사진은 소개를 할 순 없지만, 이곳의 사진은 촬영이 허가되어 있었던 터라 몇 작품 소개하며 개인적인 감상평을 달아 본다. 

 

|스페인의 토마토 전쟁이 있다면 우리에겐 머드축제가 있다! 

|따라따라단~ 따라따라단~ 따라딴딴딴~따라따라따라~

|누구누구 네일이 제일 잘 되었나

|이제 우린 엄마한테 혼났어

|보는 것만으로 평화로워져서 진지한 코멘트를 써야할 것만 같은 사진

|다음 해 발렌타인을 기약하며 

|물담배 좀 필줄 아는 북극곰


보도사진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전쟁의 참혹함'을 다룬 사진을 쉽게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로이터전은 다양한 주제의 사진들로 보도사진이 무겁고 심각하다는 이미지를 내려놓게 한다. 사진 촬영이 허용된 Unique존 외에 자연풍경을 가득 담은 Travel On Earth존으로 가면 더욱 그러한 면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진들은 참혹한 보도사진들과 대비되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드라마틱한 일들에 대한 감정을 깨닫게 만들어 준다. 로이터전의 부제인 '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모습을 담아냈다는 면에서 참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보도사진전의 묘미



함께 전시회를 보러간 지인은 사진전의 묘미는 사진 속의 장면에서 다양한 것들을 찾아내는 점이라 했다. 위의 사진만 해도 그러하다. 연기 속을 해치며 한 컷이라도 이 상황을 담아내려는 사진작가와 달리 소년은 그져 그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다. 한 컷의 사진 속에 아주 사소한 재미를 찾아내는 것, 그런 사소한 재미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놓쳐서 안되는 보도사진전의 포인트는, 그 사진이 찍히게 된 배경이다. 글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가장 처음 나왔던 사진을 다시 살펴보자.

낚는 용도로 쓰인 이 사진은 동성결혼 합법화를 축하하는 의미였던 것일까하는 추측도 되지만, 사실 그와는 전혀 다르다. 소련 공산당 서기장 미하칠 고르바초프와 동독 공산당 서기장으로 재선된 에리히 호네커에서 축하 인사를 하는 굉장히 정치적인 장면인 것이다. 사진의 배경과 자신만의 해석, 보도사진전이 재미난 것은 바로 그런 점이다. 


로이터전은 앞서 봤었던 매그넘전, 로버트 카파전, Life전에 비하면 보도사진을 가볍게 담아낸다. 어린 관람객이 눈에 띄었던 건 그러한 이유일터. 참혹한 현실의 사실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공감을 끌어내려고 한 전시. 그렇기에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전시장을 빠져나올 수 있으리라 본다.



REUTERS, 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 로이터 사진전
홈페이지 : http://www.reutersdrama.com/
일정 : 2016. 06. 25(토) - 09.25(일)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층
관람시간 : AM 11:00 - PM 8:00(입장마감 7:00) /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휴관(7/25, 8/29)


Copyright © 2013 신난제이유 / 사진 및 글에 대한 불펌을 금합니다.
오타 및 잘못된 내용의 수정과 관련해서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Camera : Panasonic  GX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