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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계절을 사랑해! - 후암동 삼층집, 미니 쿠킹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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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는
사람의 눈빛이 제철

 

 

좋아하는 박준 시인은 그렇게 표현했다. 봄날과 제철의 사이에 눈빛을 넣는 시인의 표현은 언제 봐도 좋아서 제철이란 단어를 볼 때마다 사람의 눈빛을 떠올리곤 했다. 

 

‘딱 알맞은 때’라는 의미처럼 봄·여름·가을·겨울이 되면 그때마다 먹게 되는, 먹어야하는 음식들이 존재한다. 다만 1인 가구는 바쁜 삶에 휩쓸리다 보면 바뀌는 숫자와 입고 벗는 옷 정도로만 계절의 변화를 느낄 뿐이다. 

 

 

제철 식재료와의 만남

금귤이 제철인 계절이다

 

그러다 보게된 후암동삼층집(이하, 후삼)님의 냉이스콘. 스콘에 냉이를 넣는다는 게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직접 만들어 먹은 후, 그가 올리는 제철음식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역 바로 앞에 있는 농산물 할인마트의 제철채소들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 냉이와 달래를 비롯해, 돌미나리, 세발나물, 머위.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손글씨로 적힌 채소 이름을 하나하나 읽어보며 어떻게 먹는 걸까 궁금했다. 이런 궁금증이 엄마와의 통화가 더욱 즐거워지는 소재가 되어 설명하는 엄마도 신이 났고, 나도 신이 났고. 

 

 

30:1의 경쟁률의 쿠킹클래스 

후암동삼층집과 함께하는 미니 쿠킹 클래스
맛있는 제철 요리가 가득한 '오늘 이 게절을 사랑해!'

 

지난주 후삼님의 첫 번째 요리책 ’오늘 이 계절을 사랑해!‘ 출간 기념 쿠킹클래스를 무려 30:1의 경쟁률을 뚫고 다녀왔다. 닉네임처럼 후암동 삼층집에 살고 계셨다. 정확히는 401호지만, 등기부등본에는 3층으로 나온다는 부연 설명. 하지만 중요한 건 층수가 아니라 집 안 곳곳 후삼님의 손이 닿은 인테리어였다. 이런 컬러, 이런 패턴, 이런 식물, 이런 센스 갖고 싶다. (이런 당근마켓도!)

 

따뜻한 차로 시작하는 클래스
직접 만든 담금주(좌), 식물들도 너무 아름다웠던 집(우)

 

분명 금귤을 활용한 콩포트, 샐러드, 에이드가 클래스의 내용이었는데, 완두콩 후무스와 고사리 솥밥, 쑥포카치아까지 더해졌다. 무려 6가지의 요리를 척척 해내는 후삼님의 모습을 보고 ‘요리하는 사람의 근사함’에 대해 생각했다. 역시 봄날은 (요리하는 사람의 근사함에 빠진) 사람의 눈빛이 제철인 게다.

 

 

어른들의 촉감놀이, 요리

6가지의 요리를 척척 해내던 후삼님의 손놀림


후삼님 손에서 탄생하는 요리 사이로  간단한 미션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금귤의 씨를 빼고, 삶은 완두콩의 콩깍지를 까는. 단순반복의 작업임에도 평소엔 하지 않았던 이러한 작업을 통해 ‘어른들의 촉감놀이’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요리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자레인지 ’ 칭~’과는 엄연히 다른 리추얼의 세계. 

 

재료를 손으로 만지고, 향을 맡는 것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요리가 진행될 때마다 컬리 장바구니 품목이 하나씩 늘어가고.. 금귤, 완두콩, 큐민, 피타브레드까지. 이 철이 지나기 전에 하나라도 제대로 해 먹어보겠다는 다짐도 채워 넣었다. 

 

 

따뜻한 음식, 즐거운 대화

솥밥덕후가 사랑한 고사리 솥밥

 

요리가 끝나고, 테이블에 둘러앉아 오늘 만든 음식들을 먹었다. 솥밥을 사랑하는 나는 고사리 솥밥만 두 그릇을 먹었다. 집에서 솥밥을 했을 땐 늘 설익거나 태워버려 결국 압력밥솥으로 바꾸었는데, 오늘 배운 방법으로 다시 도전해 보기로. 후삼님의 인스타그램에서 본 쑥포카치아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되어 이번 주엔 꼭 만들어 볼 생각이다. 

 

쑥 포카치아는 이번 주에 만들 예정
금귤청으로 만든 에이드(좌), 금귤샐러드(우)
병아리 콩 대신 완두콩을 이용해 만든 후무스

 

테이블 새로운 사람들과 공통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건 음식만큼 건강한 대화가 되어서 즐겁다. 음식의 맛도, 안전한 이야기 또한 행복했던 저녁은 밤까지 이어졌다. 

 

너무나 근사했던 후삼님의 주방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후삼님이 참석자들 손에 남은 금귤, 그리고 직접 만든 금귤 콩포트, 이스트를 챙겨주셨다. 다정한 메시지를 적어주신 책까지 받아 너무 감사한 마음에 어쩔  모르는 기분이 되었다. , 이렇게 많은  받아도 되는 걸까. 좋은 시간을 보내고 하나하나 챙겨주신  마음이 너무 좋아서 조금  기록을 남겨 본다.

 

 

 

참고


책정보 : 오늘 이 계절을 사랑해! (yes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8034319
출판사 : 세미콜론  https://www.instagram.com/semicolon.books/
지은이 : 진민섭(후암동 삼층집) https://www.instagram.com/huam3house/
참여정보 : 세미콜론 인스타그램 이벤트 당첨 / 2023년 4월 7일, 후암동 삼층집

 

정보


글쓴이 : 신난제이유
카메라 : Richo G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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