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사는 쉐어하우스에 대한 소개를 해볼까 한다.
사람의 삶에 있어서 '의식주'란 매우 중요한데 그중 하나인 '집'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더러워서, 쉐어마스터가 엉망이라서) 등의 이유로 워홀러들은 정처 없이 떠돌곤 한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쉐어하우스에서 100%로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다. (운 좋게 집을 구한 이야기 :http://sinnanjyou.tistory.com/79)
타운하우스를 관리해 주는 매니저 아저씨
트레인을 타고 20여 분쯤 걸리는 곳에 있는 툼불. 여기가 내가 살고 있는 곳이다. 역에서 약 5분 거리에 위치한 타운하우스로 여러 채의 똑같이 생긴 집들이 깔끔하게 다닥다닥 붙어 있다. 처음에는 '타운하우스'가 지명인 줄 알았더니 이렇게 집들이 모여있고, 공용으로 편의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형태를 말하는 것이었다. 내가 사는 타운하우스에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수영장이 있다.
집은 작은 이층집으로, 이곳의 집들이 다 같은 구조라면 방은 2층에 2개, 화장실은 1층과 2층에 하나씩, 욕실은 2층에 1개, 차고가 1개이다. 매우 크다고는 볼 수 없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집이랄까.
차고 문이 열려있는 집이 내가 사는 곳이다
이 집의 마스터 동생들은 이전에 살았던 쉐어마스터와의 트러블로 집을 나오면서 직접 렌트를 결심하게 되었는데 마스터 동생 정치(29, 가정주부?)가 호주에 어학연수를 왔을 때 이곳에 살았던 이력이 남아 있어서 빌릴 수 있었다고 한다. (나중에 호주에서 들은 별별 사람들 얘기를 따로 소개해보겠다.)
시티 중심가에는 거실쉐어, 베란다쉐어 등도 있는데 이 집은 딱 마스터부부와, 나와 우쿠, 그리고 이브라힘(30, 인도인)만 살고 있다. 처음엔 중심가에 살면 교통비도 덜 들고 좋다고 생각했지만,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면서 좁은 집에 사는 것보다 이렇게 단란하게 사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집을 볼 때 내가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부엌과 욕실인데 이곳은 참 마음에 든다. 부엌 싱크대는 좁지 않고, 음식준비 할 수 있는 공간은 넓고,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가스 불 나오는데도 4곳이나 있고 오븐까지 딸려있으니 말이다. 호주에 와서 자주 하는 것이 '요리'인데, 여유 시간이 많은 것도 있지만 요리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아서이기도 하다.
음...저건 뭐지?
고추 말리고 있었구나!
거실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작은 뜰이 있다. 이곳에 빨래를 열기도 하고 간단한 체조도 하고, 고추를 말리기도(?) 한다. 뜰의 울타리 뒤로는 작은 길이 있는데 산책하는 사람과 개들을 매일 보곤 한다.
뜰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내가 사는 방의 창문이 눈에 들어온다. 이 방에서 매일 아침마다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햇살과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 타닥타닥 뛰어가는 누군가의 조깅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깨곤 한다. 한국에서 호주 워킹을 떠나며 가장 걱정했던 것 중의 하나가 좋은 집을 찾는 것이었는데, 나는 이렇게나 좋은 집을 잘 구해, 잘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