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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첫 김치를 브리즈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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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김치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일본에서 3년 반을 있었지만 그곳에서도 김치는 어디선가 만드는 김치를 대량으로 주문해서 먹는 것이었고, 한국에서는 엄마가 있었고. 김치를 내 손으로 만드는 건 나중 일이려니 생각하던 그 어느 날 문득 김치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곳 호주에서.

약간의 검색을 하니 김장김치를 담그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시간도 시간이고 밀가루 풀? 그런 거 만들기도 그렇고. 그러다가 생각해낸 것이 '맛김치'인데, 역시나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 않아 보여 이 정도면 할만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근처 마트에서 배추를 사왔다. Wombok이라고 적혀있지만, 영어사전을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 흔히 Chinese cabbage라고 많이 표현하는데 품종의 차이인지 아니면 아예 다른 채소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배추처럼 생긴 채소 구입!(여기서 또 야매요리 실력이 나오려고 한다;) 그다음은 굵은 소금. 집에 있는 소금은 맛소금뿐이라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마스터 동생들이 호주판 굵은 소금을 빌려주었다. 원래 이 소금은 그라인더에 넣어서 갈아서 쓰는 건데 오늘은 소금절이는 용도로 그대로 투하!






배추를 절이고 나서는 무겁게 눌러주고자 접시를 엎어놨다. 맛김치는 김장김치와 달라서 절이는 시간이 짧고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 이대로 2~3시간을 배추 숨이 죽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그동안 김치 양념을 만들었다. 양념을 만드는 방법은 검색이 더 정확하므로 설명은 패스. (이것이 요리 블로거와 아닌 이의 차이;;)







숨이 죽은 배추에 준비한 다대기와 얇게 썬 쪽파와 양파를 같이 넣어 무치고 무치고. 김장김치는 다대기를 배춧잎 한장 한장에 바르는 거지만 맛김치는 미리 배추를 먹을 사이즈로 잘라 소금에 절이기 때문에 그대로 겉절이 만들듯 무치면 끝난다. 김장김치만큼 양이 많은 것도 아니라서 생각했던 것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그럼 김치맛은 어떠냐고?

내가 만들었으니 이게 제일이다. 한인 마트에 가면 파는 김치를 사와서 먹을 때마다 아껴먹었던 것과는 달리, 이 김치로는 먹고 싶은 만큼 먹고 먹을 수 있어서 어찌나 좋은지. 김치 떨어지면 또 만들면 되니까. 이후에 이 김치는 계속 발전이 되어.. 처음엔 멸치액젓만 넣었다가 새우젓도 넣고, 고춧가루도 김치용으로 바꾸고, 소금도 한국판 굵은 소금으로 바꾸어 점점 맛있어졌다. 이후 깍두기도 만들고 마스터 동생 정치는 오이소박이도 만드는 등, 자급자족 김치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영어실력도 이렇게 늘면 오죽 좋아.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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