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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초밥이 먹고 싶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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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이. 회가. 초밥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야매요리를 해 보기로 하고야 말았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는 그렇게도 많으면서 어째서 생선은 이렇게 먹기가 어려운 나라인지. 나름 섬나라인데. 늘 그랬듯이 오늘의 요리도 정확한 계량 및 재료는 없다는 것이 포인트. 그저 마스터 동생이 만드는 걸 옆에서 지켜본 것 밖에.

오늘은 코스트코에서 건진 '훈제 송어'가 큰 도움을 주었다. 굳이 이런 팩에 든 것 말고도 마켓에 가서 파는 연어와 같은 생선으로 해도 되지만, 이게 저렴했다. 연어랑 비교해도 훨씬. 마스터 동생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그다음에 초밥용 식초와 와사비를 준비. 따로 아시안마켓같은 곳에 가지 않아도 몇몇 일식 재료는 울월스나 콜스같은 호주 슈퍼마켓에서도 너무 쉽게 살 수 있다. 세계로 뻗어 나가는 일식인 건지.... 부럽기도 하고 그렇다. 어쨌든 이 두 재료는 비싸지 않은 가격에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다.




훈제 송어는 따로 칼질하지 않아도 적당한 크기로 들어가 있으므로 크다 싶으면 적당히 초밥 위에 올릴만한 크기로 잘라두면 그만이오 작은 건 작은 대로 쓰면 된다. 여기서 미리 말하지만, 오늘 요리는 정말 간단한 야매요리다. (아, 그러고 보니 이걸 만들어 먹고 난 다음에 야매요리의 정다정 작가도 초밥 만드는 웹툰을 그렸더라는. 요 방법으로 만들어도 편할 듯 ㅎㅎ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409630&no=59)




미리 지어둔 꼬들밥에 식초 물을 적당히 부어서 섞어준다. 조금조금 넣으면서 맛을 봐야 너무 시거나, 너무 싱거운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다들 아는 포인트! 




이제 밥을 적당한 크기로 뭉쳐준다. 밥알 350개를 한번에 딱 잡아내는 초밥 장인의 그 느낌을 그대로 실어! 미스터 초밥왕 만화책에서 보았던 딱 한 번에 타닥하고 밥알을 뭉치는 그 느낌을 그대로 실어! 서 해도 좋지만, 그냥 비슷한 크기로 잘 뭉쳐주면 된다. 밥알이 손에 잘 묻기 때문에 미리 식초 물을 준비해 손에 묻혀가면서 뭉치면 편하다.




생선을 많이 먹고 싶다면 밥의 양은 줄이면 그만일 것이고, 훈제 송어나 연어의 맛이 걱정이 된다면 밥의 양을 조금 늘려서 뭉치면 된다. 나는 처음 만들다 보니 밥의 양이 좀 많이 들어갔다. 대략 400개쯤? (설마 일일이 세어봤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 후에 와사비를 적당량 올리면 되는데 한인슈퍼마켓에서 파는 연겨자는 분명 같은 양을 넣었는데도 맵지 않았는데 오늘 이용한 와사비는 조금의 양인데도 엄청나게 매워서 결국 먹을 때 덜어내느라 바빴다. 미리 와사비 맛을 보고 난 후에 양을 정할 것!




그리하여 완성된 송어초밥. 묽은 국간장에 와사비를 풀어 먹어봤는데 초밥이라고 하기엔 많이 모자라지만, 나는 호주에서 초밥을 먹고 싶은 만큼, 그리고 이렇게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만족했다. 만드는 법이 어렵지도 않으니, 언제든지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지. 다음에는 훈제가 아니라 신선한 연어를 사서 잔뜩 만들고 싶은 바람^^




마지막으론 초밥과 함께 먹을 우동을 준비하지 못해서 나름 일본식 이름을 가진 라면을 하나 끓였다. 초밥과 라면. 정말 미묘한 조합이지만, 어차피 초밥 자체도 야매인 것을. 이제 초밥도 먹게 되었으니 호주에서 못 먹을 음식은 없다! 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아직 많은 음식이 남아 있다. 그때까지 이 취미생활은 계속되겠지.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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