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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차에 생활을 :: 호주 차 전문점 T2



멜번에 오고 나서는 커피를 더욱 자주 마시게 되었지만, 사실 커피보다 내가 더 좋아하는 것은 차다. 혀끝에 씁쓸하게 느껴지는 맛도, 톡 쏘는 맛도, 달콤하게 휘감는 맛도.. 다양한 향과 맛이 있어 좋은 것이 바로 차. 호주에서 마실 수 있는 차는 영국에서 건너 온 문화를 생각해서는 홍차뿐이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우연하게 찾은 차 전문점에서 정말 다양한 차를 만날 수 있었다.




호주 대표 차 전문점이 바로 여기!
능력만 된다면 한국에도 프랜차이즈를 가져다 두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든 곳이다. 매리언 시어러(Maryanne Sheare)라는 여성이 만든 T2(티투)는 멜번 피츠로이 지역에서 출발하여 16년의 동안의 시간을 거쳐 지금은 호주 전역 38곳의 매장을 가진, 큰 전문점으로 발전하였다. 호주 유명 레스토랑과 카페에서도 또한 T2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호주 차 전문점 T2 홈페이지 : 
http://t2tea.com




매장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의 분위기까지도 다 차를 마신다는 생각의 T2이기에 매장의 인테리어부터 파는 티나 찻주전자, 컵 모두가 색색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영국식의 고풍스러운 느낌의 차 주전만 뿐만이 아니라 중국, 일본 스타일의 차와 관련된 상품도 구매할 수 있기에 말 그대로 'Teaism', 차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룬다고 볼 수 있다.




겨울에 들렸을 때는 귀여운 찻주전자 커버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여름엔 차를 우려내 아이스티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물병이 주 품목이었다. 얼음과 딸기 차와 설탕을 적절하게 섞어 만든 아이스티가 특히 맛있었는데, 이곳을 방문하면 언제든지 시음을 할 수 있기에 차를 알아도 몰라도 문제없이 살 수 있다.




인테리어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요 부분. 티 보관용 서랍장인데 까만 서랍에 분필로 차의 이름을 적어놓아 깔끔하면서도 전체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공간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T2에서는 원하는 차를 잎 상태로도 티백 상태로도 구입이 가능하고 박스나 틴케이스등으로 케이스 선택을 해서 사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가격은 다르지만.




처음 T2를 방문했을 때 그 다양한 차나 인테리어보다도 내 눈을 잡아끈 것은 사실 '패키지'였다. 오너인 매리안 시어러가 패션과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의 경험을 살려 만들어서인지 전체적으로 통일된 T2의 컨셉은 마음에 쏘옥 들 수 밖에 없었다. 다양한 색의 사용으로 자칫 현란해질 수 있는 부분을 중심 색을 검정으로 잡으면서 깔끔하게 디자인했다.




이날 내가 T2에서 구입한 상품은 바로 이것. 일본에 있을 때 가장 마음에 드는 차였던 호우지차ほうじ茶를 설마 여기서 살 수 있을까 했는데 팔고 있더라는. 잎 차로 구매했기에 차를 담아둘 수 있는 원형의 틴케이스와 귀여운 새 모양의 디퓨저도 함께 샀다.




앞서 예찬한 T2의 케이스. 내가 산 것은 이렇게 기본적인 케이스에 들어 있는 것이었는데 앞쪽에는 차의 이름이 그리고 뒤쪽에는 그 차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어떤 맛이고 어떤 방식으로 우려내면 좋을지에 대해 온도와 시간까지 적혀 있어서 시음을 통해 마음에 드는 차를 샀다면 뒷부분의 설명을 보고 쉽게 우려낼 수 있다. 초심자도 가볍게 차를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 T2의 주된 목적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내가 구입한 호우지차ほうじ茶. 녹차의 잎과 줄기를 강한 불에 볶은 호우지차는 녹차 특유의 씁쓸함보다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라서 좋다. 한국에서도 보기 어려운 호우지차를 호주에서 사게 될 줄이야. 녹차와 홍차의 쌉싸름한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호우지차는 구수하게 다가오니 한번 마셔보길.




그리고 아주 마음에 들었던 새 모양의 디퓨저. 밑 부분에 구멍이 나 있고 새 몸통에 잎을 넣어서 우리면 되는 것인데 잔에 이 새가 동동 떠있는 모습을 보면 차를 우려내는 시간이 참 즐거워진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찻잎을 너무 많이 넣으면 두껑이 열려버려서 잎들이 다 줄줄 새버리기 때문에 적당히 넣어야 한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차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도 딱 좋은 곳 T2..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공간을 호주에서 발견했다는 것이 참 즐겁다. 마켓에서 파는 티백의 차도 좋지만, 가끔은 잎을 넣고 공을 들여 우려내어 마시는 차도 워홀 생활의 소박한 사치라면 사치. 이렇게 한 잔의 차에 생활의 즐거움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