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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랑 감자떡이랑 닭강정이랑 :: 강원도 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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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가 반겨주는 다하누촌으로 오세요!

짧은 관광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자 다하누촌으로 향했다. 한우는 그저 횡성이 유명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영월 또한 유명한 듯했다. 다하누촌에는 식육점과 몇몇 가게가 뭉쳐있었는데, 고기를 사고 바로 옆 가게로 가 자릿세만 내면 불판과 채소를 내어주는 처음 겪어보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참 즐거웠던 것은 공짜로 시식할 수 있는 사골국물로 그 맛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소면까지 넣어주는 센스를 갖춘 이곳이 매우 마음에 들 무렵, 바로 옆에 공짜 막걸리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맙소사.





배 부를 때까지 먹을 수 있는 공짜 막걸리라니. 취할 때까지 먹으란 소리가 아닌 것은 참말로 다행이지만 막걸리를 사랑하는 애주가에게는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리가 아닌가. 영월의 인심이 너무나도 친절하게 느껴지는 이 막걸리는 맛 또한 일품. 





공짜 사골 국수와 공짜 막걸리를 배 부를 때까지 먹다보면 금세 배가 불러 그대로 돌아가도 되겠지만, 잊으면 안 된다. 여기에 온 목적은 한우를 맛보기 위해서라는 것을. 정육점에 들어가 보면 산지에서 직송된 품질 좋은 한우들이 가득하다. 아이 행복해.





난 꽃등심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이게 꽃등심이로구나! 하면서 고기들을 뚫어지라 보며 오늘 우리에게 행복함을 안겨줄 아름다운 마블링을 가진 고기를 찾아 보았다. 이 많은 고기 속에서 무엇이 맛난 것인지 모르는 나를 대신하여 함께 간 이들이 고기를 골랐다. 이런 말 하면 못 믿겠지만 난 고기보단 채소를 즐기는 편이라, 내 입에는 그저 삼겹살이 최고인 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고른 1등급 꽃등심과 1하고 플러스가 하나 더 붙은 부채살. 가격은 5만 원을 훌쩍 넘겨버려 내가 먹어본 고기 중에서는 제법 비싼 고기다. 이쯤 되면 맛이 없으면 정말 실망해 버렸을 터.





우와. 우와. 정말 고기를 구우면서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는 육즙의 향연이란. 정육점 바로 앞에 있는 고깃집에 들어와 자리를 깔고 고기를 굽기 시작하는데 굽자마자 사라지는 고기들, 나도 모르게 조급해지는 마음은 이 고기가 얼마나 맛있었는지를 설명하는 데 꼭 필요한 문장이다. 이걸로 내 머릿속에는 '맛있는 고기 = 삼겹살'이 '맛있는 고기 = 꽃등심'으로 바뀌게 된거다. (고깃집 자리세 : 인당 3,500원, 기본 쌈채소 및 장이 나옴)





맛집을 만나고자 찾아간 곳은 영월 서부시장.

전날 날씨는 개질 않아 결국 별은 보지 못한 채 일찍 잠들었다. 그리고 또 짧은 관광. 어제 먹은 고기 여운을 다시 느끼며 찾아간 곳은 서부시장이다. 관광 책자와 검색을 통해 닭강정이 유명하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인데,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시장 자체는 비어있는 느낌이었다.





할머니가 사진 찍어서 올려달라고 했던 감자떡 집은 택배도 가능하댄다.

닭강정 집이 정말 맛있는건지, 다른 곳은 한산한데 오직 그곳만 줄이 서 있었다. 아침을 아직 못 먹은 터라 배가 고팠던 우리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옆에 있는 감자떡집. 정말 조그마한 가게였는데 그곳에서 할머니가 혼자서 쪼그려 앉아 감자떡을 쪄내고 있었다.





할머니는 혼자서 비좁은 가게서 분주하게 감자떡을 쪄내고 다시 익지 않은 떡들을 채워 솥에 넣으셨다. 사진을 찍으면 싫어하시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조금 있다가 새로 쪄내는 감자떡으로 예쁘게 찍어달라고 하셨다. 인터넷에도 크게 올려달라며. 하하..할머니 제 블로그엔 그렇게 사람이 오질 않아요.ㅠㅠ





어쨌든 감자떡은 참 쫀득쫀득 맛있었다. 엄마 고향이 강원도라서 가끔 감자떡을 먹은 기억이 있는데, 그것보다 맛있었다. 왜냐하면 그건 콩이 들어있는데 이건 팥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이 쫀득한 떡은 참 좋은데 그 안에 든 팥은 어찌나 싫었는지. 이 감자떡은 내가 좋아하는 팥이 가득해 너무 좋았다. (감자떡 5개에 2,000원)





얼마나 맛있길래 이 가게에만 사람들은 줄을 섰을까? 일미식당 닭강정

정말 궁금했다. 검색해도 금방 나오는 영월의 맛집이라는 이곳은 어떤 맛이길래 오고 가는 사람도 그다지 없는 시장 한 곳에 사람들을 줄 서게 하였는지. 얼핏 봐도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그들도 아침부터 서 있는 줄에 놀란 모양새였다.





쌓여있는 상자의 양만큼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던 이 닭강정은 30분의 기다림끝에 우리 차례가 왔다. 처음에는 한 마리만 사서 가려고 했는데, 기다릴수록 기다림이 커져서 결국엔 집에 들고 갈 것까지 3마리를 주문했다. 3개의 상자에 정확히 107g을 무게로 재는 것을 확인하고 포장된 닭강정을 들고 서울로 출발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 휴게소에 들려서 닭강정 상자를 열었다. 생각외로 많은 닭강정의 양은 4명이 먹기에 딱 좋았는데, 맥주가 빠져있음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보통의 통닭이 그냥 커피라면 영월 닭강정은 TOP일지 아닐지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뼈가 다 발라져 있어서 먹기 좋고 보통의 양념 통닭과는 미묘하게 달짝지근하게 다른 맛 또한 무척 마음에 들었다. 식어도 맛있다는 점도 굿!


영월에서 사들고 온 나머지 닭강정 한 박스는 3일 동안 언니와 둘이서 먹은 것 같다. 어쩌다 보니 떠난 여행이었지만 볼거리 많고 먹을거리 많아 행복했던 여행은 일본에서 돌아와 제대로 된 한국여행을 해보지 못했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채워주었다. 또 한 번 영월에 갈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영월군 관광홈페이지(http://www.ywtour.com)이라도 좀 뒤져보고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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