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을 하다 보면 생각만큼 글이 잘 써내려가 지지가 않을 때가 있다.
보통 사진이 너무 많아서 할 이야기가 많거나, 사진이 너무 못 나와서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로 이번 경우는 후자.
그래도 그곳에서의 추억을 다시금 꺼내어 반들반들하게 잘 펴서 이야기해본다.
아! 미리 말해두지만, 브리즈번 시티 전경은 엽서만큼 멋지다. 내 사진이 별로일뿐;;
멜버른으로의 지역이동을 결정하고 브리즈번에 있을 때 많은 것들을 해보려고 부지런히 움직였었다.
그 중 하나가 '브리즈번을 한눈에 보려면 어디로 가면 좋을까?'로 많은 이가 입 모아 이야기하는 곳이
바로 마운틴쿠사Mt Coot-tha다. 쿳!사!
"471번 버스를 타고 40번 정류장에 내리면 됩니다." 라고 여러 블로그를 통해 가는 법은 알았지만,
직접 차를 몰고 출발했던 나와 우쿠빵은 사실 마운틴쿠사의 전망대를 가야 한다는 것을 모른 채 산꼭대기로 향 할뻔 했다.
지도를 보면 알다시피 마운틴쿠사와 산 정상과 마운틴쿠사 전망대의 위치는 다르니
버스가 아닌 차로 갈 때에는 꼭 'Mt Coot-tha Lookout'으로 길을 찾아 갈 것. 당황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모두가 카메라를 들고 어떻게든 이 멋진 풍경을 찍어내려고 노력했다.
흐린 날씨는 아니었지만, 시야가 흐릿해 조금 더 깔끔하게 구석구석까지 볼 수가 없는 날이었다.
날씨 하면 브리즈번인데, 오늘은 조금 아쉽네. 그래도 속 시원하게 탁 트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브리즈번의 모습은 이렇다.
높은 건물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시티 중심으로 브리즈번을 처음 보는 이들은 '에게?'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지도 모른다.
실망스럽겠지만 브리즈번은 이렇게 작은 도시다. 그게 매력적이기도 하고 단조롭기도 한.
시티 중심 외곽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은 빽빽하기만 하던 서울의 풍경과 비교하면 확실히 달라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가진 것으로 충분할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브리즈번에 와서 가장 처음 느끼고 배운 것은 이런 여유와 소소한 행복.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산책의 재미를, 결혼의 행복함을, 이야기의 즐거움을 전해준다는 것.
이 전망대까지 찾아와 내려다보는 브리즈번의 풍경이 모든 이들의 마음속엔 똑같이 기억될 따뜻함으로 와 닿지 않을까.
브리즈번을 떠나는 시점에서 이곳의 생활을 정리한다는 의미로 찾아온 마운틴쿠사. 정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에 더 구석구석 눈에 새겨넣었다.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아쉬움이 들었을 때 작은 기념품 가게가 때마침 기다리고 있었다.
시티에서 파는 물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기념품들이 한가득해서 새롭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여기서 바라본 브리즈번 시티 풍경을 담은 엽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브리즈번의 야경이 담긴 예쁜 엽서 한 장에 눈이 팔렸다. 낮에 보는 것과는 다른 이 반짝거림이 참 예쁘다.
빼곡한 고층빌딩이 만들어내는 야경도 예쁘지만,(그 누군가는 한국의 야경은 야근에서 비롯된다고도..)
도시 한복판을 흐르는 강과 그 주변에 있는 건물들의 조화로 만들어내는 이곳의 야경 또한 멋지다.
그러다 보니 다시금 느낀다. 브리즈번, 참 아름답구나.
아쉬움을 뒤로한 채, 구불구불 산길을 타고 다시 브리즈번 시티로 들어섰다.
산 위에서 바라본 높은 건물들이 하나 둘 나타난다.
익숙했던 풍경은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반기고 나는 이렇게 또 브리즈번을 마음에 담는다.안녕, 브리즈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