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멜버른에서 만나는 이탈리아 :: 멜버른 라이곤 스트리트 Lygon Street

반응형



멜버른에서 단시간에 이탈리아로 가는 방법! 바로 이곳, 라이곤스트리트Lygon Street다.
1900년대 초, 많은 이탈리아인이 칼튼Calton지역에 정착하면서 만들어진 작은 이탈리아.
도쿄의 코리아타운 신오오쿠보나 브리즈번의 차이나타운 포티튜드밸리처럼 이방인들이 한곳에 터를 잡으면
그곳은 또 하나의 작은 이국이 만들어진다. 오늘은 이탈리아를 느끼러 라이곤스트리트로 간다.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양쪽 길에 놓인 다양한 야외 테이블.
실제 이탈리아의 분위기가 이럴지는 모르겠지만, 호주의 음식점과는 다른 분위기는 크게 느끼지 못했다.
"챠오~"하며 인사해 오는 이탈리아 사람과 중간중간 보이는 페라리와 관련된 상품들이 아니었다면,
'작은 이탈리아'라고 불리는 이유를 잘 몰랐을지도. 확실히 차이나타운과는 비교되는 풍경이다.




라이곤스트리트를 찾은 이유는 하나,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을 먹기 위해서.
맛있는 레스토랑이 많기로 소문난 곳이기에 어딜 가도 제대로 된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그래서인지 사람이 많지 않을 시간에 찾아갔음에도 그때마다 브런치를, 이른 저녁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문을 막 열기 시작한 레스토랑들은 지나가는 손님을 불러세우며 들어오길 권했다.
이렇게 다양한 레스토랑 사이에서 어떤 곳이 맛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곳에서 Stuzzichino Caffe Bar Spuntini
유명한 쵸콜릿샵인 '코코블랙'의 바로 옆에 있는 음식점으로 주말 오전임에도 야외 테이블이 꽉 차 있었다.
다른 곳과 비교해도 많은 손님, 단순히 그 이유로 맛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자리를 잡았다.
실내에도 테이블이 있지만, 역시 라이곤스트리트는 야외테이블에서 식사하는 것이 매력!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과 함께 주말 오전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기에는 딱이다.




메뉴판을 받으면 시험이라도 보는 것 마냥 진지해진다.
특히 사진 한 장 없는 이런 메뉴판은 어떤 맛이 날지 그저 재료들로 상상을 하는 수밖에 없기에 더욱.
주변 사람들이 시킨 메뉴들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똑같은 것을 시킬까도 고민했지만,
결국 감을 믿고 좋아하는 버섯이 들어간 Frittata라는 메뉴와 Southern Italian이란 메뉴를 주문했다.




버섯과 시금치, 베이컨이 들어간 계란 오믈렛 Frittata, $11.9
역시 글로 상상하기에는 무리가 있는지 늘 생각하던 오믈렛과는 전혀 다른 생김새의 음식이 나왔다.
오믈렛이라고 하기보다는 달걀이 듬뿍 들어간 '전'과 비슷해 보이는 쪽으로
시금치가 들어가서 조금 씁쓸한 맛이 나긴 했지만, 괜찮은 맛이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손쉽게 만들어 먹는 음식이라고 하니 집에서 도전해봐도 좋을 듯.




두껍게 구워진 빵 맛이 괜찮았던 이탈리안 샌드위치 Southern Italian $12.5
안에 든 내용물보다 빵이 참 두꺼웠던 샌드위치였다. 바질이 들어가 독특한 맛이 났지만, 약간은 아쉬웠다.
채소가 너무 없어 내용물이 조금 더 풍성하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달까.
전반적으로 맛있게 잘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었다. 다음엔 다른 메뉴를 시키겠지만. ^^;;
처음 시키는 메뉴는 늘 이렇게 도전과 후회가 교차하지만, 그래도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우쿠는 늘 '샌드위치'는 피해야 할 레스토랑 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시키고 마는 습성이 있다.
나는 돈을 내고 먹었는데 내가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맛이면 무언가 아쉽다.


Stuzzichino Caffe Bar Spuntini
169 Lygon St, Carlton VIC 3053
(03) 9347 7373
http://www.stuzzichino.com.au/




오늘의 점심은 이곳에서 Villa Romana
점심때 즈음 다시 라이곤스트리트를 찾았을 때는 모든 블로거(!)들이 입 모아 맛집이라고 얘기하던 곳을 가 보았다.
화려한 느낌을 받지는 못했지만, 2층 건물에 야외 테이블까지 갖춘 꽤 큰 규모의 식당으로
처음에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밥을 먹다 보니 어느샌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 인기 있는 곳임은 분명!




예전에 이탈리아 친구가 만들어 준 '카르보나라'의 맛을 잊지 못해서 
이곳에서라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서 메뉴판을 살펴봤다. 역시나 사진 한 장 없는 시험지 같은 메뉴판.
손글씨로 쓰인 이 정겨움은 좋지만, 또 한 번 진지하게 살펴 볼 수 밖에.




크림소스가 아닌 이탈리아식 Carbonara 약 $18
늘 먹던 그것과도 달랐으며 이탈리아 친구가 만들어 준 그것과도 달랐던 카르보나라.
이유인즉슨 한국에서 주로 먹는 크림소스로 만들어진 카르보나라는 세계 2차대전 이후 미국에서 변형된 형태이기 때문이고
이탈리아 친구가 만들어 준 것은 그 동네에서만 만들어 먹는 식이었기 때문.
베이컨과 달걀이 들어가서 마냥 느끼하지 않고 고소해 맛있었지만, 이탈리아 친구의 맛이 아니라 약간 아쉬웠다.




새우와 버섯이 들어가 행복했던 Prawn Pasta 약 $23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버섯과 새우가 가득 들어있어서 마음에 들었던 음식.
파스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앞서 소개한 카르보나라는 페투치니로 이건 링귀네라는 면의 종류로 만들었단다.
늘 파스타를 만들어 먹을 때 한국 국수 같은 면으로만 만들어 먹던 나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지만,
이렇게 이탈리아 음식을 먹으면서 하나씩 배워가니 더 알기쉽게 쏙쏙 와 닿는 기분이 든다.


Villa Romana
252 Lygon St, Carlton VIC 3053
(03) 9650 7990
http://www.villaromana.com.au/




마지막 후식은 역시 젤라또! $4.70
젤라또는 한국에서도 종종 듣곤 했었는데, 이게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것이었을 줄이야!
일반적인 아이스크림과 비교하면 밀도는 훨씬 진하고 유지방분은 절반 수준이라 은근 저칼로리라고 하니
살찔까 봐 걱정하던 나에게는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달까. ㅎㅎ (그렇다고 살이 안 찔리가 없습니다)
라이곤 스트리트에는 여러 곳의 젤라또 가게가 있었는데, 빌라로마나 바로 옆의 이 집이 참 예쁘더라는.




이 날 먹은 건 평소 좋아하던 딸기가 들어간 젤라또로 
평소 아이스크림만 먹고 나면 목이 말라서 물을 찾곤 했는데, 이건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사르륵 녹는 맛과는 다른 쫀득쫀득한 식감이 너무 마음에 들어 이후에 어딜 가든 보이기만 하면 먹고 있다. ^^;;


Helados Jauja

254 Lygon St, Carlton VIC 3053
(03) 9041 2927
http://heladosjauja.com.au/


호주에서 만나는 이탈리아는 상상이 가득한 맛~
음식은 어떤 장소에서의 추억을 되살리기도 하지만,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이탈리아의 인기 좋은 레스토랑 야외테이블에서 앉아 있다거나 트레비 분수에서 젤라또를 먹는다거나.
가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상상을 조금 더 풍성한 맛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이와 같은 음식의 힘.
라이곤 스트리트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멜버른에서 이탈리아를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바로 여기 라이곤 스트리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