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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의 굴에 의한 굴을 위한 :: CJ 엔시티 프리미엄 한식당 다담(茶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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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의 굴에 의한 굴을 위한 
CJ 엔시티 프리미엄 한식당 다담(茶啖)


근사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바로 까똑(!)으로 엄마에게 석화 통찜 사진을 보냈다.
엄마, 석화 먹었어. 라는 메시지와 함께. 
숫자 1이 사라져도 대답없음에 답답함을 느껴 결국 바로 전화를. 이런 건 바로 자랑해야 하지 않는가!

"엄마, 석화 먹었어. 사진 봤어?"
"어, 그래 봤다. 근데 어디서 묵은그고?"
"한정식집에서."
"한정식? 어쩌다가..?"
"아..그게....."


그러니까 난 굴 이야기를 꺼내서 엄마에게 김장할 때 굴도 넣어달란 말을 하고 싶었는데
엄마는 내가 먹은 석화가 어디서 어떻게 어째서로 이어졌으니 그녀의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설명을 해야 한다.
오늘의 포스팅은 엄마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작성하는 걸로.




01. 엄마, 거긴 청담동에 있어. 거 왜 드라마에 나오는 청담동..

이번에 내가 찾아간 곳은 CJ엔시티의 프리미엄 한식당 '다담'이다.
청담동의 구 엠넷 빌딩이란 단서를 가지고 찾아간 곳인데 타고난 방향치인 나는
바로 눈앞에 있는 식당을 보지 못하고 뱅글뱅글 그 자리를 돌고 있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자갈이 예쁘게 깔린 깔끔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참 한정식이란 이름에 걸맞은 인테리어가 아닌가.
떡살로 만든 문, 전통 문양을 이용해 만든 벽, 하나하나 산의 이름을 따 만든 개별실, 자연 그대로를 이용한 소품까지.
재질감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인테리어는 저절로 손을 뻗어 만져볼 수밖에 없게 한다.
식당의 분위기가 따스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 역시 이런 자연물과 한국적인 색채를 가득 채웠기 때문.




한정식이란 이야기만 들었을 땐 아무래도 조금 경직된 이미지의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여긴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자리도 있고 멋진 나무 뿌리 작품을 볼 수 있는 갤러리 같은 자리도 있어
조금은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

나중에 이야길 들어보니 이 근사한 인테리어는 조선 시대 사대부가의 살림집인 
선교장에서 모티브를 얻어 꾸민 인테리어라고. 호오라.





02. 연잎차가 맛있더라고. 그건 어디서 구해?

오늘 앉을 자리에 서자 참 정갈한 상차림이 반겨주었다. 
인테리어에서부터 느껴지는 따스함은 도착하자 내어준 연잎차로 이어지고
녹차의 떫은맛과도 다른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연잎차의 매력이 다담에서 받는 느낌도 닮았다.
혹 차가 식을까 싶어 계속 따뜻하게 유지하는 찻주전자까지 귀중한 손님대접을 받는다는 기분에 절로 감사했다.




오늘 내가 이곳을 찾은 건 겨울시즌 한정으로 선보이는 보양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로
겨울이 제철인 먹을거리야 많지만, 다담에서 준비한 것은 바로 ''이다.

지난번 가을 한정 메뉴로 '버섯'을 이용한 전골 요리를 선보이더니 이번엔 ''이라니.
전국팔도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제철의 신선한 먹거리만 사용해서 우리 음식의 근본을 되살려 내고자 한다는
그들의 각오처럼 신토불이 제철음식을 맛본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자, 어여어여 굴을 주세요.




03. 뭐 집에 건조기가 있어? 그럼 만들어줘...

굴을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내며 음식을 기다릴 때 식전 먹거리로 말린 과일이 먼저 나왔다.
재료가 가진 맛 그대로를 살린 것인지라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으로 
식전에 군것질하면 입맛을 버릴 수 있는 보통의 과자와 달리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

특히 귤과 대추는 재료 자체에서 나는 단맛이 이렇게 매력적이란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며
집에 가서 나도 모르게 건조기를 검색해 보게 만든...흠흠.




04. 음식으로 꽃을 만들었다니까

입맛을 돋우는 가벼운 음식으로 등장한 것은 제철 채소에 더덕으로 맛을 낸 샐러드로
평소에 진~득한 느낌의 드레싱보단 레몬과 발사믹과 같은 가벼운 드레싱을 즐기던터라
처음 먹어본 더덕드레싱은 좀 생경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산뜻해서 먹기 좋았다.
노오란 식용 꽃을 이용한 포인트 또한 시각적으로 아름다웠다. 꽃 맛은 딸기소보루님께 양보 ㅎ




거기에 또 한 송이의 꽃을 피우며 등장한 것이 바로 소고기 고추장 육회.
이런저런 알 수 없는(?) 이유로 잘 먹지않는 음식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육회였던지라
그 곱디고운 꽃육회가 등장했을 때 조금 긴장했다. 이거 과연 먹을 수 있을까하고.

근데 예쁘기도 예쁘지만, 참 맛있기도 맛있더라는. 
그렇게 심봉사 눈뜨듯 새로운 육회의 맛을 알고야 말았던 거다. 맛있어... 어쩌지.




육회꽃을 뭉개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 마음 아팠지만, 그 덕분에 맛있게 먹었다.
아, 육회 너는 어쩜 이렇게 맛있니. 감탄하며 그 감동을 쭈욱 느낄수도 있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굴!




05. 엄마 우리 통영이라도 갈까?

그리고 나서 드디어 등장한 것이 늦가을 단풍으로 멋을 낸 석화 통찜이다.
어렸을 땐 굴의 비린내를 좋아하지 않아서 안 먹던 굴이었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니
오늘 먹게 되는 요리가 굴이란 이야기에 아침부터 굶고 왔다.(수줍)

굴에 대해 예찬을 하자면 아주 끝이 없을 정도인데
칼슘, 철분, 단백질 등의 다양한 영양 성분을 고루 갖추고 있는 '바다의 우유' 정도의 단어로 대신하겠다.




한국에서는 굴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 정석이라면 정석이지만, 보통 외국에서는 레몬을 짜 먹는다.
그리고 이곳 다담에서는 초고추장도 레몬도 아닌 특제 간장소스가 등장하는데
다담의 셰프님이 특별히 만든 이 소스는 굴의 풍미를 살리는 상큼함이 특징!




그리고 열심히 석화의 보들보들한 살을 맛보고 있을 때 등장한 남도 굴밥.
굴 그대로의 맛을 최대한 살리 위해 돌솥에 따로 내었다는 요 굴밥에
볶은 표고버섯과 두 가지 간장으로 만들었다는 양념간장을 넣어 샥샥 비벼 먹는 것인데 
정갈하게 담겨나온 반찬들도 하나같이 맛있어서 너무 좋았다. 어리굴젓과 두부 장아찌는 특히 최고!




젓가락으로 굴이 뭉게질까 봐 살살 비벼서 한입 딱 넣어 먹는데 오, 입에서 통영의 바다 맛이 몰려온다. ㅎ
통영산 굴도 굴이지만, 요 밥 또한 전라도에서 재배된 것으로 오늘 먹는 음식은 하나같이 우리 땅에서만 난 것들.
건강한 식재료로 한 끼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식사였다.




이렇게 잘 먹었으니 이쯤 되면 끝인가 했더니 나중 먹거리가 또 나왔다.
겨울에 웬 빙수일까 했는데 눈을 한가득 담아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살린 듯.
우유 빙수 안에는 아이스크림과 팥이 들어 있어 아주 부드럽게 그리고 배부르게 먹었다.
매실차로 소화까지 완벽하게 시킨 후 아주 작은 가방에 든 쿠키마저 챙겨 들고 나서야 식사가 끝났다.

아이고 배부르다.




여기까지 글을 썼지만, 사실 엄마한테는 이렇게 기나긴 설명을 다 하지는 못한다.
엄마와 딸의 대화는 늘 그렇지 않은가. 처음엔 좋게 안부로 시작했다가 잔소리로 끝나는. 
그렇지만 이 좋은 음식들을 앞에 두고 생각난 것도 엄마고 자랑하고 싶었던 것도 엄마였다.

상견례 장소로 인기가 좋은 곳이지만, 내겐 사실 상견례는 조금 머나먼 이야기인지라 
그것보단 울 엄마 좋은 것 먹여드리고 싶단 생각이 더 컸다.  좋은 곳 좋은 음식일수록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니까.
엄마도 같이 오면 좋겠다는 마음이 소고기 육회에서 푱! 굴에서 푱! 솟아올라 밥 먹는내내 엄마 생각이..
이곳은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라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곳이 아닐까 싶었다.


어쨌든. 엄마는 곧 할 김장에 굴을 3~4@#$(이건 엄마의 용어라서 무슨 말인지 알지 못했다.)을 넣어 준다니
곧 도착할 굴김치를 기대하며 다담에서 먹은 굴을 곱씹어본다. 쩝.



[CJ 엔시티 프리미엄 한식당 다담(茶啖)]

홈페이지 : http://www.cjncity.com/business/dining/restaurant.asp
영업시간 : 점심 - 11:30 ~ 15:00 / 저녁 - 18:00 ~ 22:00
이용문의 : 02) 518 - 6161
가는 길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445 (청담동), 엠빌딩 지하 1층 (학동사거리 지나 (구)엠넷빌딩)

오늘 먹은 메뉴 : 석화 통찜(3만 원), 남도 굴밥(2만 원) / 점심메뉴 코스는 4만 원부터 6만 원까지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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