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면 호텔도 사람들이 늘어난다. 호텔에서 어쩌다가 파티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떠들썩하고 기분 좋은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도.
그래서 준비한 (오랜만에 업데이트 되는) 일퍼센트매거진 12월 특집(?), 호텔스토리.
당신이 그다지 모르고 관심 없어 할 만한 호텔과 관련된 이야기를 준비했다. 대략 3부작으로.
신난제이유배 호텔 어매니티 선발대회 "슈퍼스타 J"
특집 호텔스토리 3편 호텔 어매니티, 좋아해요?
호텔 이야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이미 사전 투표를 위해 포스팅한 적 있는 호텔 어매니티 선발대회이다.
페이스북과 블로그 포스팅으로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고 총 20분의 고마운 분들이 소중한 댓글을 달아주었다.
사실 실제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은 차이가 조금 있을지도 모르고 이건 보이는 디자인으로만 평가한 것이다 보니
'취향'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정답은 없단 것을 미리 알려드린다.
사전투표 포스팅을 보지 못한 분들은 읽기 전에 미리 확인해 주시길..!
관련 포스팅(클릭) : 신난제이유배 호텔 어매니티 선발대회 '슈퍼스타 J' 사전투표
▲ 도와 준 두 분에게 감사를 전하며..
투표 결과 발표에 앞서 이 포스팅 내용에는 두 분의 전문가(?)의 의견이 많이 도움되었음을 밝힌다.
패키지 디자인 8년 차 패키지 디자이너 우뎅님과 화장품 패키지 디자인 6년 차 경력의 곰수지 양의 도움을 얻어
인쇄 및 화장품 성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기에 이 포스팅은 작성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변방블로거의 포스팅에 큰 도움을 준 두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꾸벅.
자, 그럼 이제 본격적인 투표 결과를 발표!!
투표 1위(6표)
Fairmont Banff Springs Hotel(캐나다, 밴프)
▲ 대리석 세면대와 욕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호텔
6표의 영광을 얻은 어매니티는 캐나다 밴프의 유서 깊은 호텔 '페어몬드 밴프 스프링스 호텔'이다.
긴 역사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호텔이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쓰는 용품들도 신경 쓰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했는데
이제서야 말하지만, 17개의 호텔을 머물면서 내가 가장 마음에 했던 것도 이곳의 어매니티다.
▲ 샴푸, 린스, 샤워젤, 바디로션의 구성
캐나다의 밴프에 위치한 호텔들은 공통으로 '바디로션'이 빠지지 않는다.
앞서 설명한 적 있는 밴프의 '건조한 날씨' 때문으로 보이는데 바디로션까지는 생각지 못했던 내겐 매우 유용했다.
▲ 호주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Aesop과 비슷한 디자인
투표에 참여한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으론 오가닉 느낌이 나서 좋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인 에이솝과 디자인이 비슷하단 의견을 두 전문가가 해주었는데 찾아보니
디자인 뿐만이 아니라 에이솝은 파크 하야트 호텔에서 제공 중이란 점도 비슷했다.
그에 비해 페어몬드 밴프 스프링스 호텔에서 제공 중인 어매니티는 Le Labo라는 수제 향수 브랜드로
2006년 뉴욕에 1호 매장을 열고 이후로도 계속 소량생산과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브랜드라고.
실제 다른 어매니티에 비해서 첫 향은 강하지만, 발랐을 때 그 은은함이 오래갔던 것은 그런 이유에서인 듯.
참고내용 : Le Labo 공식 홈페이지 http://www.lelabofragrances.com/
비싸도 괜찮아, 나만의 고가 향수가 뜬다(뉴시스)
투표 2위(5.85표)
Banff Ptarmigan Inn(캐나다, 밴프)
▲ 유난히 수건을 많이 제공해 주던 호텔
약간의 차이로 2위를 차지한 건 역시나 밴프에 위치한 Ptarmigan Inn.
표 차이가 어정쩡하게 소수점을 차지하는 것은 도저히 한 표를 주지 못한 분들이 여러 개를 뽑아 주셔서
그에 맞추어서 나누었기 때문인데 1위를 차지한 스프링스 호텔과 거의 비슷한 표를 획득했다.
투표할 때는 빠져있었지만, 이 호텔 어매니티의 특징 중 하나는 밴프의 기념품이기도 한 '록키마운틴 솝 컴퍼니'의
비누가 제공된다는 것인데 민감성 피부에 좋은 순한 자연주의 비누로 보습에 매우 좋다고 한다. 향도 좋고.
참고내용 : 록키마운틴 솝 컴퍼니 공식 홈페이지 http://www.rockymountainsoap.com/
▲ 샴푸, 린스, 바디로션으로 구성되고 비누가 따로 제공
이 어매니티의 경우는 화장품 패키지 디자이너인 '곰수지'가 특히 극찬했는데 이유는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디테일을 살렸고 엘리자베스 그린티 바디로션의 향이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이자면 실제 화장품 패키지에서 가장 저렴한 형태가 '튜브형'인데 사출방식으로 통을 만드는 것과 비교하자면
한 장을 인쇄해서 빙 둘러서 위아래를 막는 것과 하면 되기에 더 저렴하다고.
▲ 사슴, 곰, 여우가 그려져 있다
거기에 인쇄도 다양한 색을 쓰지 않고 한가지 색만을 사용한 1도 인쇄임에도 '캐나다'란 이미지를 잘 살린
사슴, 곰, 여우를 그려넣은 귀여운 디자인이 전문가 곰수지의 눈에도 그리고 다른 이들의 눈에도 꽤 매력적이었던 듯.
실제로 댓글을 달아주신 분에서는 '캐나다의 다양한 동물'이란 표현을 사용한 분도 있어 딱 봐도 알 수 있는 이미지가
다른 호텔 어매니티에 비해서 포인트를 잘 살렸다는 평을 받으며 2위를 차지했다.
투표 3위(5표)
Sheraton Gateway Toronto(캐나다, 토론토)
▲ 어매니티만 훌륭한가! 비치된 차와 커피도 훌륭했다!
3위를 차지한 것은 셰라톤 호텔. 사실 몇몇 분들이 '샤워볼'이 들어간 구성에 굉장히 만족했는데
모든 셰라톤 호텔이 그러했던 것은 아니고 토론토 공항에 위치한 Sheraton Gateway Toronto가 유난히 완벽했다.
유난히 좋은 방을 받은 것일지도 모르고(황송하게 클럽라운지층이었다) 아니면 출장이 잦은 이들을 위한 배려일지도.
▲ 샴푸, 린스, 바디로션, 샤워젤, 비누, 샤워볼, 셰이빙폼의 완벽구성(사진상엔 몇 개 빠짐)
3위를 차지한 셰라톤의 어매니티들은 전문가 2명에게도 좋은 평을 받았다.
곰수지양은 통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티가 많이 난다는 평가를 했는데 이유인즉슨,
원터치캡의 형태(다른 뚜껑에 비해 비싼 편이라고)에 셰라톤의 로고를 금형으로 찍은 것에서부터
3가지 색을 쓴 3도 인쇄까지 다른 호텔 어매니티들과 비교하면 돈을 들인 티가 난다는 것.
▲ 셰리프(명조체)서체를 이렇게 맛깔나게 사용하다니
패키지 디자이너 우뎅도 폰트의 사용이 굉장히 좋다는 설명과 함께 전체적인 어매니티의 통일감,
심플한 디자인임에도 각각의 어매니티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확실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뽑았다.
투표의 댓글에는 역시 '샤워볼'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는데 17개의 호텔 중에 유일하게 제공한 곳이기도 하다.
투표 4위(1.25표)
Banff International Hotel(캐나다, 밴프)
▲ 샴푸, 린스, 바디로션, 비누(사진엔 없음)로 이루어진 구성
1, 2, 3위는 큰 차이 없던 표가 4위에서부터 확 벌어진다. 그래서 이후 설명은 짧게 하는 걸로.
Banff International Hotel의 어매니티가 4위를 차지했다. '오가닉의 느낌이 난다'는 이유였는데
이름부터 eco를 크게 적어 놓은 것과 초록색 잎의 디자인이 그런 느낌을 많이 풍긴다.
▲ 환경을 생각하는 걸 강조한 디자인
앞서 설명한 튜브형태에 원터치캡으로 만들어진 통을 사용하고 있으나 디자인적으론 아쉬운 면이 많이 보인다.
특히 ECO의 글자가 잘린 형태가 의도했다기보단 인쇄상의 문제로 보인다는 점이 그것이고
E와 C의 타이포 자간이 C와 O 사이의 자간과 맞지 않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조금 더 깔끔하게 디자인을 했으면 어떨까란 아쉬움이 남은 디자인이다.
투표 5위(1표)
Novotel Brisbane Hotel(호주, 브리즈번)
▲ 샴푸와 린스, 비누, 샤워캡으로 이루어진 구성
노보텔의 어매니티는 사실 전문가들의 혹평을 받았던 것임에도 5위를 차지했다.
이건 '남탕 냄새가 물씬 나는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며 반농담식으로 표를 준 것이었지만.
▲ 어째서 혹평일 수밖에 없었나
전문가 곰수지양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통의 형태부터가 옛날 남성 화상품을 보는 듯한 과거지향적인 디자인에
총 4면을 다 따로 인쇄해서 스티커로 붙여 놓은 저렴한 방식을 차용했다는 것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차라리 한 면으로 인쇄해서 돌려서 붙여도 되지 않았나란 의견도 덧붙였다.
투표 6위(0.75표)
Hilton Surfers Paradise(호주, 골드코스트)
▲ 샴푸, 린스, 바디워시, 바디로션의 구성
힐튼 서퍼스 파라다이스가 호텔의 어매니티가 6위를 차지했다.
사실 빼먹고 다른 어매니티들에 비해서는 뒤늦게 추가되어서 표가 덜 나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 이게 명품이라니! 이게 명품이라니!
튜브형과 통으로 된 형태가 섞여 있는 구성이란 점이 눈에 띄고 오로지 타이포그래피로만 이루어진 점이 눈에 띈다.
샤워젤엔 알갱이가 들어가 있는데 이 또한 그냥 젤 형태에 비해서는 조금 더 비용을 들였다는 곰수지 양의 의견.
사실 이 제품은 피터토마스로스란 미국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데 저자극과 안티에이징으로 이름나 있다.
외국의 유명인들 사이에서 매니아 층을 형성하기도 해 그 이름이 제법 알려지기도 했는데 이렇게 만날 줄이야.
유명 호텔들이 어매니티까지 신경쓰고 있단 걸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다.
참고내용 : <브랜드 이야기>나만의 ‘맞춤 화장품’ 피터토마스로스(문화일보)
전문가에게 좋은 평가
Fantasyland Hotel(캐나다, 에드먼튼)
▲ 샴푸, 린스, 바디로션, 비누, 마사지 비누의 구성
실제 투표에서는 한 표도 받지 않았지만, 실물을 보고 판단한 전문가 심사단에게 좋은 평을 받은 것은
캐나다 에드먼튼의 요상스런(?) 호텔 판타지랜드 호텔의 어매니티다.
심플하지만, 깔끔한 디자인이 의외의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 로고가 벗겨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쉽다
원터치캡에 3가지 색상을 앞 뒷면으로 사용해 총 6면 인쇄를 쓴 가장 공들인 어매니티란 평가와 아울러
마사지 바는 어느 호텔 어매니티에도 없는 것이라 더 특별하다는 의견이 덧붙었다.
RAIN에 적힌 나뭇잎이 너무 작아 칠이 벗겨진 것처럼 보이는 건 좀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굉장히 깔끔하게 잘 만들어서 평이 좋았다. 그에 반해..
전문가에게 나쁜 평가
The Kensington Stars Hotel(캐나다, 설악산)
▲ 샴푸, 린스, 바디젤, 바디로션의 구성
앞서 소개한 노보텔과 함께 최악의 평을 들었던 것은 안타깝게도 한국의 설악산에 위치한 켄싱턴 호텔의 어매니티다.
어딜 봐도 호텔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디자인이라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어느 호텔 제품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기도 했다.
(검색을 하니 켄싱턴 호텔은 이 외에 다른 어매니티도 사용하고 있던데 어떤 것이 맞는지는..)
▲ 왜 그러셨어요....
용기하나만 선택한 디자인을 평가할 것도 없다는 의견에 그 어떤 디테일도 찾아볼 수 없는
공장에서 만들어 낸 대중목욕탕에 있을 법한 전형적인 대용량을 자랑하는 호텔 용품이라는 평이었다.
바디로션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비교했을 때 더 아쉬움이 느껴져 같은 라인으로 통일하는 건 어떨까 싶다.
이걸로 신난제이유배 호텔 어매니티 선발대회 '슈퍼스타 J'를 마친다.
3편에 걸친 호텔스토리가 어떻게 재미있었을지 모르겠다.
쉽게 볼 수 없는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싶었는데 그게 전달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2013년은 이렇게 많은 호텔에서 묵는 좋은 기회가 와서 너무 고마웠고 그건 마치 호텔 하우스키핑을 하면서
엄청 고생했다는 하나의 보상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2014년도 이렇게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을지, 호텔에서 묵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러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즐겼으니 좋았었다고 추억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럼, 언제 찾아올지 모를 다음 특집때 또 만나는 걸로! ㅎㅎ
덧_ 참여자에게 드리기로 했던 상품은 거의 모든 분들이 사양(?)하는 바람에 일단 들고 있지만,
원하는 분이 있다면 드리는 걸로 :-)
Copyright © 2013 신난제이유 / 사진 및 글에 대한 불펌을 금합니다.
Camera : Panasonic GF-1 / G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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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골드코스트와 브리즈번 여행은 캐세이퍼시픽, 퀸즐랜드주 관광청 지원
캐나다 여행은 하나투어 겟어바웃, 캐나다 알버타주 관광청 지원
일본 오사카 여행은 하나투어 겟어바웃 지원
그리고 나머지는 신난제이유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