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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see Like To see the World :: 라이프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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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see Life To see the World
라이프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 (철 지난) 세종문화회관 라이프 사진전


이날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라이프 사진전의 마지막 날이었다.
비가 왔고, 추웠으며 평일 낮임에도 마지막 날이란 이유에선지 사람이 많았다. 무척.
엉망인 전시 동선과 전시장을 빼곡히 채운 사람들의 움직임에 전시는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2013년에 본 모든 전시를 통틀어 '정말 짜증 나게 만드는' 그런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2013년에 본 모든 전시를 통틀어 '정말 좋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
모든 '삶(Life)'이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라이프 매거진

1936년 타임과 포춘을 발행한 헨리루스의 손에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라이프가 탄생했다. 창간 3년만에 300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를 이룩하고 알프레드 에이젠스타트, 유진 스미스, 로머트 카파, 유섭 카쉬와 같은 당대 최고의 사진가들이 라이프의 커버를 장식했다. 당시 저널리즘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던 사진은 라이프의 등장과 함께 진정한 의미에서의 포토저널리즘을 완성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성공도 같이 거머쥐며 사진이 탄생된 이래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라이프가 보여주었던 높은 사진 미학의 완성도와 다양한 스펙트럼은 그들만의 정체성이 되었다. 그들의 전성기에 라이프는 곧 사진이었고 그 사진이 역사가 되었다. [출처 : 라이프사진전 홈페이지]



재미있게 읽고 있다면 버튼 한번 꾸욱




조금 우려했던 그 전시의 마지막 날..

미루고 미루다 결국은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갈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광화문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비가 촉촉하게 내리기 시작해 가는 발걸음 더 축축하게 만들어 주는 흐린 날씨였다.
전시장에 도착하고 나서 빽빽하게 채운 사람들의 머리를 보고 괜히 왔나란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한 일.



할인 할 때 미리 사둘 것을..


지금까지의 전시는 이벤트에 당첨되거나 할인권을 미리 구매해 두었기 때문에 늘 제값보단 저렴하게 보곤 했는데
라이프전은 어쩌다 보니 결국 제값을 주고 보게 되었다. 뭐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관심이 가는 전시는 미리 초반에 '소셜커머스'에 뜰 때 미리 사 두는 편이 여러모로 좋다는 경험을 얻었달까.



 관련 상품들도 참 괜찮았다

사실 전시장의 상태(?)만 봤다면 그냥 돈을 조금 더 보태서 도록을 사서 집에서 여유롭게 보는 것이 좋았겠단 생각도 들었다.
복잡하게 꼬인 동선과 맛집 대기줄 마냥 늘어서서 얕은 보폭으로 주춤거리며 움직이며 감상해야 하는, 
다른 쪽부터 보려 하면 스탭이 와서 이쪽으로 가면 안 된다며 다시 줄의 맨 끝으로 보내는..

굉장히 묘하고 어정쩡한 자세의 감상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 좋은 전시에 무슨 찬물을 끼얹는 상황일까 싶었다.
이미 '동선이 이상하다'란 이야기는 듣고 간 것이지만, 예상보다 더 별로였다. 쩝.




그래도 전시는 좋았다.

그 내용마저 엉망이었다면 당장 뛰쳐나가고 싶었겠지만, 사진 하나하나가 인상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전시는 크게 사람 vs 사람(People), 역사에 기록될 순간(Moment) 이것이 우리의 삶(It's Life)으로 나누어 전시하는데
20세기 최고의 사진 기록이라고 가히 칭할 수 있을 만큼의 다양한 사진은 흥미로웠다.



 파블로 피카소와 살바도르 달리

 윈스턴 처칠


대결 구도로 만들어 놓은 것은 특히나 흥미로운 부분.
히틀러와 처칠, 피카소와 살바도르 달리, 폴 뉴먼과 스티브맥퀸 등 경쟁자이며 협력자, 동반자의 구도인 사람들을
연달아 볼 수 있게 해 놓은 전시는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했다.

아돌프 히틀러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사진에서 조금 더 시간을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건
그렇게 많은 유대인을 학살한 희대의 독재자가 가진 눈빛이 잔인하기보단 너무나 맑게 찍혀있는 느낌을 받아서였다.
나는 내가 본 것이 광기나 살기가 아닌 구슬픈 느낌이란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건 사진작가가 너무 잘 찍었거나 아니면 내 감각이 미쳐있는 것이거나.


히틀러의 사진이 궁금하다면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길.
※라이프 공식 사이트 : http://www.seelife.co.kr/



 이 두 사람이 연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밝혀진..

역사의 순간을 기록한 작품들은 역시 '전쟁'과 관련한 것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세기는 전쟁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전쟁이 일어났으니까.

이미 로버트 카파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전쟁의 고통과 아픔'을 그대로 다시 한 번 느꼈는가 하면
종전이 되고 키스로 기쁨을 표현했던 그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삶'이란 단어 아래에서 행해지는 것이라고 보면 늘 기쁘고 행복한 것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형극에 빠진 귀여운 아이들

 전시의 가장 마지막 사진, 그리고 라이프가 가장 마지막에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비교하자는 건 아니고 라이프 전이 로버트 카파전과는 달리 마음을 잔잔하게 해 주었던 건 
전시의 마지막에 있는 'It's Life(이것이 우리의 삶)'란 섹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끝났을 때의 왠지 모를 훈훈한 기분처럼 즐겁게 전시회장을 나오게 했다.

유진 스미스(William Eugene Smith)의 '낙원으로 가는 길(The walk to Paradise Garden)' 사진을 가장 마지막에 둔 것은
지금 봐도 이 엉망인 동선의 라이프 전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 전시가 가장 말하고자 하는 것이 사진 하나에서 함축적으로 드러나는 듯했으니까.

이것이 삶이고! 이것이 희망이다!
참 이 흔해빠졌을지도 모르는 이야기가 늘 내겐 감동을 준다.




그리고 찾은 해답..

로버트 카파전을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사진작가의 사진에 대한 열정이
윤리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글을 시작했고 결국 제대로 끝을 맺지 못했다.
그 해답을 라이프 전에 찾았다. 적어도 내겐 사진작가들이 남긴 이 말들에게서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으니까.

"항상 양심과 싸웠다. 혹시나 내가 남의 슬픔을 이용하지 않는가 하고.."
"사진을 찍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이건 역사였다."

※관련 포스팅 : 불편한 그들, 로버트 카파와 마리오 테스티노




라이프 전은 그렇게 끝났고 나는 감동을 안고서 돌아왔다.
살아있는 역사의 기록이었기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내게 더 많은 감동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마저 들었다.

전시를 둘러보다 '혼란 속의 한국 호랑이를 잃다' 라는 문구 아래 백범 김구 선생의 사진과
그의 서거 당시 오열하며 슬퍼하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찍힌 사진이 있었다.
역사의 한 장면을 기록하는 건 기쁜 일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때론 그 기록이 다시 한 번 슬프게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리고 그 사진은 내가 살고있는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기에 더 찌릿하게 다가온 모습이었다.

라이프 전의 기록들이 내게 준 건 그런 것이었다.
지나간 역사를 기억하라, 그리고 슬퍼하고 기뻐하라. 모든 건 현재로 이어진다.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하나의 힘이 될 이야기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들을 라이프 전은 전해 준다.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 라이프사진전
http://www.seelife.co.kr/

기간 : 2014.1.5 ~ 2014.4.12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8시
장소 : 부산문화회관 대전시실
관람료 : 일반/대학생 12,000원 중/고등학생 10,000원 초/유아 8,000원 특별요금 6,000원 (+ 부산으로 가는 차비)

라이프와 관련된 이미지 검색 : http://images.google.com/hosted/life


전시장 내부의 촬영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의 설치물 사진으로 포스팅을 작성하였습니다.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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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GX-1 (신난제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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