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왔다.
자취생에게 겨울이란 남들보다 더 추운 계절이란 걸 그동안은 몰랐다.
호주의 겨울은 그렇게 춥지 않았기에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또한.
난방비의 지출은 최대한 줄여야 하다 보니 보일러를 떼지 않고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는데 서울은 정말 추웠다.
그리하여 주변의 베테랑 자취생들의 이야기를 듣고서 겨울철을 대비한 아이템으로 이겨내는 중.
완벽하진 않아도 이들이 있어 그나마 따뜻.....하다.
▲ 뽁뽁이 따봉!
아이템 하나, 뽁뽁이(에어캡)
그러니까 뽁뽁이를 창문에 붙인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좀 의아했다.
뽁뽁이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단열효과가 있단 건 신선한 충격이었으니까.
몇몇 기사를 살펴보고 나서야 그 효과에 대한 신빙성이 생겼고 주변 자취생들의 말을 듣고 소셜커머스에 접속하고 나서야
뽁뽁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3중은 뭐고 4중은 뭐고.. mm수까지.. 무언가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연 느낌이었다.
▲ 3켤레에 4,900원!
아이템 둘, 수면 양말
수면 양말 같은 경우는 정말 최고의 방한용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온돌이 없는 '일본'에서도 '호주'에서도 쌀쌀해지면 늘 이 수면 양말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슬리퍼는 나도 모르게 벗고 있을 때가 많지만, 이 수면 양말이야 말로 늘 나와 함께하는 고마운 아이템이 아니던가.
▲ 수면 양말, 따봉!
보송보송한 촉감이 발을 감싸고 차가운 바닥의 기운을 차단해 주어 나를 행복하게 하는 수면 양말.
요즘엔 정말 이걸 신고 외출을 하고 싶어질 때도 잦은데 그래도 '예의상' 벗어두고 나갈 때도 있었지만,
친구의 '어차피 부츠 신으면 안 보이는데'란 말을 듣고 영하의 온도가 될 땐 신고 나가기도 한다. 후후.
나만의 팁이라면 역시 집에선 양말 안으로 바지를 집어 넣어야 찬공기가 안 들어간..달까.
▲ 이래봐도 독일산!
아이템 셋, 보온 물 주머니
일본에서는 유탄포ゆたんぽ라 불리는 이것의 한국 이름을 도통 몰라서 검색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한국에선 탕파 혹은 물 주머니라고 불린다는 사실을 알아내고서 무인양품에서 파는 상품을 사고 싶었으나!
알다시피 무인양품의 제품은 마냥 저렴하지가 않아서 허리띠를 한창 졸라매는 자취생이 다시 선택한 것이 바로
독일산 fashy 제품이다. 이건 일본 잡화숍에서 일할 때부터 알던 것이었는데 한국에서 사게 될 줄이야.
자기 전에 약간 식힌 뜨거운 물을 부어 안고 자면 어찌나 좋은지 정말 잘 샀다 싶은 최고의 아이템!
소셜커머스에 검색하니까 아주 많이 나오더라는. 소셜커머스의 놀라운 힘을 이번에 경험했다.
아이템 넷, 손수만든 레몬차
친구 곰수지양이 생강을 무지막지하게 버려가며, 손을 베여가며 만든 생강차. 이후에 우뎅이 선배가 준 레몬차까지.
겨울을 맞이하여 감기에도 좋고 비타민 C를 듬뿍 섭취하라고 이들이 만들어 준 고마운 차로
찬 기운이 가득한 자취방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아이템!
요즘은 이렇게 4개의 아이템으로 열심히 겨울을 이겨나가는 중이다.
뭐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난방비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라면 다행인데
보일러를 자주 틀지 않으면 얼어버린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마냥 안 틀고 살 수 없는지라 보일러도 열심히 가동 중.
주변의 베테랑 자취생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서툰 홀로 살기를 적응하고 있다.
근데. 남동생이 올라왔네. 좋은 시절 끝.
덧_ 2014년엔 조금 더 소소한 이야기도 많이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너무 소소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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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GX-1 (신난제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