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회초리 맞는 날
티스토리 블로거 간담회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돌아오고 나서 생각했다. 아, 비판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티스토리 블로거로 살아온 6년, 간담회란 이름의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기대감을 안고서 찾은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는 '티스토리'에 대한 애정을 가득 안고서 찾은 많은 블로거가 있었다. 미래의 티스토리를 준비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미래의 티스토리를 위해 한마디를 따끔하게 전할 블로거들의 불꽃 튀는 현장. 티스토리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해 본다.
|여기가 티스토리의 아버지, 다음커뮤니케이션
이번 간담회는 한남동에 위치한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이루어졌다. 본사가 제주도로 이전되었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었던 터. 티스토리를 담당하는 기획, 개발, 디자인을 맡은 이들은 비행기를 타고 서울까지 올라왔다. 간담회를 위해 서울까지 찾아온 이들을 위해서라도 도움되는 이야기를 많이 던져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 나도 이런 곳에서 일해보고 싶...흠흠.
▲ 티스토리에서 준비한 선물과 음식
|티스토리가 건네준 선물들
간담회에 참석한 블로거들에게는 티스토리 측에서 제주도를 직접 돌아다니며 모았다는(?) 선물과 음식이 준비되었다. 전날 저녁부터 굶었던 터라 샌드위치와 커피를 폭풍흡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블로거들이 저마다 인사를 하고 이름을 묻기 바쁠 때 혼자서 우걱우걱 샌드위치를 흡입하는 블로거가 보였다면 바로 나다.
▲ 제주도에서 공수해 온 한라산 소주와 주전부리, 기념품
간담회에 와서 선물도 받고. 무언가 시작부터 마음이 매우 흡족해졌다. 이어폰감개라든가 컵 등 다음커뮤니케이션즈에서 만든 기념품도 좋았고 티스토리에서 신경 쓴(?) 한라산 소주와 땅콩, 제주도 풍경 사진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소주는 곧 데코용으로 사용하는 걸로.
|티스토리, 이렇게 바뀐다
준비된 샌드위치가 제법 남은 걸 봐서는 선정된 참석자 50명이 다 오진 못 했던 모양이다. 참석자 50명이 다 오지 못했다고 간담회 내용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냐고? 그럴 리가. 티스토리에서 준비한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애정이 넘치는 블로거들'은 자신이 지금껏 생각해왔던 이야기들을 토해내듯 다 털어놨다. 한 가지 주제를 심도 있게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끝장토론이나 밤샘토론이 될 가능성이 농후했기에 티스토리 쪽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수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 새로운 메인페이지, 그리고 사라지는 구에디터
우선 티스토리 측에서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 간단히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티스토리 모바일 앱
6월 내 안드로이드 버전부터 공개하여 2~3개월 이내에 iOS 버전까지 예상하며 티스토리의 특징을 살려 점차 업데이트할 계획.
2. 티스토리 메인 페이지 리뉴얼
8년 만의 메인 페이지의 변화가 이루어지며 6월경 오픈 예정이다. 콘텐츠 유통이 가능하게 고려하며 주제별 콘텐츠의 나열 방식은 글 작성 시 글의 주제(태그)를 선택하여 최대한 어뷰징을 막을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 포럼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티타임의 신설하여 블로거들끼리 간담회가 열리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스킨 스토어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다양한 티스토리 스킨 제작 또한 독려할 생각이다.
3. 티스토리 콘텐츠 유통
다음 모바일 앱과 다음 웹페이지 메인에서 최대한 노출할 생각이며, 현재 베타테스트중인 밀어주기 기능을 통해 추천한 글을 리스트하여 블로거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또한, 신규 콘텐츠 및 신선한 콘텐츠의 노출이 가능하도록 검색과 관련한 부분까지 연구하고 있다. 콘텐츠가 좋으면 다음이 '작가'로 활동을 돕는 등 새로운 유통방식 또한 준비하고 있다.
4. 공감기능의 신설
다음뷰의 폐지와 함께 고안한 새로운 추천시스템으로 다음 사이트 전체에 응용할 생각이다.
5. 밀어주기 기능
현재 베타테스트 기능으로 30일을 기준으로 112,100원의 금액이 가장 높은 수익이며 시사/연애/생활과 관련한 콘텐츠에서의 밀어주기의 빈도가 높은 편으로 집계되고 있다. 누구나 가볍게 후원할 수 있도록 금액 부분을 정하였고(100원, 500원, 1000원, 3000원), 정산시 오류와 한국의 결제 시스템을 고려하여 다음캐시를 주는 방식을 차용하였다.
6. 모바일 구글애드센스 개선
7. 티스토리내 종료기능
티에디션을 업데이트하는 방향으로 중복적인 성향이 있는 데터데스크를 폐지하고 현재의 에디터를 조금 더 안정화하고 기능향상에 집중하기 위해 구에디터의 폐지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8. 티스토리 로고의 변화
전체적으로 티스토리 블로거들이 바라고 바랬던 모바일 앱의 등장과 메인 페이지가 드디어 바뀐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에 반해 폐지되는 서비스로 구에디터가 화면에 보였을 때 블로거들의 입에서 나오는 탄식은 앞서 말한 새로운 서비스 2가지보다도 더 격한 반응이었다. 나로서는 구에디터를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의 타격은 없지만, 잘 사용하고 있는 블로거들에겐 정말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아닐 수가 없었다.
▲ 큰 도움을 준 블로거 미녀기획자님과 티스도리닷컴의 철한지구/서해대교님
그렇게 티스토리의 변화에 대한 브리핑 후 몇 가지 질문이 이어지고 본격적으로 블로거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찾아왔다. 사전에 참가자들의 투표를 통해 정해진 4가지의 주제로 팀을 나누어 그에 대한 의견을 전하는 식이었는데. 이번 간담회를 통해 정해진 주제는 '콘텐츠 유통과 블로그 유입, 블로거들 간의 소통, 커뮤니티 활성화, 블로그 수익, 스킨 기능 강화'였고 개인적으로 의견을 내기 위해 참여한 주제는 '콘텐츠 유통과 블로그 유입'과 관련한 부분이었다.
앞서 말했듯 이번 간담회에서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리하여 돌아가면서 각자의 의견을 적어서 내고 그에 대해 짧은 설명을 하면 같은 내용끼리 묶어서 마지막 전체 모임 때 발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 급하게 생각해낸 의견
나는 어떤 주제에 의견을 낼까 크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4가지 주제 중 하나를 골라야 할 때가 되어서 급하게 고민했다. 아무래도 블로그 유입과 관련해서 네이버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콘텐츠 유통과 블로그 유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하고 싶었다기 보단..;)
사실 검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보니 '다음 검색'에 대한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지만, 오늘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 봤자 사실 답이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최대한 그 부분을 배제한 채 의견을 냈다. 하나는 '메인 페이지에서 티스토리 블로거의 글을 효과적으로 노출하는 법은?'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수블로거의 선정은 공정하고, 그들에 대한 혜택은 특별한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 생각보다 다양한 의견들이 넘쳐났다
우수블로거에 대한 이야기를 한 사람은 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마지막 총정리에는 빠질 수밖에 없었고 메인 화면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블로거들도 많은 의견을 냈다. 앞서 우려했던 대로 다음 검색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이어졌지만, 티스토리 쪽에서는 '직접 써 보면 좋은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란 답변과 함께 자신들의 고충을 이야기했다. 토닥.
▲ 전체 진행을 유연하게 도와주신 분
4조로 나누어져 의견을 낸 모든 블로거가 다시 한자리에 모이고 자신들의 조에서 나온 이야기가 발표되었다. 다 티스토리를 사용하다 보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 다들 이 기회만을 기다렸다는 듯 많은 이야기를 티스토리 담당자에게 들려주었다. 제주도 본사로 돌아갈 때 다 챙겨서 가겠지만, 챙기지만 말고 실제로 제대로 된 결과물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간담회에서 블로거들이 이야기 한 내용은 티스토리 공지사항에 정리된 내용으로 대신하며, 아울러 간담회 때 처음 뵌 새우깡소년님이 더욱 자세하게 포스팅을 해놨기 때문에 함께 공유한다.
2014 티스토리 간담회 토론 결과를 공유 드립니다. : http://notice.tistory.com/2172
8년만의 변화, 티스토리 간담회 뒤늦은 후기(새우깡소년) : http://dayofblog.pe.kr/1977
돌아오고 나서 생각해 보니, 티스토리에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은 '망하는 거 아니죠?' 였는지도 모르겠다. 간담회 당시에는 카카오톡과의 합병설이 불거지고 있었고(다음날 정말 합병이 이루어졌다.), 간담회 내용만 봐서는 티스토리가 수익을 내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변화의 바람만 잔뜩 불고서 급하게 문을 닫거나 하진 않을까, 내심 조심스러운 기분도 들었던 것이 사실. 부디 간담회에서 많은 의견을 낸 티스토리 블로거들의 마음을 봐서라도 오래오래 티스토리가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간담회에서 나온 온갖 쓴소리도 결국 티스토리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니까 말이다. 샨새교의 부활을 꿈꾸며 늦은 간담회 후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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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Panasonic GX1 (신난제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