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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치에게 딱인 숙소였다.
역 안에 숙소가 있으니까.



처음 가는 동네에서 숙소를 선택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 방향치인 내게는.
이 동네나 저 동네나 그 동네인 것 같은 상황에서 '효율적인 숙소'를 찾는 것은 여행 준비 과정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뺏는 일이었다. 그나마 리스본에서 2일을 보낼 숙소는 빠르게 선택했다. '리스본숙소'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니까.



로시우역 안에 위치한 호스텔

많은 블로거가 데스티네이션 호스텔(Destination Hostel)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트라 지역[각주:1]을 여행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신트라 지역으로 향하는 기차는 '로시우역(Rossio railway station)'에서 출발하며 호스텔은 역 안에 있다.


역 안에서 나가면 보이던 풍경

화각이 모잘라서 잘린 로시우역


흔한 역 풍경을 생각했을 때, 역 안에 호스텔이 있단 사실은 상상이 안 된다. 도착하고 보니 일반적인 지하철역보다는 서울역이나 용산역 정도의 크기 정도로(물론 그보다는 작은 역이다.) 유럽 대륙 열차 교통의 요지라고 불리는 역답게 고풍스러운 외관과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역이었다.


리스본에서 보기 힘든 스타벅스가 역 1층에 있다


안녕, 친절한 당신!

앞서 말했듯 방향치인 내게 있어 이 호스텔은 여러모로 좋았다. 큰 역이다 보니 찾기도 쉽고,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했으니까. 그 덕분에 호스텔까지 금방 찾아갈 수 있었다. 


관광안내소를 연상케 하는 외관

초인종을 눌러서 열어줘야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호스텔 문 앞에서는 서성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들어갈까 한 망설이고 있을 때 누군가가 문을 열고 나왔다. 슬쩍 안을 살펴보다 짐을 정리하던 직원과 어정쩡하게 눈이 마주쳤다. 잘생긴 그는 이내 인사하며 손짓했다. 어, 그래 반가워. 

부킹닷컴 후기에 친절한 직원이야기가 그렇게 많았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잘생기고 상냥한 직원은 '아침밥' 등의 몇몇 단어는 한국어로 설명하며 호스텔 이용법을 설명해주었다. 


숙박비 외에 도시세가 붙는다

호스텔 이용객 구분용 팔찌


혼성 도미토리 트라우마

개인적인 경험(?)으로 호스텔에 묵을 땐 혼성은 피하려는 편이다. 리스본에서는 그 원칙을 내려놓고 '2일 사이에 무슨 일이 있겠나'란 생각으로 혼성 10인실을 예약했다. 가격도 저렴했고, 시설도 (사진상) 좋아 보였고, 외곽 지역 여행으로 가기에도 편리하니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인정한다, 방심했다. 


귀중품을 보관할 수 있는 사물함이 있던 10인실 풍경

커튼을 열고 건너편 침대의 외국인 친구에게 하이하고 인사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날 새벽, 나는 방안을 채우던 소리(?)에 혼성 도미토리를 선택한 것을 자책했다. 워킹홀리데이로 떠난 호주 브리즈번에서의 첫날, 다시는 혼성 도미토리는 묵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시간이 흐른 탓에 그때의 짜증을 잊고 있었다. 그들의 성생활은 우리의 그것과 달랐으며, 누가 있건 말건 개의치않는 대범함까지 지니고 있단 사실을 다시금 기록에 남긴다. 혹시나 서양권 호스텔에 묵게 된다면, 감히 말한다. 혼성 도미토리는 피해라. 


걱정 많은 혼여족의 짐 보관방법

걱정 없는 여행객의 짐 보관방법


푸릇푸릇한 내부 

새벽의 생활 소음(?)을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 괜찮은 호스텔임은 틀림없다.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성격상 지저분한 호스텔이었으면 만족도가 떨어졌을 텐데 시설 자체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식물이 많아 푸릇푸릇한 생기와 함께 온실을 연상케 하는 천장도 예뻤다. 


누가 이렇게 식물을 잘 키우는지

1층이 도미토리, 2층은 2인실로 이루어져 있는 듯 했다

딱히 이용은 못해본 게임도구들


10인실이다 보니 2층 침대가 좁은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 외의 공용공간들은 만족스러웠다. 리스본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아서 호스텔에 오래 머물지 않아 사용한 시설은 화장실과 샤워실 정도라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지만, 충분히 괜찮은 호스텔임은 틀림없었다.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던 샤워실

다양한 나라의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는 아침밥 시간


참고로 조식은 '엄청나게 맛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숙박비가 저렴하니까 만족'의 정도다.


점심에 맛난것을 먹어야 할 목표가 생기는 조식



걸어서 갈 수 있는 관광지

데스티네이션 호스텔에서 가까운 관광지는 로시우 광장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다. 호스텔을 찾아갈 때 이미 로시우 광장은 가볍게 들렸고, 체크인하고 저녁 무렵에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도 구경했다. 첫날 유럽여행 커뮤니티에서 용기 내 만난 친구와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는 트램을 타고 리스본 대성당산타루치아 전망대도 다녀왔다. 


로시오광장의 분수

리스본에서 딱 한번 타 본 노란트램


물론 내가 생각했던 야경과는 달랐지만, (야경은 누군가의 야근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전망대에서 걸어 내려오며 만난 골목과 골목 사이의 풍경, 때마침 흐르던 파두[각주:2] 소리는 리스본의 기억을 특별하게 물들였다.



다음 리스본 여행을 기약하며


포르투 일정에 밀려 리스본에서는 오래 머물진 못했다. 2일간의 짧은 시간임에도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고, 새로운 기억들을 채워 넣었다. 언제 다시 리스본에 올지 이 호스텔에 머물지는 모르겠지만, 그땐 꼭 10인실은 피하고 조금은 더 길게 머물고 싶다. 

유럽이 처음인 혼자 여행객에게 스치듯 만족감을 준 데스티네이션 호스텔. 서울에서 떠난 도착한 이곳에서 또 다른 다른 목적지를 향해 힘차게 출발할 수 있었다. 


추천


리스본 외곽지역으로 여행할 계획이라면
방향치라면
가성비가 중요하다면
스타벅스 커피를 꼭 먹어야 한다면


비추


남녀칠세부동석이라면
조식 뷔페를 즐긴다면


참고


부킹닷컴 : https://www.booking.com
일정 : 2017년 6월 21일(수) - 6월 23일(금)
금액 : 2박 60,285원(€ 46.78) + 도시세 € 2.00 / 혼성 도미토리 10인실


정보


글쓴이 : 신난제이유
카메라 : Panasonic GX1 / 아이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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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스본 근교에 있는 지역으로 무어성, 페나성, 호카곶등을 둘러볼 수 있다 [본문으로]
  2. 파두 는 포르투갈의 음악 장르이다. 주로 검은 옷을 입은 솔로 가수가 부르는 노래 형식이며, 포르투갈 기타와 클래식 기타 연주가 함께한다. 어쿠스틱 베이스 기타나 콘트라베이스가 반주 악기로 포함되기도 한다. 2011년 11월에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참조: 위키백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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