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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학교 선배의 결혼식이었다. 일본에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던 시절, 많은 도움을 주었던 나의 선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님의 모습으로 반겨주었다. 물론 그녀의 평생 반려자가 될 신랑님 또한 최고로 멋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신부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오는 하객들과 연신 인사하기 바쁜 신부의 모습을 대기실에서 한참 쳐다보고 있으니 나 또한 정신이 없어졌다.
끝도 없이 쏟아지는 인사와 사진 촬영 속에 어느새 식이 시작될 시간이 되었고, 드레스 자락을 부여잡은 신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홀로 향한다. 두근거리는 마음과 긴장감에 선배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결혼식은 늘 그래 왔듯 시작과 동시에 끝나는 것 같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들이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내 딛는 그 순간, 사람들의 축복이 쏟아졌다. 쑥쓰러워하며 환하게 웃는 신랑 신부의 얼굴은 언제봐도 기분이 좋다. 이제 이들은 서로 의지하고 다독여주고 함께 웃고 울며 자신들의 즐거운 인생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신부만큼이나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결혼식을 지켜봤을 그녀의 아버지. 아주 작은 아이가 어느새 멋진 숙녀가 되어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 걸 지켜보는 것은 분명히 말로는 표현 안 될 그런 마음이었을것이다. 꼭 잡은 그들의 손을 보고 있는 순간, 나도 모르게 뭉클해졌다.
누구보다도 행복해지길 바라며 잡은 두 손. 오늘 한 걸음씩 같이 내딛는 이 길이 꼬마 시절 걸음마를 배워나가며 같이 걸었던 그 길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버지도 딸도 분명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사랑하고, 고맙다고.
★이 글을 신부 S선배와 신랑 Y님께 (감성사진 찍어주기로 해놓고) 사진을 못 찍어 송구스런 마음을 담아 드립니다. 완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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