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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과의 전화연결

라디오에 문자 사연이 소개되었다
전화 연결은 생각도 못 한 일이다


집에서는 매일 일어날 때부터 라디오를 듣는다. 출근을 준비하며 듣고, 퇴근 후엔 잠들기 전까지 듣는다. 시계를 보지 않아도 라디오 코너에 맞추어 생활하다 보니 라디오를 듣는 건 습관이다. 



오늘 아침은 늘 그렇듯 김제동 씨가 진행하는 '굿모닝 FM 김제동입니다'를 들으며 출근 준비를하고 있었다. 이 방송에서는 사연 하나를 뽑아 당사자에게 전화 연결을 하는 '범국민 앙금박멸 프로젝트, 뭐해, 미안 랩소디'라는 코너가 있다. (난 여태껏 고해미안랩소디인줄) 청취자의 목소리를 날 것으로 전하는 코너라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남이의 중성화와 절친과의 깨똑을 사연으로 보낸 적 있었지만 소개되지 않았다. 

오늘은 사실 별 기대 없이 그냥 생각나서 보내봤다. 


언니, 엄마... 미안. 바쁘다고 출근해야한다고 조카 돌잔치 끝내고 그날 서울 올라왔자나.. 사실 다음날 연차썼어. 나도 놀아야지. 조카는 매일 놀자나. 미안해...


조카 2호의 돌잔치는 일요일 저녁 7시였기에 말 그대로 밥만 먹고 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다음날 휴가를 쓰고 느긋하게 있어도 되지만, 아무래도 쉬고 싶었던 마음이 커서 회사에는 돌잔치를 이유로 휴가를 썼다. 언니와 엄마에게는 출근한다고 이야기하고. 

내심 미안한 마음이 컸던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광고가 끝나고 이 사연이 두 번째로 소개되었다. 전화번호 뒷자리 '8229'가 나올 때만 하더라도 내 사연인줄 모르고 있다가 한 자도 다르지 않게 문자 내용이 소개되자, 머릿속에 '엥?'이란 생각만 가득했다. 동시에 딱히 재미있는 사연은 아니고 뒤에 사연이 더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전화 연결까지 되진 않을거라 생각했다.


8229분께 전화 연결을 해볼게요


전화번호 끝자리 8229. 나였다. 당황했다.
얼마나 당황을 했는지 숨 고르는 것도 잊고 전화가 울리자마자 받았다. 전화를 받으면 작가님이 연결 하겠다는 안내멘트라도 할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없이 바로 김제동 씨와 통화가 시작되었다. 

통화하면서 무슨 질문을 받았고,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긴장한 탓이기도 했지만, 사실 그보다 방송에서 실수로 비속어나 은어를 쓰면 안 된단 생각과 욕먹을 말이나,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단 생각만 했다. 그러다 보니 차분하게 말한다는 것이 많이 처진 것은 아닌지. 대화 중간에 김제동 씨가 '조용조용 말씀하신다' 라고 한 부분은 아마도 그런 게 아닐까 싶은. 


그렇게 통화를 끝내고 나니 더 재치있게 말하지 못해서, 아침방송을 우울하게 만든 것 같아서 자연스레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되더라. 오늘 첫방송 한 주제에 말이다. 늘 전화 연결되면 재치있는 말솜씨로 라디오를 장악하리라 생각했건만, 그렇게 되지 못한 것이 너무너무 안타깝고. 또 기회가 온다면 그땐... 제대로...못하겠지, 그때도. (하하하)



라디오는 예전만큼 많은 이가 찾는 매체는 아니다. 그래도 뭐랄까. 콘텐츠가 아무리 다양해져도 라디오 사연만큼 사람 냄새 듬뿍 담은 매력은 없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전화 연결되기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수려하게 떠들지 못하더라도 공감하며 들어주는 매체. 그 경험을 하루 종일 여기저기 자랑거리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하고, 포스팅 거리로 기록할 수 있게 하는 매체. 그게 라디오가 아닌가 한다. 그래서 라디오가 계속 있어줬으면 좋겠다. 소소한 우리 삶을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사족


여자치곤 톤이 낮은 목소리, 콤플렉스다. 김제동 씨가 좋게 얘기해줘서 고마웠다. 
상품은 언니에게 다 주기로 했다.
노잼 방송을 들은 모든 분들께, 다음 번(?)엔 활기차게 해 보겠습니다. 


정보


글쓴이 : 신난제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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