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 이자 문자를 받았다.
어라? 이거 왜 이렇게 비싸지?
문자를 받은 후 놀란 마음으로 바로 주거래은행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회사를 그만둔 게 문제인가, 아님 금리 인하 혜택을 준다던 신용카드로 뭘 안 사서 그런 건가.
아, 대출금리는 6개월 뒤에 반영이 된다고요?
그제야 띄엄띄엄 여기저기서 듣기만 했던 대출금리 이야기가 실감 났다. 이윽고 나의 무지함을 다시 한번 반성했다. 나는 하나도 몰랐다. 경제 쪽으로는.
내가 금융문맹이라니!
부자였기보단 가난한 집이었고 사치를 하진 않았지만, 짠돌이짠순이는 아니었다. 번 것으로 적당히 저축하면서 적당히 살아왔다고 느꼈는데. 나의 문제는 그 ‘적당히’였던 것 같다.
다른 것은 늘 트렌드 하게 반응하면서 경제, 금융, 재테크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돈돈거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모아봤자 얼마나 모을까 하는 마음, 수포자에겐 너무 어려운 숫자와 관련한 것들. 이유를 대자면 한도 끝도 없다. 그렇다, 핑계다.
나 같은 사람을 일컬어 ‘금융문맹’이란 표현을 쓴다는 것을 알게 되고, 더 이상은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었을 때가 진짜 늦었을 때라고 박명수 씨가 이야기했지만, 그렇다고 포기하란 이야기는 아닐 거다. 늦었으니 더 빠르게 해야 한다.
그렇게 올해 새로운 목표를 하나 세웠다. ‘부자가 되자!’
다짜고짜 부자가 되자니!
안다. 금융문맹 주제에 부자가 되자는 목표라니. 이건 축구공 하나 사서 ‘이제 손흥민이 되어보자’와 비슷한 느낌일까. 목표를 크게 설정하는 건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경제관념이 없으니 큰 꿈을 꾸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 목표는 공부를 해 나가면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꿀 수 있는 꿈으로 만들어 갈 거다.
다만 내게 있어 ‘부자’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나는 한 번도 내가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당연히 부자란 것은 나는 꿈꿀 수 없을 천문학적인 재벌이거나, 적어도 서울에 근사한 집을 가진 사람이란 인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나는 될 수 없기에 절대 부자란 꿈을 꾸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의외로 현실적인 것일지도?
내가 생각하는 부자는?
나는 ‘내 집 장만’을 목표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의 성향일 수도 있고, 집을 장만하기 위에 생각해야 하는 많은 것들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내 집’은 동기부여가 그다지 되지 않았다.
올해 들어 생긴 나의 꿈은 ‘피아노를 치고 발레 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것. 내 집 장만보다 오히려 이쪽이 동기부여가 되어 부자가 되어야겠단 결심을 확실하게 했다. 여유 있는 시간과 건강한 체력이 있어야 피아노도 발레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가지려면? 나이가 들어서도 피아노를 배우고 발레를 배울 경제적 능력이 되려면 지금처럼, 아니 그보다 더 벌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분명 저마다 부자의 기준은 다를 거다. 어떤 이에겐 그게 집일 테고, 건물일 테고, 해외여행을 마음껏 하는 것일 테고. 그렇다면 나의 기준은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나는 문화적인 생활을 할 여유를 가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걸 위해서 당연히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돈공부를 한다
목표가 생기니 그전에 없던 의지가 샘솟았다. 그 의지가 너무 뒤늦게 온 것 같기도 하지만. 내 속도대로(그보다 조금은 분주하게) 공부를 해나가는 과정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금융문맹 수준이지만, 엄청난 부자가 되지는 못할 수도 있지만, 분명 과정으로 남는 것이 있을 거다. 혹 나 같은 생각을 가진,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일단 하자, 나의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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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신난제이유
카메라 : Ricoh GR3, iPhone mini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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