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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산으로 : 굿러너시스터즈 트레일투어, 가평 서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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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와도
달리기는 멈추지 않아

 

오랜만에 산을 달렸다. 옛날부터 눈이 내린  한 번쯤 달려보고 싶었는데, 생각해 보면달려본 적은 없지만, 2010년쯤인가 캐나다에서 설산을 올랐던 기억이 있으니  잊고 있었지. 

 

시스터즈들과 함께 떠나는  트레일 투어였다. 차가 없고, 딱히 동호회 활동을 하는 성향이 아니다 보니  트레일은 익숙한 장소인 용마-아차 줄기차게 뛰었는데, 이번 트레일 투어를 통해 가평 서리산 처음으로  보았다. 

 

오늘의 코스 가평 서리산

원래 코스라면 서리산-축령산을 더해 약 15km. 그러나 축령산 쪽에 눈이 많이 쌓이고 위험해서 그쪽은 가지 않아 대략 12km 정도로 줄었다. 수요일에 런클럽 25km 러닝 후 다리가 엉망인 상태였던터라 속으로 ‘오히려 좋아’를 외쳤다. 

 

코스를 설명해 주시는 윤주님, 그리고 오늘 함께한 시스터즈들

 

가평은 진짜 오랜만에 온 느낌. 아마도 마지막으로 온 게 회사 워크샵인듯. ‘아침 고요 수목원’이 익숙한 걸 봐서. 오늘은 수목원이 아니라 산을 뛴다는 게 조금 다른 포인트지만. 

 

 

설산 트레일의 매력

산에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 재희님이 눈길을 달릴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알려주셨다. 어느정도 녹아 빙판이 된 곳보단 가장자리쪽(윤주님 표현을 빌려 ‘가생이’)을 밟는 것이 낫다는 것과 경사가 심한 내리막에서는 뒷꿈치쪽으로 중심을 옮겨서 내려온다는 것과. 

 

출발 전 재희님이 설산을 뛰는 방법을 설명해 주셨다

 

그러나 이론과 실전은 늘 다르고, 내 몸은 처음 뛰는 눈길에 잔뜩 긴장했기에 초반엔 적응하느라 힘들었다. 게다 초반에 꽤 경사가 가파른 곳이 나와서 작년에 달린 극악의 코스(?)였던 다둔 스카이레이스가 연상되기도 했다. 

 

 

눈 내린 서리산의 풍경

서리산의 해발고도는 832m. 아마도 국내에서 오른 산 중에서 가장 높지 않을까 싶다. 원체 등산 경험이 없으니 말이다.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늘 그랬듯 멋지다. 눈이 내려서 더욱 근사했고. 검색해 보니 서리산과 축령산은 수도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철쭉이 핀다고 하는데, 다른 계절에 와 봐도 좋을 것 같다.

 

 

눈이 많이 쌓이고 체력이 부족하여 트레일러닝의 취지와 다르게 걷는 구간이 더 많고 미끌어질까봐 걱정하는 마음에 산을 마음껏 달리진 못했지만, 그것까지도 좋은 경험이었다면 좋은 경험. 눈이 내린 산은 이렇구나 깨달은 걸로도 충분히 좋았다. 다음엔 더 즐겁게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지름신 찾아오는 트라이얼

호카에서 나온 스피드고트를 주로 신지만, 이번엔 굿러너컴퍼니의 트라이얼 프로그램으로 노말의 ‘토미르’를 신청해서 신어 보았다. 노말은 트레일러닝계에서 유명한 선수인 ‘킬리언조넷’이 만든 브랜드인데, 지난 가을 ‘용마-아차’를 달릴 때 접지력이 무척 좋았던 기억에 살까말까 계속 고민한 브랜드다. 

 

눈 위를 달리는 건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그때와 달리 이번 눈길에서는 토미르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또 다른 브랜드인 노다와 발바닥 부분을 비교하니 요철의 숫자가 적긴 하더라는. 가볍고 접지력이 좋은 건 눈길이 아닌 곳에서 확실히 빛을 발하는 느낌.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스포츠 고글은 언제 써도 어색하다

 

그리고 또 하나. 선글라스도 대여했다. 디스트릭트 비전의 나가타 스피드 블레이드 D. 운동할 때 선글라스 쓰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맨 눈으로 달리곤 했지만, 눈에 반사되어 부심이 있을 수 있기에 대여 서비스를 이용했다. 굉장히 가벼운 선글라스고 가시거리도 좋아서 착용 시에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가격이 고가라는 점만 그저 아쉬울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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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위해 달리는 거지!

12km를 뛰고 걷고 나서 도착한 식당의 메인 요리는 ‘얼큰잣순두부’였다. ‘얼큰’이란 표현 때문에 매운 것만 먹으면 배가 아픈 나는 조금 걱정했지만, 참기름부터 국내산 고추가루를 쓴다고 자신있게 음식을 말씀한 사장님 말처럼 맛있었다. 과도한 MSG없어 깔끔한 맛. 가평 잣 맛걸리와 함께 먹는 순두부찌개는 너무나도 맛있었다. 가평이 잣으로 유명하단 사실을 이렇게 먹으면서 습득.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하셨던 사장님 부부

 

 

맥주 브루어리에 가기 전 시간이 남아 커피도 한 잔했다. 달맞이빵을 파는 명인님이 하는 카페였는데, 맥주를 마셔야 했기에 빵을 사 먹진 못한 건 통탄할 사실. 마지막으로 크래머리 브루어리에 도착. 3시부터 맥주 무제한이란 이야기에 흥에 겨워 맥주를 주문했지만, 바베큐 플래터와 감자튀김을 신나게 먹다 보니 배가 불러 2잔 이상은 마실 수가 없었다.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맥주
맛있었던 바베큐 플래터

 

가벼운 맥주를 좋아하는 내겐 라거와 바이젠이 적당히 좋았고, 필스너는 특유의 씁쓸한 맛이 이날은 잘 맞지 않았다. 흑맥주는 원래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맥주를 좋아한다면 무제한 시간을 잘 활용하면 딱이지 않을까. 

 

옹기종기 모여서 마쉬멜로우 다 태우고 있었다

 

나오는 길에 입가심(?)으로 마시멜로우까지 구워먹었다. 다들 구워  경험이 없어 까맣게 태우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그저  같이 꼬치를 들고 깔깔 거리며 웃어댄 걸로도 좋았다. 

 

 

함께였기에 이번에도 무척 즐거웠다

 

올해는 트레일러닝을 위해(?) 등산을 더 자주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차피 내려올 산을 왜 올라가느냐 생각했던 과거와 비교하자면 정말 큰 변화다. 다만 방향치인 나로서는 아무래도 혼자 등산하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다 보니, 좋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트레일투어가 정말 좋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맛있는 음식도 잔뜩 먹어서, 눈이 내린 풍경을 아주 가까이서 본 것도 다 좋았다. 그 많은 즐거운 기분을 말하기에 ‘좋았다’라는 표현은 단순하기 짝이 없지만, 24년의 시작을 이렇게 좋은 추억을 쌓으면서 시작할 수 있어 행복하다. 

 

다음 트레일투어도 빨리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네~ 좋겠네~

 

 

 

참고


굿러너 컴퍼니 : https://www.goodrunner.co.kr/

고향잣두부 : https://naver.me/xB4sGv0T

가평 크래머리 브루어리 : https://kraemerlee.com/
일정 : 2024년 1월 13일(토) / 2달이나 지나다니, 포스팅 속도 참 느리다.
장소 : 가평 서리산 


글쓴이  신난제이유
카메라  아이폰 13 mini / 굿러너시스터즈 촬영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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