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을 뛸 줄은 몰랐지.
아, 몰랐으니까 뛰었지.
좋아하는 트레일 러닝화 브랜드인 노말의 토미르 2.0 런칭 이벤트이기도 했고, 드디어 트레일 러닝의 시즌이 왔기에 신나게 달려갔는데. 용마아차산만 몇 번 오르고 내린 삐약이 트레일 러너에게 첫 북한산은 쩜.쩜.쩜..
트런 삐약이의 첫 북한산 방문기
등산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고, 작년에 트레일 러닝에 입문하면서 산을 가기 시작한 것이라 나에겐 ‘해발고도’의 개념이 없는 편이다. 애초에 거리 감각이 좀 떨어지기도 하고. 전날 굿러너 시스터즈 5기 훈련 차 굿러너 서울숲점에 갔다 망키님의 ‘오세요’ 한마디에 갔을 뿐인데, ‘오세요(빡신 건 알아서 감안하고)’라는 속뜻이 있을 줄은 몰랐지.
아무튼 새벽 일찍 일어나 테이핑하고 부지런히 약속 장소로 가는데, 평지인 대학교가 많지 않은 것은 진즉 알고 있었지만, 상명대 학생들 눈 올 땐 어찌 다니는 거죠? 엄청난 오르막에 상명대 학생들은 참으로 건강(?)할지도 모르겠단 생각마저 들었다.
오늘은 모두가 토미르를 신고
이번 행사는 노말의 토미르 2.0 런칭 이벤트로 마련된 것. 사전에 신청한 사람들은 2.0을, 사이즈가 없는 경우에는 1.0을 신고 달렸다. 1.0이나 2.0이나 접지력이 좋은 것은 매한가지이기에 북한산 바위에서도 미끄러지지 않았다.
이번에 내가 고른 컬러는 ‘블랙핑크’라고 이야기했지만, 실제로는 ‘베이지’ 컬러. 토미르 1.0 때부터 노말의 신발은 디자인과 컬러가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좋았다. 신발에 대한 자세한 리뷰는 따로 또 한번 쓰기로 하고! 오늘은 첫 북한산 달린 기분에 대해서 조금 더 적어보기로.
힘들다, 힘들어, 힘들고나.
애초에 누적고도 1,000m라고 적혀있었음에도 ‘어떻게 되겠지’란 생각으로 간 것이 문제였을까. 올해 첫 트레일 러닝이었다 보니 로드 러닝과는 다르게 물과 보급을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잊었다. 이런이런.
이곳으로 가는 것이 맞나요 싶은 돌산을 넘어갈 땐 클라이밍 하는 줄 알았다가, 급격한 내리막을 만나 앞구르기 하지 않도록 발가락에 힘을 꽈악 줬다.(토미르 접지력이 도왔다!) 다녀온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북한산은 원래 어려운 산이라고 해서 그제야 알았다. 이제 뇌에다가 잘 박아두자. ‘북한산 힘든 산’.
그래도 멋진 북한산
망키님이 ‘놀이터’라고 말씀하신 기자능선 ‘대머리바위’ 위에 도착했을 땐 돌산을 기어오른 이유가 이것 때문인가 싶었다. 용마아차산에서 본 것과 다른 서울의 아름다운 풍경. 한쪽에 아파트가 아쉽다가도 그것마저도 서울이다 싶어지는 그런 시원한 풍경이었다.
이윽고 ‘모델 놀이’가 시작되어, 이 대머리 바위 위를 뛰어다니고 내리막을 빠르게 내려갔다. 풀코스 완주 후에 발목과 무릎 쪽 부상에 대한 염려가 있다 보니 덜덜덜 떨면서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토미르 접지력을 이렇게 또 실감.
다시 힘들다, 힘들어, 힘들고나.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다시 하산을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 가야했다. 아까 기어 올랐던 그 곳을 이번엔 내려가야 했고, 덜덜 떨면서 내려갔던 곳을 이번에 끙끙 소리를 내며 올라가야 했다.
게다 치명적인 실수는 트런을 너무 오랜만에 해서 에너지젤을 챙기지 않았다는 것. 아침도 제대로 먹지 않고 출발했기에 점점 체력이 떨어져 가는 것이 느껴졌다. 여기저기서 에너지젤을 구걸(?)하여 체력 게이지를 근근이 살려놓으면서 평지에서 뛰지 않고 걸으면서 버텼다.
이건 분명 나의 잘못이기에 누굴 탓할 것도 아니고, 다음부터는 물도(1리터를 챙겨 갔음에도 밑바닥까지 쪽쪽 빨아 먹었다) 뉴트리션도 제대로 챙기기로.
그럼에도 즐거웠던 건 왜일까
분명 엄청나게 힘들었는데 힘든 만큼 미화도 빠르다는 러닝판의 이야기처럼 막상 그날의 사진을 받아보니 너무 멋지게 나와서 체력 더 키워서 북한산은 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고. 체력과 근력을 더 키워서 날다람쥐처럼 슝슝 다닐 수 있을 때쯤? 아, 그럼 평생 못 가려나...
러닝을 시작하고 트라이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늘 신청하고 있다. 아무래도 내 발에 맞는 신발을 찾는 건 그만큼 중요하니까. 이번 트레일 러닝화 이벤트는 로드 러닝과 다른 트레일 러닝의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주었는데, 북한산의 멋진 풍경을 드디어 체험했다는 면에서도 좋았다. 사진을 보고 다들 장소를 궁금해했을 정도였으니까.
올해 첫 트레일 러닝 대회는 작년과 동일한 운탄고도 스카이레이스로 간다. 그리고 신발은 당연히 노말 토미르로 결정.
추천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트레일러닝 훈련이 필요하다면
비추
높은 해발고도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적당한 코스를 찾는다면
참고
굿러너컴퍼니 : https://www.goodrunner.co.kr
일자 : 2024년 4월 13일 토요일
장소 : 북한산 탕춘대능선
글쓴이 신난제이유
카메라 iphone 13mini
사진 고마워요관구 / 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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