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로 보는 MBTI가 있다면,
이게 아닐까?
굿러너컴퍼니에서 하는 달리기 수업을 몇 주간 들었다. 수업 첫 날 러닝화와 카프슬리프를 받았는데, 추가로 받은 것이 바로 CircleDNA 키트. 간단하게 DNA 검사를 할 수 있는 이 도구를 통해 채취한 검체를 보낸 것이 지난 달. 드디어 두근거리며 기다렸던 결과가 도착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1
코로나 검사보다 더 간단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DNA 검사는 빗에서 몇 가닥의 머리카락과 칫솔을 지퍼백에 넣어 의뢰한다. 막장드라마의 흔한 클리셰인데 이 키트는 머리카락도, 칫솔도 아닌 나의 타액, 즉 침으로 진행한다. 코로나 검사할 때 뵌 적 있는(?) 길다란 면봉을 입안에 넣고 좌우로 뱅글뱅글 열번 정도 훑으면 끝.
코로나 검사할 때마다 코 찔리던 고통에 비하면 이건 쉬워도 너무 쉽다. 이렇게 타액을 묻힌 면봉을 액체가 들어있는 조그마한 용기에 옮겨 담고 열번 정도 흔들어주면 끝. 키트와 함께 받은 페덱스 봉투에 넣은 나의 유전자는 이렇게 담겨져 홍콩으로 떠났다.
검사는 간단하지만, 사전에 두 가지를 신경써야 한다. 하나는 Circle 앱을 깔고 키트에 붙어 있는 스티커의 번호를 등록해야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검사 30분 전부터 물을 마시면 안된다. 물먹는 하마인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면봉을 꺼내서 10번 돌렸다.
흥미진진한 나의 검사결과
먼 길 떠난 나의 유전자 결과는 한 달만에 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잇었다. DNA 검사를 처음 하니까 무척 기대할 수밖에 없었는데, 결과 보고서는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꽤 흥미로웠다. 결과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내용, 예상밖의 내용,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겠다.
1) 그래서 그랬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결과
유전자 검사 전부터 알고 있었던 내용은 재확인 받는 기분이었다. 우유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었던 것이나, 집먼지에 민감한 반응(이건 실제로 알레르기 검사를 했었다)이었던 것. 일광화상 위험 높은 부분은 여름에 유난히 잘 타서 햇볕을 싫어하는 내겐 꽤 고개를 끄덕이는 결과이기도. 앞으론 선크림을 더 꼼꼼하게 바르기로.
식단 면에서는 '지방'과 '탄수화물'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는 내용이 나왔는데. '밥'과 '빵'을 좋아하는 내겐 꽤 슬픈 소리다. 심지어 '단것'에 대한 선호도도 높기 때문에 적당히 먹어야 한다고. 아니 제가 뭘 그리 많이 먹었다고... 많이 먹긴 했지.
2) 아니 뭐라고! 예상 밖의 결과
성격은 과학계에서도 유전자의 영향이냐, 환경의 영향이냐의 이야기가 많다더니 아무래도 환경의 영향을 어느정도 받나보다. 내 유전자가 가리키는 나는 굉장히 자신감이 있고 차분하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 성격인데, 실제 나는 되려 반대라고 생각하기 때문. (살아오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럼에도 유전자 검사의 결과에 대한 신뢰에 대한 의문보다는 타고나길 이렇게 멋지게(?) 태어났다면, 앞으로도 유전자에 맞게끔 살아가는게 어떨까, 좋게 생각하기로.
한편 느긋하고 융통적인 성향이지만, 실용적이고 꾸준한 성향인건 뭔가 조금 반대가 아닌가 싶은데 결과 A, B, C 중에 하나에 가까운 쪽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보니 그런게 아닐까 싶다.
3) 아니 내가 그렇다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
결과 중에 슬펐던 것(?)은 나에겐 음악과 댄스의 재능이 없단 것. 이렇게 유전자로 확인 받으니 내 안의 댄스본능이 급 사그라드는 기분. 음악적 재능은 있는 줄 알았는데. 어디선가 본 자료에 따르면 음악, 스포츠, 게임, 공부는 유전자의 영향을 꽤 받더라. 나는 아무래도 나는 평범하게 살아야 하나보다.
그렇지만 '창의성'은 재능이 있는 것으로 나와서 위안받았다. 어쩐지 내가 좀 아이디어 내는 걸 좋아하더라! 유전자로 확인받았으니 이 창의성을 살려서 뭐라도 해야지! 근데 뭐하지..?
MBTI 저리가, 이제 유전자 검사
MBTI 광풍이 휩쓸고 간 자리, 이제 유전자 검사 차례(?)다. 같이 달리고 있는 분들의 유전자 검사 결과와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각각 최적의 운동유형이 달랐는데, 파워와 근력은 높지만, 지구력이 낮은 나는 점프 운동, 체조, 단거리 자전거가 나왔다. 제가 지구력이 낮아 달리기가 이렇게 힘든건가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검사 결과를 올리니 다들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해서, Circle DNA에 대해서 소개 문구를 가져왔다.
내 몸을 바르게 알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유전자 검사
아무리 노력해도 남들이 좋다고 하는 생활습관이 어려워 자책한 적 있지 않나요?
내가 타고난 몸의 유전적 특성, 선천적으로 나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알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게 되면, 그다음에 나에게 무얼 해줄 수 있을지 나를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요.
침 한 방울로 식단 민감도, 부족한 영양소, 조상, 스트레스 관리법, 수면법까지 총 125여가지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CirclDNA Vital(바이탈) 키트로 진정한 나를 만나보세요.
소개 내용대로 침 한 방울로 나도 잘 알지 못했던 다양한 특성을 알게 된다는 게 신기하다. 프리미엄 비용을 지불하면 질병까지 알 수 있던데, 이번에 체험한 건 아쉽게도 거기까진 나오지 않았지만, 내게 필요한 식품이 무엇인지, 무엇을 주의하면 좋을지 알았기 때문에 먹을 때 신경쓰기로. (난 요오드가 부족하니 미역을 양껏 먹어야..)
유전자 결과의 신뢰도는 항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너무 맹신할 필요는 없겠지만, 내년에 할 건강검진 결과와 함께 비교하면 효과적일 듯하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수록 건강은 자꾸 신경이 쓰인다. 이렇게 조금씩 더 신경쓰면서 건강 챙겨야지.
참고
홈페이지 : https://circledna.com/ko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circledna_kr/
정보
글쓴이 : 신난제이유
카메라 : Ricoh G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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