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캘리그라피가 별거냐

반응형


퇴사하고 노는 두번째 날. 오늘은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회사 열쇠 반납하는 것을 잊고 퇴사한지라 그걸 돌려드릴겸 회사에 들렸다가, 근처 성북동에서 고양이 세마리와 함께 알콩달콩하며 살고 있는 우뎅선배의 집으로. 예전부터 그녀에게 캘리그라피를 배우겠다고 했었는데, 오늘에서야 찾게 되었던 것이다. 





패키지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진 그녀는 가끔 자신이 쓴 캘리그라피로 패키지를 만들곤 하는데, 그걸 보면서 늘 배우고 싶어 안달이던 나는 오늘은 그 노하우를 얻어내겠다는 생각으로 찾아갔다. 저를 제자로 받아주시옵소서.





그러나 그녀가 나에게 알려준 노하우는 그저 "별거 없다, 많이 써보면 된다" 였다. 장맛은 며느리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더니 역시 쉽게 얻어낼 수 없는것인가! 어쨌든 나는 별거 없이 많이 끄적거리면서 썼고, 그녀는 한석봉 어머니마냥 옆에 앉아 떡이 아닌 기타를 쳐 주었다. 

사진으로 보면 알다시피 캘리그라피 수준에도 가지 않는 붓놀이었지만, 오랜만에 맡는 먹의 향기와 화선지의 바스락거림, 선배의 기타선율, 즐겁게 주고받는 수다.. 참 소소하고도 행복하게 하루를 보냈다. 뭐, 캘리그라피는 매일 연습하면서 많이 써봐야 뭔가 감이 올 것 같지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