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복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그다지 생각지도 못한 것들과 부딪칠 때가 있다. 정말로 사소한 것들, 사소해서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했던 그런 것들. 그중에 하나가 바로 복사다. 한국에 있을 때야 회사 복사기를 사용하면 그만인데 호주에 오니 "이를 어쩜 좋아!"
방법은 간단하다. 도서관에 가거나 아님 오피스웍스에 가거나.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하길 도서관보다 오피스웍스가 저렴하다고 하여 직접 찾아가 보았다.
왜 수세미가 이곳에!
커다란 창고와도 같은 느낌의 이곳은 이케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파는 상품들은 한국의 오피스용품을 파는 곳들과 별반 차이가 없고 가격이 비쌀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오히려 독일산 스태들러는 한국보다 저렴해 문구용품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정말 황홀한 곳이었다. 카버파스텔 색연필! 스태들러!! 빅! 다 사고 싶다아!!
생각보다는 저렴한 가격 10센트!
언뜻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싶어 가봤더니 직접 찍은 디지털 사진을 프린트할 수 있는 곳이었다. 기본적인 작은 사이즈부터 웬만한 포스터크기만 한 큰 사이즈까지 서비스가 잘 갖추어져 있어 내가 찍은 사진들로 기념엽서를 만들어도 좋을듯 하다. 이전에 느낀 거지만 호주에서 파는 엽서들이 그렇게 예쁘지가 않아서 조금 불만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이곳을 찾은 원래의 목표인 '복사하기'에 도전해보기로. 복사하기 위해서는 '복사카드'가 필요한데, 기계를 이용해서 사는 방식. 설명문이 붙어있긴 하지만 영어의 압박에 잠시 움찔. 여기서 조심해야할 것은 카드를 살 때 2달러를 넣었을 경우다. 2달러를 넣어도 1달러가 거슬러 나오지 않기 때문. 일단 돈을 넣고 나면 나오는 카드에는 1달러만 충전이 되어 있어 다시 카드를 집어넣어야 2달러가 들어있는 복사카드가 된다. 참 번거롭다.
오피스웍스는 빨간 앞핀이 포인트!
복사카드는 여타의 카드와 같은 빳빳한 것이 아니라 흐물흐물한 재질로 만들어져있다.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쉽게 구겨져 버릴 것 같은 느낌. 이 카드를 복사기 옆에 있는 기계에 밀어 넣으면 카드에 충전 금액이 작은 창을 통해 보이고 복사 후에는 ESC라고 되어 있는 버튼을 누르면 다시 나온다.
복사하는 법은 기계가 영어로 되어 있을 뿐이지 늘 하던 방법과 같아서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한국에서 쓰던 복사기에 비해 훨씬 성능 좋아 보이기도;) 가격은 A4 흑백 한 장이 대략 6센트로 도서관이 10센트였나 20센트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저렴해서 마음 편하게(??) 복사를 했다. 여권 사본이나 이력서를 주로 복사하는데 미리 한국에서 준비해도 좋을 듯하다.
돌아가는 길 입구 쪽에서 손님들을 위한 작은 휴게실을 발견했다. 간단한 쿠키와 음료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별도의 요금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던지라 오호라! 신나 하며 핫초코를 컵에 부었다. 그런데 뜨거운 물이 나오질 않았다. 헉;; 아쉬움이 남았지만, 어쨌든 오늘의 복사 임무는 잘 해결했으니 그걸로 일단 만족! 그렇지만 다음번엔 복사와 함께 핫초코에 다시 도전해 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