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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기에서 나오는 봉투의 정체는 무엇인가! :: 호주 ATM기로 입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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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농장에서 일을 시작하고나서 조금 지난, 어느 날의 이야기다.
한국에서 들고 온 돈을 인출해서 사용하기만 하다 드디어 농장 일로 받은 돈을 입금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나 손꼽아 이 날을 기다렸던가.  돈 벌기는 쉽지만, 쓰는건 한 순간이란 말처럼, 호주에 와서 나가는 생활비를 보며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는데.. 이제 저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딸기에게 새삼 감사하다.




내가 사용하는 은행은 nab로 빨간 별마크가 인상적인 곳이다.
한달에 계좌유지비가 4달러씩 빠져 나가는 커먼웰스에 비해서 은행수가 적을지는 몰라도 왠만한 곳에서는 이용할 수 있기에 선택했다. 오늘은 ATM기를 이용해서 돈을 입금해 볼 것인데, 늘 인출만 하다가 입금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후에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조금 당황했다.

우선, ATM기에 카드를 넣는다.




카드를 넣고 나면 이렇게 생긴 화면이 뜬다. 호주 은행인데 왜 한글이 뜨냐고 의아해하는 분도 있겠지만, 언어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어로 바꿀 수가 있다. 괜히 영어로 하다가 잘못 누를까봐 언어 설정에서 한국어로 바꾸었다. 이 화면에서 오른쪽 마지막에 있는 입금을 누른다.




주의사항 : 평일 오후 6시 이전에 입금처리하신 금액은 다음 업무일, 평일 오후 6시 이후에 입금처리하신 금액은 업무일 이틀 후 이체됩니다.
이런 당황스러운 문구는 무엇일까? 무슨 입금하는데 하루에서 이틀이나 걸린단 말인가. 새삼 한국의 은행 업무가 속사포처럼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행 홈페이지의 깔고 또 까는 보안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후에 입금하는 금액을 입력하라는 창이 뜬다. 오늘은 얼마를 입금할 것이냐면..대충 지폐로 이만큼. 오로지 내 돈만 있는 것은 아니고 한 주에 번 것도 아닌 돈이라 정확한 액수는 말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딸기 농장에서 지워지지 않는 흙때 묻혀가며 열심히 번 돈이다. 흐뭇.




금액을 입금하고 나니, 이런 한국에서 본 적도 없는 화면이 뜬다. 봉투라니!! 봉투라니!! 뭔 봉투?! 봉투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무섭게 지잉 소리와 함께 봉투와 명세서 하나가 나온다. 명세서에는 내가 입력한 금액이 적혀있고 봉투는 Deposit Envelope라고 적혀져 있다. 입금하는데 왜 봉투가 필요한건지 모르겠지만, 시키는 대로 봉투에 돈과 명세서를 넣고 봉투 입구에 붙어져 있던 양면테이프를 뜯어 단단히 밀봉시켰다. 




그 후에 이렇게 봉투가 나온 곳에 다시 그 봉투를 밀어 넣으면 다시 들어간다. 뭔가 재미있는 시스템.  한국에서 돈을 넣고 타닥타닥소리 내면서 지폐 장수를 세고 화면에 다시 화면 입금한 금액을 확인시켜주는 것과는 달리 봉투를 넣으면 그걸로 끝이라서 뭐가 너무 간단하다.




봉투를 넣고 나면 곧 입금한 금액과 남은 금액이 명세서가 나오는데, 이것도 정확하다고는 볼 수 없기에 후에 통장에 입금이 제대로 된 것인지를 확인했다. 다행히 입금은 잘 되어 있었다. 생각해보면 저렇게 들어간 봉투를 일일이 사람 손으로 세고 처리한다는 것인데(아직 호주 은행에서 돈세는 기계를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번거롭지 않을까 의문이 생기기도. 




어쨌든 이렇게 돈을 넣고 나니 미션을 또 하나 완수했다는 기분. 여기서 하나 유의해야 할 사항은 모든 ATM기에서 다 입금을 할 수 없다는 사실. ATM기를 보면 봉투가 나오는 곳이 있어야 그 ATM에서는 입금을 할 수 있는 것인데, 보통은 은행에 있는 ATM기에서만 입금을 할 수 있기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어쨌든 워킹으로 와서 돈을 벌어서 저금하게 되었다는 걸로도 기뻤던 그 날, 신기했던 ATM기 만큼이나 내 돈으로 번 호주 지폐들이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농장 시즌이 끝난 지금에서는 빨리 다시 새로운 일을 구해서 일을 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 다시 또 봉투에 놓을 넣어 입금하고 싶어라. 아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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