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호주에 왔을 때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었던 메뉴는 역시 맥도널드의 햄버거. 전 세계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이다보니 그보다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없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맥도널드만 고집할 수도 없는 법! 고기가 맛있는(?) 호주 아니던가! 어디를 가도 맛있는 햄버거는 먹을 수 있지만, 오늘 찾아간 곳은 조금 더 특별하다. 멜버른의 멋진 거리, 피츠로이에서 발견한 이곳은 그릴드Grill'd!
그릴드 버거 홈페이지 : http://www.grilld.com.au/
인테리어는 전반적인 패스트푸드점이라고 하기엔 꽤 멋스럽다. 깔끔한 메뉴판이나 독특한 디자인의 테이블, 의자까지 젊은 감각의 느낌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곳은 피츠로이 지역 이외에도 호주 전역 57곳에 있는데 막상 브리즈번에 있을 때는 가본 적이 없고 멜버른에 오니 자주 보이는 가게다.
그릴드를 더욱 멋스럽게 보이게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벽면에 채워진 그림들이다. 공책에 낙서하듯 그려진 이 그림들은 정교하거나 화려하게 그려진 그림보다도 더 흥미로웠다. 특히 소와 돼지가 눈맞은(?) 그림은 어찌나 웃기던지. 소와 돼지가 사랑에 빠지면 맛있는 햄버거 만들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쓸데없는 망상을 하며 주문한 햄버거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밖에서도 먹을 수 있는 자리도 마음에 들었지만, 역시 창가 자리는 포기할 수 없었달까. 창가에 앉아서 밖에서 한창 식사 중인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내 배가 더욱더 고파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나저나 선남선녀 외국인 커플은 왜 같은 햄버거인데도 저렇게 폼이 나는 것인지. ㅎ
주문을 하고 한 10여 분쯤 지나자 드디어 햄버거가 나왔다. 좀 시간이 걸린다 싶었던 이유는 주문을 받고 나서부터 햄버거를 만들기 때문이라는데, 문득 일본에 있는 '모스버거' 생각이 난다. 그곳도 그러고 보니 그랬었는데. 어쨌든 미리 만들어 놓은 햄버거가 아니라는 것은 그만큼 맛있을 것이라는 보장이기에 기대하며 한입 베어 물었다.
역시나. 갓 만들어낸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분명 패스트푸드임에도 어찌나 맛있는지. 햄버거가 좀 커서 먹는 게 불편하긴 했지만, 맛을 위해선 감수해야 할 부분이 아니던가. 물론 나중엔 거의 해체가 된 내용물을 다 따로 씹고 있었지만;; 어쨌든 그 날 배송된 재료로 만드는 건강한 햄버거라는 말처럼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햄버거였다.
호주에서 맥도널드와 KFC와 같은 프랜차이즈와는 다른 호주스타일의 햄버거를 원한다면?! 그렇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바로 여기 그릴드에 가보자. 신선한 재료로 만든 맛있는 햄버거가 한끼 식사 잘했다란 느낌을 받게 될테니까. 특히 바삭바삭한 감자튀김은 강력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