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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젖은 월세방 구하기 :: 방구하기에서부터 확정일자 받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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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젖은 월세방 구하기
내 집을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매물을 봐야 할까?

집에서 독립 한지도 10년은 넘은 것 같다. 그럼 자취인생 또한 10년은 넘었다고 봐야 하는데 10년 전 서울에 첫 집을 구할 때와 여전히 같은 형편으로 집을 구하게 될 줄이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평생 모태솔로일 줄만 알았던 친언니 모구의 결혼 소식은 그렇게 나를 졸지에 월세방 구하기 전선에 뛰어들게 하였다. 이 카테고리는 혼자살아가기 위한 집구하기에서부터 그 집을 꾸며 나가는 셀프인테리어까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써 내려갈 생각이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결혼선언으로 집을 잃다

여태껏 살았던 집은 언니 모구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걸어두었던 집이다. 보증금 4000만 원에 월세 10만 원, 관리비 3만 원. 호주에서 돌아올 때쯤 언니는 서울생활을 포기하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게 되었고 집을 뺄까말까 하던 차에 내가 돌아오게 된 것. 착한 모구님 덕분에 나는 월세 13만 원이면 어찌저찌 되는 원룸에서 1년이 넘도록 서울에서 백수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그러던 그녀가! 남자친구가 생기더니 올해 12월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에는 목돈이 들 수밖에 없는 노릇인지라 서울집의 보증금을 뺄 수밖에 없었고 나는 새로운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두려움이 몰려왔지만, 월세방 하나 구하지 못할까 싶어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거의 매일 들여다본 방구하기 카페. 그러나 이곳에서는 내 집을 찾지 못했다.


나는 어떤 집을 찾아야 하나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이 '조건'이다. 시세, 위치, 방의 형태 등. 본격적으로 집을 구하기에 앞서 원하는 집의 조건을 정해야 하는 것. 이게 확실하지 않으면 원하는 집을 찾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 포기할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취할 것은 확실하게 취하는 전략을 가져야 한다. 물론, 이렇게 말을 하는 나도 조건을 확실하게 정하지 않은 상태였던지라 집을 구하러 다니며 이런저런 고민과 스트레스가 많았다. 결국, 집을 보면서 나름 내가 원하는 조건이 확실해지더라.

나만의 집 구하기 기준!

시세 : 기나긴 백수&해외생활로 보증금이 많이 없었기에 지금 살던 집보단 월세를 많이 부담해야 했다. 
위치 : 회사 위치는 학동, 될 수 있으면 7호선이 다니는 곳. (처음엔 중랑구, 광진구로 알아봤다.)
포기 못 하는 것: 채광(반지하보단 옥탑) 안전(밤에도 위험하지 않도록)
포기할 수 있는 것: 거리(걸어서 15-20분 거리라도 운동 삼아 걸으면 그만)
추가 : 좁아터진 풀옵션 원룸은 매력이 없다. (원룸만 7곳은 본 것 같은데 나중엔 기억에도 남지 않았다.)

>>관련글 : 새로 이사 갈 동네 탐방 & 부동산 찾기 (혼자살기 프로젝트, 나르)




내 집을 찾아서 1단계 : 웬디친구 피터팬을 만나자

집을 찾기에 있어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네이버의 가장 유명한 집 찾기 카페인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이다. 집을 찾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거의 출퇴근+점심시간에 이 카페에 올라오는 매물을 보고 또 봤다. 그리고나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하나, 좋은 매물이 올라올 확률은 하루에 하나 있을까 말까, 그리고 빛과 같이 사라진다. 
둘, 사진에 보이는 것을 다 믿으면 안 된다. 사진은 실물보다 나은 것은 물론, 사진에 찍히지 않은 곳이 그 집의 약점이다.
셋, 마음에 들면 재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내가 마음에 드는 집은 남도 마음에 든다.

피터팬을 통해 집을 보러 간다는 것에는 굉장한 부담감이 있었다. 막상 문자를 보내고 집을 보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서도 말이다. 그렇게 본 집이 대략 4곳인데 집 보러 다니는 게 귀찮아서 난 대충 그냥 한 곳을 찍고 들어가려고 했다. 페이스북에 그렇게 글을 적었더니 많은 이들이 말려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지만. ^^;;



내 집을 찾아서 2단계 : 앱을 키자

곰수지양이 추천해 준 방법으로 '직방'이란 방 구하기 앱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활용도가 상당히 떨어지더라. 일단 매물 사진이 너무 잘 찍힌 것도 의심스럽고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 조건으로 집이 나오질 않았다. 한 두어 번 켜 보고 나는 포기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제법 유용하다고 하니 집구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내 집을 찾아서 3단계 : 네이버 부동산을 뒤지자

이번에 신혼집을 까다롭게 고른 써러썬님의 조언을 참고해 한 3-4일은 이 방법으로 마음에 드는 매물을 체크했다. 일단 부동산에서 올린 매물이니 계약할 때 사기당할 염려(?)가 없을 것 같았고 직접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하나. 시세만 참고해야 한다. 
둘. 사진발인 경우가 많다. 
셋, 실제로 매물이 없는 경우가 많다.

직접 발로 뛰지 않고 집을 찾아볼 때는 '사진빨'을 조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그렇다면 이제 직접 발로 뛰어다닐 차례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두었던 부동산을 찾아갔다. 


내 집을 찾아서 4단계 : 가자, 부동산으로

처음부터 복비가 두려웠던 것은 아니니 부동산을 가장 먼저 찾아가면 문제였는데 먼 길을 돌아온 기분이었다. 회사 동료분의 동생이 때마침 관악구 쪽에서 공인중개업무를 하고 있어서 전화를 드리고 찾는 매물에 대해 설명했다. 아무래도 직장을 다니면서 방을 둘러보기는 어려운 일인지라 조건을 이야기하고 한 번에 몰아 보는 방법을 택했는데 집은 이때 가장 많이 봤다. 

하나, 조건을 확실하게 이야기해야 그에 맞는 집을 고를 수 있다.
둘, 같은 동네라도 부동산은 2-3곳을 돌아봐야 한다. 서로 연결이 되어 있긴 해도 들고 있는 매물이 다르다.
셋, 부동산에서 직접 가격을 깎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어쨌든 회사 동료 동생님을 괴롭혀 본 방이 10곳이 넘고, 오랜 시간 그 동네에서 살았던 라쿠타님의 도움으로 또 다른 부동산을 찾아가 방을 6-7곳을 보았다. 그렇게 본 집 중에서 어느 정도 마음에 드는 집이 나타났으니, 그게 옥탑이었다.(두둥!) 



집을 돌아볼 땐 두 눈을 크게 뜨고!

생각보다 집을 볼 때 체크해야 할 것들이 있는데 나는 그렇게 꼼꼼하게 체크하지 못했다. 그저 '채광'과 '수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마음에 든 집은 한 번 더 찾아가서 방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러나 두번씩 찾아가서 봐도 완벽한 집을 찾을 수는 없다. 미리 신경쓰이는 부분을 적어가서 체크하면서 살펴보는 것이 제일 좋지만, 집주인과 세입자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서 꼼꼼하게 체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더라. 어쨌든 나는 그렇게 집을 구했고 이사를 앞둔 시점에서 집을 볼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몇 가지 사실에 좌절하게 된다. 그러니 집은 꼼꼼하게 보자.

>>관련글 : 혼자살기 Step2, 집구하기 & 부동산거래하기



드디어 후덜덜 집 계약

나중에 집 소개를 하겠지만, 집 계약은 정말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같은 가격에 투룸인 집도, 깔끔하게 리모델링한 반지하도 있었지만. 혼자서 사용할 수 있는 옥상에 혹해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는 옥탑방만이 머리에 남았던 것. 한번 더 부탁해 집을 살펴보고 그대로 부동산에 따라가(?) 선금을 치르고 계약했다. 계약서를 받아들었던 내 손을 보며 '결정장애인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란 생각이 들정도로 빠르게 계약은 성사되었다.

집을 계약할 때 체크해야 할 부분도 한둘이 아니다. 이 업무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을 선택했는데, 직접 집주인과 1:1로 계약을 할 때도 '등기부등본'은 꼭 확인하라고 하더라. 이것은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계약 전에 꼭 살펴봐야 한다. 덧붙여 부동산에서 계약서 작성을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도와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말 그대로 '대필'이므로 집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부동산에서 법적인 책임을 물을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 이러한 점도 잘 고려해서 계약하도록 하자.




확정일자를 받으러 등기소로

사실 라쿠타님이 말해주기 전까지는 확정일자가 무엇인지 몰랐다. 여러모로 문서작업을 귀찮아하는지라 전입신고도 호주에서 돌아온지 근 1년 만에 했기 때문에. 확정일자는 주택임대계약서를 체결한 날짜를 확인해주기 위해 증명해주는 것을 말하는데, 집주인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가장 우선적으로 다른 채권자보다 돈을 받을 수 있게 해 준다. 보증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미리 안전하게 해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쉬는 날 등기소를 찾아갔다. 과정은 어려울 것 없이 수수료 600원을 내니 정말 별다른 것 없이 도장만 하나 계약서에 딱 찍어주더라는. 그래도 이걸로 내 집에 대한 어느정도 보험은 생겼다.


집은 어찌저찌 구하고 계약까지 마쳤지만, 시작이었을 뿐.. 이사준비를 하려면 알아봐야 할 것들도 한 두 가지가 아니고 새로 이사 가는 집을 꾸밀 준비도 해야 한다. 월세 보증금을 깎으면서 도배와 장판(까지는 이야기 안했으나 졸지에 장판까지 하게 생긴..)을 직접 하게 되었다. 셀프인테리어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나쁠 것 없단 생각을 당시에는 했었는데, 셀프인테리어 참 만만치 않더라.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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