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의 일본 여행은 하라주쿠에서 시작되었다.
하라주쿠에서 걷기 시작하여 오모테산도를 거쳐 록본기로 향하는 것이 셋째 날의 일정이었다. 아침에 구름이 잔뜩 꼈던 날씨는 오모테산도에 있는 MOMA샵을 들어갔다 나오니 날씨가 맑게 개어 있었다.
오모테산도는 안도타다오가 만든 오모테산도 힐즈를 중심으로 모든 건물의 높이를 가로수 높이에 맞추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에 다시 가서 바라보니 꽤 높게 지어진 건물들이 한두 개씩 보인다. 내가 잘못 알았던 것인지 아니면 이 곳도 개발은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높은 건물들은 뭔가 통일성을 깨 버렸다.
걸어서 산책하는 도심
초행길이라면 헤맸을지도 모르는 이 길. 그러나 나에겐 긴 도쿄생활로 이미 익숙해진 상마철님 가이드가 있었으니 걱정 없었다. 좋아진 날씨만큼 예쁜 오모테산도 주택가를 보는 재미도 귀여운 캐릭터 탈에 달라붙어 사진 찍기 바쁜 아이들의 모습도 다 즐거운 일이다.
무료전시회가 늘 열리고 있고 사인시스템들이 늘 예뻐서 좋아하던 미드타운과 록본기힐즈. 날짜를 맞춘 것도 아닌데 이날도 특별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록본기 아트 나이트 2012'. 오후에 시작되었던 우리의 산책은 미드타운에서 차를 한 잔 마시고 나오자 어느덧 해가 져 행사명이 적당히 어울리는 분위기가 되었다.
스카이트리에 지지말라고!
아사쿠사 지역에 새로 공사하고 있는 스카이트리도 멋지지만, 그래도 역시 도쿄타워는 밤이 되면 참 멋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낮엔 별로다.) 록본기힐즈에서는 딱 도쿄타워를 찍기 좋은 장소가 있는데, 방문할 때마다 사람들이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다. 오늘은 나도 관광객 모드로 그들과 함께 사진찍기 정신없었다.
도쿄에서의 셋째 날은 스탠딩바에서 맥주를 한 병 마시면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동네 이자까야, 그리고 집에서 또 한 잔이 정확한 마무리겠지만 ㅎ) 이제 내일 하루 여행을 끝내면 나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호주로 향한다. 왠지 모르는 설렘과 두려움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