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짐은 이렇게도 많은가!
사실 일본 유학을 통해서 짐 싸기의 고충은 경험해 본 적 있지만, 또 한 번 겪게 될 줄이야. 앞서 얘기했던 좌충우돌 사건일지(못 보신 분들은 복습 : http://sinnanjyou.tistory.com/70)를 보면 알겠지만, 이 짐을 들고 호주까지 오는 건 정말 너무 힘들었다. 27인치 캐리어 하나, 백팩 하나, 핸드백 하나, 컴퓨터용 가방(치고는 큰) 하나, 우쿨렐레가 기본 짐이고 EMS로 일본에서 받을 짐까지. 쉐어하우스에 들어와서 이 짐을 펼치는 순간, 아주 속이 시원~했다.
때밀이까지 챙겨 온 나의 꼼꼼함;;
캐리어에서 대략 나온 짐이 이 정도로 새삼 4만 원대 캐리어의 위대함을 느낀다. 와. 어떤 것들을 싸야 하는지는 아래에 첨부한 블로그들을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여기 와서 보니 웬만한 건 다 살 수 있다. 그런데! 안 예쁘다. 옷도 신발도 저렴한 것들은 저렴하다. 그런데! 안 예쁘다. 사실 돈이 많으면 그냥 여기 와서 다 살 수 있는데, 예쁘지도 않고 그러기엔 한 푼이 아쉬운 우린 워홀러라는 것.
1. 최대한 부피는 줄이자.
나의 짐 싸기 요령을 설명해보자면, 부피는 줄이고 가방 구석구석 집어넣는 것이 중요하다. 옷을 차곡차곡 개어 압축 팩에 한번에 넣어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여름옷이 많아 오히려 그 옷들을 이용해서 깨지기 쉬운 물건들 사이에 끼워 넣어 완충재 역할을 하게 하였다. 양말들도 틈틈이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기에 딱!
2. 작은 물건들은 품목별로 지퍼백에 담자
잃어버리기 쉬운 자잘한 물건들은 종류별로 지퍼백에 담아두면 정리도 편하고 찾기도 쉽다. 특히 컴퓨터, 휴대폰 등의 충전케이블들을 한곳에 모아 가방에서 찾기 쉬운 위치에 두면 경유를 하거나 스탑오버를 할 때 바로 찾아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3.샘플의 활용도는 매우 높다.
호주에 도착하고 틴빌리에 머물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샴푸와 린스, 바디샤워, 기초 화장품들의 샘플을 잔뜩 챙겨 온 것이었다. 백패커에서 짐을 제대로 풀 수가 없어서 최소 필요한 것들만 미리 꺼내어 두고 썼는데, 그중에 으뜸은 역시 샘플들이었다. 도난 걱정도 전혀 없고 말이지.
4.실핀이나 도시락통은 미리 챙겨오길 잘 한 것 같다.
고마운 다이소. 이 엄청난 양의 머리끈들은 고작 천 원에 파니 말이다. 튼튼한 머리끈이나 도시락통, 물통은 한국에서 챙겨오길 잘했다 싶은 물건들이다. 여기서는 도시락통이라고 파는 것은 아직 발견하지도 못했고, 흔히 보는 투명한 통들은 한국에 비하면 조금 비싸달까.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텀블러나 보온컵을 들고와도 좋을 것 같다.
짐 쌀 때는 몇 번이고 풀고 다시 싸고를 반복하면서 힘들었는데, 푸는 건 어찌나 빨리 끝나는지. 길게 잡으면 1년간의 생활을 할 짐들이 다 풀어지고 나니, 참 많기도 많다는 생각도 들었다. 짐을 싸며 느꼈던 호주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짐을 싸며 똑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다면 걱정하지 말기를! 그 짐을 짊어지고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할 테니까.
오늘의 정리
1. 짐 싸기에 도움이 된 블로그들 : http://rnwkdud5.blog.me/40148664529 / http://blog.naver.com/kimjinhyang/10099384859
2. 짐이 많으면 적당히 직항을 타는 게 낫다. 택배비 합치면 결국엔 직항 표 값이 나올지도.
3. 무거운 책이나 급하지 않은 물건들은 택배로 받는 것은 어떨까?
4. 택배 받는 것도 사실 만만치는 않지만.
5.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건 줄이는 게, 결국엔 짐 가볍게 싸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