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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나올 것 같은 피자가게? :: 호주 멜버른 피츠로이 'Bimbo delu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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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나올 것 같은 피자가게?
호주 멜버른 피츠로이 'Bimbo deluxe'


오늘 아침은 어제저녁에 먹다 남긴 피자를 데워 먹었다.
우물우물 씹으면서 생각하다 보니 멜버른에서 가장 좋아하던 맛집 생각이 나면서 포스팅으로 이어졌다.
호주도 '더미너퓌자'같은 프랜차이즈도 있고 화요일엔 세일을 했기 때문에 나름 저렴하게 먹곤 했지만,
멜버른에 와서는 더이상 프랜차이즈 피자는 먹지 않고 이 집에 가곤 했다.

왜냐. 맛도 맛이지만 너무나도 쌌다.
워홀러에게 한 줄기 빛과 같았던 피자집이 생각나는 그런 날이다.



 간판 대신 큐피가 달려있는 피자집의 위엄;;


도대체 피츠로이 어디에 있는 걸까?

인터넷에서 겨우 4달러면 먹을 수 있다는 피자집을 발견하고 찾아 나섰다.
내가 좋아하는 멜버른 피츠로이에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드는데 피자가 겨우 이것밖에 하지 않는 사실 또한 너무 좋았다.
그런데 GPS 길찾기로 몇 번을 왔다 갔다 돌아다녀도 어디에 있는 건물인지 보이지가 않았다.
그러다 결국 찾아낸 간판 없는 낡은 건물, 충격적이었지만 그곳이 내가 찾던 가게였다.



 맥주도 팔고 커피도 말고 피자도 팔고..

피자를 팔았지만, 피자집이 아니었다.

외관도 외관이지만, 내부도 만만찮게 무시무시했다.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어지러운 분위기.
팀버튼 영화에서 나올 것 같은 그런 인테리어가 처음엔 충격적(?)이게 다가왔지만,
몇 번을 방문하다 보니 그동안 너무 깔끔한 인테리어에만 익숙했었다란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개성적이었다.



 혼자 오는 이를 위한 따뜻한 배려(?)


똑같은 디자인의 의자도 없고. 테이블도 제멋대로. 오락실에서 봄 직한 게임기가 있기도 했다.
하나같이 통일되지 않은 가구들, 손으로 제멋대로 쓰인 종이 전단들.



 여기에 온 건 피자를 먹기 위해!


신기한 건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정리 안 된 가게임에도 매력이 넘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건 가게의 홍보 홈페이지나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와 엽서 등에서 느낄 수 있었는데
피자 가게가 이런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것 또한 신기했던 일.

피츠로이의 가게들은 제멋대로 개성이 넘쳤고, 그리고 매력적이었다. 이 피자집도 그러했고.




피자는 콜라와 먹으란 법이 없다.

주로 탄산음료와 먹는 피자였지만, 어느 날은 이곳에서 직접 만든 맥주를 어느 날은 커피를 곁들이기도 했다.
이상하지 않겠느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듯했고 막상 어울리기도 했다.
기름기를 잡기 위해 탄산을 마시든 맥주를 마시든 커피를 마시든. 그냥 피자만 먹기엔 아쉬운 걸 잘 달래주었으니.



 피자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피자 맛, 참 일품이다.

한국에서 주로 먹던 피자와는 사뭇 달랐다. 도톰한 반죽에 가장자리에 고구마나 치즈가 들어간 걸 자주 먹곤 했는데
이 가게에서 파는 피자들은 기본적으로 '신(thin)피자'라고 불리는 것들이었다.
원래 얇은 피자가 이렇게 맛있는 것이었는지 아님 이 가게가 맛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늘 먹고 나서 속이 더부룩했던 것과 달리 가볍게 먹을 수 있어 몇 번이고 먹을 수밖에 없었던 마(魔)의 피자. ㅎ



 이 모두가 한 판에 4달러


어떤 종류의 피자인지 이름만 보고선 알 수 없다. 옆에 쓰인 재료들의 조합을 보고 골랐는데
개인적으로 연어가 들어간 Salmone피자는 짜서 입맛에 맞지 않았고 애호박이 들어간 Zucchine는 내 취향이었다.
달달함이 있던 고르곤졸라Gorgonzola도 맛있었고. 매번 새로운 피자에 도전하는 것도 이 피자집의 잔 재미.

모든 피자가 4달러. 
우리 돈으로 하면 대략 4천 원이 조금 넘는 돈에 피자를 먹을 수 있단 건 워홀러에겐 큰 기쁨이었다.
게다 다양해, 맛있지. 피츠로이란 동네도 늘 볼거리가 넘쳤지. 그래서 몇 번이고 찾아가던 가게가 바로 이곳이었다.
물론 언제나 4달러였던 것은 아니고 정해진 시간이 있다. 내가 이곳을 즐겼을 때만 해도 낮이 저렴했는데 현재 바뀐 듯.
게다 신기한 건 일요일은 하루종일 4달러로 이건 정말 기쁜 소식!


피자를 데워 먹다 보니 그때 먹은 그 피자 생각이 문득 나고.. 
사실 지금 먹는 이 피자도 동네에서 싼 저렴한 피자인데도 그때 그 피자 생각이 참 간절한 거 보면
단순히 피자 맛이 아니라 그때 그 장소에서 보낸 추억이 그리워 그런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Bimbo Deluxe

홈페이지 : http://www.bimbodeluxe.com.au/
위치 : 376 Brunswick St, Fitzroy VIC 3065
4달러 피자 시간대 : 월요일-목요일 : 오후 7시부터 새벽4시 / 금, 토요일 오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 일요일 하루 종일

소소한 1% 이야기 : 아무런 간판이 없으므로 그냥 지나치기 쉬우니 간판보단 공중에 매달린 큐피(;;)를 찾을 것.
한국에서는 '소니엔젤'로 많이 알려졌기도 하다.



2012년부터3월부터 2013년 2월까지의 호주워킹홀리데이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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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 : Panasonic G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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