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한 달에 한 번, 회사에서는 비어데이가 열린다. 퇴근 전 회사에서 마시는 맥주의 시원한 그 맛! 캬아~
나는 여름에 태어났다. 그것도 굉장히 뜨거운 8월에.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럼에도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덥고, 습하고, 질척거리고 기운 빠지는 여름. 오죽하면 여름에 휴가를 가는 것보다 시원한 회사 에어컨 아래에서 일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할 정도일까. 그렇지만 여름이라고 축 처져 있을 수 만은 없다. 이럴 수록 더욱 즐겨야 하니, 그 중의 으뜸은 바로 맥주다!
자전거 라이딩 중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난지 캠핑장 바베큐. 역시 맥주는 빠질 수 없다!
요즘 일본에 가서 불꽃놀이를 감상하며 맥주를 마시는 상상을 자주 하곤 한다. 일본에 있을 때는 수많은 인파에 휩싸일 생각에 쉽게 도전해 보지 못했던 것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일본에 비하면야 한국에서는 불꽃놀이 보면서 맥주를 마시는 낭만은 없지만, 한국은 한국 나름대로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어 너무 좋다.
야간 라이딩을 마치고, 집 앞 편의점에서 마시는 빨대꽂은 맥주 한 캔!
일본에서는 하기 어려운 여름 맥주를 가장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는 바로 '치맥'. 한국에서는 그게 뭐가 그리 어려워서라고 생각하겠지만, 일본에서 양념 통닭 하나 사 먹으려면 한국 음식 파는 동네까지 찾아갔어야 했다. 배달? 그런 게 있을 리가. 양념 통닭의 그 신성함은 타지에 있는 사람들만 알 수 있을 터. 한국에 돌아와서는 전화 한 통화면 냉큼 배달해주는 통닭이 얼마나 기쁜지. 게다가 종류도 엄청나다!
MT의 맥주를 하이트냐 오비냐로 시끌시끌. 전 드라이피니시 d 주세요.
초여름이 시작되면서 사람들 모아서 자전거를 타거나 MT를 다녀오거나 하는 일도 많아졌다. 라이딩 후의 시원한 맥주는 굳이 좋은 술집이 아니라 편의점 앞에서 마시는 한 캔으로도 충분! 대학 선배, 동기들과 다녀온 MT에서도 맥주는 빠지지 않는다. 마트에서 무슨 맥주를 살지 의견이 나누어지는 것도(몽드셀렉션까지 뽑혔으니 드라이피니시 d를 마시고 싶은데 다른 선배는 오비의 신제품을 원해 격돌!), 차 한 대에 다 탈 수 없어서 복불복 가위바위보로 기차 타고 올 사람들을 정하는 이 소소한 재미란!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껄 떠들면서 마실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시원한 맥주가 있다는 것. 한국에 귀국하고 나서 즐거운 요즘이다. 1
처음으로 간 오션월드. 기분이 좋아서인지 맥주 다섯 잔을 연거푸 마시곤 집에 갈 때까지 잤다. ^^;
며칠 전에는 회사 사람들과 오션월드에 다녀왔다. 초등학교 때 수영복을 잃어버린 이후, 수영장 근처에도 가 본 적 없는 나로서는 물과 수영복 입은 이들에 둘러싸여 마시는 맥주는 정말 신선한 경험이었다. 회사에서 일할 시간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맥주는 너무 맛나기만 해서 취하는 것도 모르고 마신 것 같다. 사무실에서 보던 동료와 평소에는 할 수 없었던 이야기가 좋은 안줏거리가 되어 그날 하루 정말 푸~욱 쉬다가 왔다.
열대야로 후덥지근한 밤, 근처의 공원에 산책하러 나가 벤치에 앉아서 마시는 맥주도. 술 한잔하자는 말에 냉큼 장맛비를 뚫고 달려오는 친구와 함께 마시는 맥주도. 친한 사람들과 모여서 모기에게 피를 제공하며, 밤을 새우며 마시는 맥주도. 그저 좋기만 한 여름이다. 힘든 여름도 이렇게 즐거운 시간으로 채워가고 있다. 그렇다. 여름엔 맥주다!
- 몽드셀렉션 : 영국 런던의 IWSC(International Wine Spirit Competition),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SWSC(San Francisco World Spirits Competition)와 함께 3대 주류품평회의 하나로,1961년에 설립된 세계적 권위의 품평회. 일본 맥주 중에서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가 3년 연속으로 금상을 받았는데, 개인적으로도 '프리미엄 몰츠'는 일본에서 마신 맥주 중에 가장 맛있었다. 이번 년에는 한국의 드라이피니시 d와 맥스도 금상을 수상했다. [본문으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