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가 오른 후
처음 타는 택시가 펫택시일줄이야.
올해 초 택시비가 오른 후에, 더욱 택시를 타지 않게 되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고물가시대에 내가 아니라 반려묘 남이를 위해 3번의 택시를 탔다. 약을 찾으러 가던 길에 병원 시간을 맞추느라, 남이를 병원에 데리고 오고 가기 위해서.
한 번은 일반 호출(나 혼자 탔을 때), 병원에 갈 땐 펫택시 전문 서비스 그랫(grat), 돌아올 땐 카카오T 블루를 호출했다. 남이야, 내가 널 위해 이렇게 신경을 쓰고 있단다?
뚜벅이족이 동물병원에 가려면
남이를 데리고 동물병원 가는 일은 사실 쉽지 않다. 초 예민 까칠 고양이 특성상 마음의 준비를 너도 나도 해야 하는데. 재작년에 갔던 병원에서 진정제 처방을 거절(여긴 가스마취를 하는 병원이라 처방을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하는 바람에 ‘처방제를 제공하고, 치아발치가 가능한 병원’으로 다시 찾아 준비했다.
진정제로 이동장까지 잘 넣더라도 다음이 문제다. 남이의 무게(다이어트해서 5kg대)에 이동장의 무게까지 더해져 낑낑거리며 도보로 갈 수 없었던 것. 게다 다시 예약한 병원 거리가 좀 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펫택시’를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많아진 펫택시 서비스
재작년 병원 갈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는 분명 없었다. 반려인구가 늘어난 이유에서 일까, 카카오 T에서도 펫택시 서비스를 지원하니, 내 입장에서는 반가울 노릇이다.
그럼 어떤 서비스를 선택해야 할까. 처음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보니, 일단 검색을 통해 사전에 이용해 본 분들의 후기를 찾아보았다. 이 후기를 남기는 이유도 어쨌든 나와 같이 처음 사용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업체에서 받은 것은 없으면 보통 ‘내돈내산’이라고 표현하던데, 이 후기는 내돈내산 되겠다.
펫택시 가격은 거기서 거기
검색을 통해 찾아 비교한 서비스는 펫글, 그랫, 카카오 펫택시 이렇게 3개이고 거기서 아래 조건으로 다시 필터링했다.
후기검색 - 고양이 병원 갈 때 사용한 적이 있는가
가격 - 쿠폰까지 적용하면 어느 정도의 가격인가
이용 만족도, 서비스 안정성 외.
대다수의 후기를 참고했을 때 펫택시는 ‘강아지’ 친구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고양이보다 외출이 잦다 보니 그만큼 활용도가 높아서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도 배려하는 서비스’인가 여부를 살펴봤다. 서비스 소개 문구나, 이미지, APP에서 동물을 등록할 때 프로세스 등. 일단 3개의 서비스는 합격.
다음은 가격. 집에서 동물병원까지의 거리를 놓고 봤을 때 비용은 고만고만했다. 다만 사전에 진정제를 받으러 간 병원에서 그랫은 5,000원, 펫글은 10,000원 쿠폰이 있어 챙겨 왔다. 카카오 펫택시는 1월까지 쿠폰을 뿌렸던 모양인데 지금은 적용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봤을 땐 펫글이 가장 저렴했다.
결국 선택한 것은 그랫. 처음 사용하는 서비스의 경우에는 고객 응대나 서비스 안정성을 어느 정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고성 후기들이긴 해도 다들 만족도도 괜찮아 보였고.
그래서 그랫.
APP으로 예약하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예약 과정보단 내가 과연 그 시간에 나의 고양이를 이동장에 잘 넣어서 데리고 갈 수 있을지가 문제였지. 병원 도착시간보다 약간 여유를 더 두고 예약했다. 그리고 당일날, 기사님은 무려 15분 일찍 도착하셔서 기다리셨다.
APP에 도착했다고 나오길래 놀래서 창문을 봤더니 노란 그랫차가 있는 게 아닌가. 이윽고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갈 준비를 했다. 다행히도 한 달 전부터 꺼내놓은 이동장에 남이는 자신의 아지트인양 들어가서 쉬곤 했기에 이번에도 2시간 전에 먹은 진정제 효과에 이동장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요때다. 냉큼 문을 닫고, 냉큼 담요에 싸서 냉큼 그랫에 올라탔다. 남이의 무게와 이동장의 무게가 더해져 내겐 조금 묵직한데 기사님이 도와주셔서 갈 때도, 병원에 도착해서도 두 손이 편할 수 있었다.
펫택시가 좋은 이유
그랫은 반려동물을 위한 택시답게 간식이나, 배변봉투가 마련되어 있었다. 트릿을 챙겨뒀는데, 이건 병원에 다녀온 남이가 삐칠 게 뻔하므로 그때 주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가장 좋은 건 운전을 정말 안전하게 하신다. 천천히 동네 골목을 빠져나가고, 급정거도 없는 부드러운 운행이었다. 그 운전이 나쁘지 않아서였을까, 남이는 아주 가끔 울며 얌전하게 병원까지 따라갔다.
펫택시가 아쉬운 이유
수술까지 예상하는 상황이었기에 왕복으로 이용할 순 없었다. 가는 편만 예약하고 오는 편은 계속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가장 수월하게 부를 수 있는 ‘카카오 T’를 이용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카카오 블루’를 호출했는데, 일반 택시라 반려동물을 위한 물건이나 서비스는 없지만, 비용은 조금 더 저렴했고, 친절한 기사님 덕분에 무사히 집까지 도착했다. (남이가 수술 후 기진맥진한 상황이라 생각보다 조용히 왔다.)
덧붙여 카카오 T에서도 펫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소 30-40분 전에 예약을 해야 해서 그랫과 동일하게 시간 이슈로 이용하지 못했다.
몇 년 전에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운전면허를 따로 차를 결국 사야 하는 것일까 생각했다. 하지만 펫택시 서비스를 이용해 보니 꼭 그러진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물론 반려묘가 조금씩 더 나이 먹고, 병원 가는 횟수가 늘어나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이렇게 늘어나는 반려인구에 맞추어서 다양한 서비스가 생겨나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다.
추천
뚜벅이족 집사님이라면
고양이와 함께 택시 타는 것이 힘든 분이라면
참고
그랫 : https://www.grat.co.kr/
이용일 : 2023년 3월 3일
금액 : 그랫 - 18,300원(중랑구 - 도봉구 동물병원) / 카카오블루 15,300원(도봉구 동물병원 - 중랑구)
정보
글쓴이 : 신난제이유
카메라 : 아이폰 13 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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