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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장난감들과 세계여행을 :: 홍대에 위치한 'CAFE 1010' 카페 포스팅을 하려고 하니 어떤 말을 써내려갈지 모르겠다. 일단 이 카페는 내가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좋은 이야기들만 써내려갈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일본에 있을 때부터 굉장히 이곳에 가 보고 싶어했고, 회사에 입사한 지 9개월이 지나가고 있는데 이제서야 방문했다. 귀여운 장난감들이 반기는 이곳은 디자인 쇼핑몰 '텐바이텐'이 운영하고 있는 'CAFE 1010'이다. 여행의 느낌을 살린 카페 내가 방문했을 때는, 소니엔젤 전시회가 같이 이루어지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카페의 분위기가 원래 그런 것인지 아기자기한 느낌을 많이 풍긴다. 심플하거나 모던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수선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자그마한 소품을 좋아하는 여성들이라면 카페 안에 있는 물건..
자라섬에 가서 재즈에 취해 자다. 정말. 남들은 직접 표를 예매하고 간다는 그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나는 운 좋게 하이트맥주에서 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2박 3일 캠핑권과 함께 재즈공연 3일권 티켓을 얻어 가게 되었으니, 남들이 이 말을 들으면 당연히 "어머 좋으시겠어요~"가 나오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러나 미리 얘기하지만, 혹시나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 온 재즈 아티스트들의 공연 이야기나 혹은 자라섬에서 멋진 캠핑을 보낸 경험담 등을 기대하고 온 분들이라면 "그런 거 절대 없어요!"라고 미리 못 박아둔다. 재즈 페스티벌에 가려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 줄 정말 몰랐다.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에 동참하여 자라섬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는 늬엇늬엇 넘어가고 저녁 식사 시간도 한참 지나 버렸다. 게다가 미리 얘기를 듣고 대비는 했지만, 서울과는 ..
아버지, 딸의 손을 꼬옥 잡다 그날은 학교 선배의 결혼식이었다. 일본에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던 시절, 많은 도움을 주었던 나의 선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님의 모습으로 반겨주었다. 물론 그녀의 평생 반려자가 될 신랑님 또한 최고로 멋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신부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오는 하객들과 연신 인사하기 바쁜 신부의 모습을 대기실에서 한참 쳐다보고 있으니 나 또한 정신이 없어졌다. 끝도 없이 쏟아지는 인사와 사진 촬영 속에 어느새 식이 시작될 시간이 되었고, 드레스 자락을 부여잡은 신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홀로 향한다. 두근거리는 마음과 긴장감에 선배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결혼식은 늘 그래 왔듯 시작과 동시에 끝나는 것 같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들이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내 딛는 그 순간, 사람들의..
여름이다! 그렇다면 맥주다! 한 달에 한 번, 회사에서는 비어데이가 열린다. 퇴근 전 회사에서 마시는 맥주의 시원한 그 맛! 캬아~ 나는 여름에 태어났다. 그것도 굉장히 뜨거운 8월에.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럼에도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덥고, 습하고, 질척거리고 기운 빠지는 여름. 오죽하면 여름에 휴가를 가는 것보다 시원한 회사 에어컨 아래에서 일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할 정도일까. 그렇지만 여름이라고 축 처져 있을 수 만은 없다. 이럴 수록 더욱 즐겨야 하니, 그 중의 으뜸은 바로 맥주다! 자전거 라이딩 중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난지 캠핑장 바베큐. 역시 맥주는 빠질 수 없다! 요즘 일본에 가서 불꽃놀이를 감상하며 맥주를 마시는 상상을 자주 하곤 한다. 일본에 있을 때는 수많은 인파에 휩싸일 생각에 쉽게 도전해 보지..
콘탁스 티삼, 지나간 봄의 낮과 밤을 기록하다 Contax.T3 @ 두번째롤 Uxi super200 리사이징+후보정없음 일본에 있는 동안 욱사마가 빌려준 카메라, Contax T3. 나츄라 클라시카가 있었기 때문에 더는 필름 카메라에 대한 흥미는 없어도 되었지만, 이 카메라가 유난히 똑딱히 필름카메라 중에서는 돋.보.적.이라는 말을 듣고 조건 없이 빌렸다. (물론 대여했을 당시 고질적인 베리어 이상인 문제로 수리를 거쳐야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메라가 좋은 건 둘째치고 역시 '실력'이 좋아야 한다는 것. 더 많이 찍고 더 많이 생각해야겠다. 좋은 카메라를 제대로 들고 다니질 않아 안타까운 맘. 점심을 먹고 회사 근처 마로니에 공원으로 산책하러 갔다. 벚꽃보다 먼저 피는 목련은 언제봐도 유난히 예뻐 보이는 그런 봄. 삼삼오오 모여 빨간 가방에서 ..
봄 소풍을 가자 신록이 푸른 가정의 달 5월입니다. 학부모님의 가정에 평안함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드릴 말씀은 다름이 아니옵고 일에 찌들어 하는 어른이들에게 봄 소풍을 통해 여유를 만끽하고자 합니다. 자녀의 소풍 참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주시길 부탁합니다. 봄 소풍의 계절이 찾아왔다. 5월은 푸르르고 우리들은 자라는. 이런 날들엔 김밥을 싸들고 어디론가 소풍을 가야 한다는 마음이 불끈하고 생겨나 버려, 휴일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어린이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어린이날, 아이들 틈에 끼여 도시락을 싸들고 뚝섬에 위치한 서울숲으로 향하였다. 일본에 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서울은 참 좋아졌다. 서울숲만 봐도 그렇다. 도심에서 이렇게 멋진 곳을 만날 수 있다니, 이거 너무 좋지 아니한가. 일본의 요요기공원이나 이노카시..
벚꽃이 피었습니다 이미 벚꽃은 지고 없지만 그래도 어떠냐. 아직 봄인 것을. 일본에서 벚꽃과 벚꽃, 또 벚꽃을 봐 왔던지라 이번 년 못 보고 가도 아쉬워하지 않으리라 했더니, 4월 중순, 여의도 벚꽃은 이미 다 졌음에도 서울대공원에는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이 얼마만의 서울대공원인지도 모르겠다. 동물원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터라 동물 구경삼아 다녀온 게 한국에 있던, 3년 전인가 4년 전인가. 큰 변화는 없이 여전히 사람은 북적이고, 여유로움은 흘러 넘치고 날씨마저 따뜻해서 전날 눈 검사로 피곤했던 심신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며 행복해진다. 작년 이맘때 나는 일본에서 무얼 하고 있었던가. 이렇게 흩날리는 벚꽃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가. 이렇게 맑은 하늘과 벚나무 아래, 시간은 또 흐른다. 내년 벚꽃이 필 무렵, 나는..
春が来た!봄,오다!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구입했던 원피스를 입고 가벼운 기분으로 주말 나들이에 나섰다. 이야. 날씨 정말 좋구나. 어느새 따뜻해진 기온에 기분이 좋아져서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흘러나오는 노래도 더 달콤하게 들린다. 늦은 밤 퇴근길에 그렇게 무섭던 길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늘 그냥 지나치던 어느 집 담장 너머로 개나리가 고개를 내밀고 쳐다보고 있었다. 아, 봄이로구나. 드디어 왔구나. 드디어 찾아온 봄. 시작을 알린다. 두근거린다. いよいよ春の始まり。スタートを知らせる。ドキドキ!
마음을 내려놓는 곳, 길상사 마음의 안정이 필요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부터 정신적으로 힘들어 몸이 제대로 버텨내지를 못했다. 몇 번이고 모든 잡생각으로부터 벗어 나야한다고 생각했건만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럴 때 문득 선배의 블로그에서 봤던, 그곳에 가고 싶어졌다. 법정 스님이 계셨던 곳으로도 유명한 성북동에 있는 길상사다. 길상사는 김영한이라는 분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을 받아 그에게 무료로 시주한 것으로 시작된다. 한사코 거절하다 결국 받아들인 법정 스님은 그녀에게 길상화라는 법호를 주게 되며, 그녀가 운영하던 음식점 청암장(이후 제 3공화국 시대에 대원각으로 불리우는 요정으로 바뀐다)은 이렇게 오늘날의 길상사로 거듭나게 된다. 외교관들이 산다는 성북동은 화려한 고급주택이 즐비해 이런 곳에 절이 있다는 게 조금..
나츄라, 닛코를 향하다 Fujifilm. Natura classica @Natura 1600 첫롤 리사이징+약간의 명도조절 일본에 있는 동안 마지막이 될, 여행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사진을 들여다보니 그때 그 순간,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어떤 감정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분명히 복잡하게 뒤섞인 여러 가지 감정들이 여행하는 곳곳에서 묻어나오고 있었을지도. 귀국한 후 그때의 여행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내가 정말 그곳에 있었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신사에 매달려 있던 수많은 오미쿠지おみくじ들. 저마다의 마음은 주렁주렁 매달려 그들 나름의 빛을 내고 있다. 안타까운 건 이 줄에도 매달려 있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오미쿠지들이다.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졌을까? 늦은 가을의 ..